프롤로그
1971년, 강릉. 바닷가에는 붉은 해가 천천히 수평선 위로 떠오르고 있었다. 겨울 바람이 차가웠지만, 소년 정현우는 추위도 잊은 채 아버지 손을 꼭 잡고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빠, 해는 왜 매일 똑같이 떠요?”
아버지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건 해가 우리를 잊지 않기 때문이지.”
소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물음은 단지 해의 움직임에 대한 궁금증이 아니었다. 해의 그 정직하고 위대한 반복에 무언가 ‘의미’가 있다고 느낀 것이었다. 그것이 정현우의 모든 것을 바꿔놓는다.
그날 이후, 현우는 매일 동틀 무렵 바다로 나갔다. 그는 하늘을 올려다보는 법을 먼저 배웠고, 세상은 점차 책 속의 고대 문명과 연결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