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설민석을 보고 배운 점

하나를 보고 열을 배워가는 공부법

설민석 강사 기억하시나요?


역사에 대한 잘못된 사실들을 교육하거나, 전문성의 문제가 많이 제기되어 지금은 설민석 강사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논란 이전의 설민석 강사의 강의는 정말 굉장했습니다.


센세이션이었죠.

제 주변에는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을 정도였습니다.

역사에 대해서는 관심이 1도 없는 친구도 설민석 강의는 재미있다고 보더라고요.


흥미로운 점은 설민석 강의를 듣고 난 다음에 사람들의 반응이 굉장히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좋다 싫다 차원의 호불호가 다양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설민석으로부터 배우는 것의 종류가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1. 어떻게 말을 저렇게 조리 있게 하지?

2. 어떻게 말을 저렇게 웃기게 하지?

3. 어떻게 저렇게 사람을 집중하게 만들지?

4. 어떻게 한번 들으면 절대로 까먹지 않게 만들지?

5. 어떻게 저리 지루한 역사를 재미있게 만들지?


분명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데 우리가 그로부터 배우는 것은 너무나 다양합니다. 역사 강의랑은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도 "화법"을 배우기 위해서 그의 강의를 듣습니다. 역사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듣고 있고, 단순히 무료한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그의 강의를 듣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의 강의는 단순히 "하나"를 얻어가기에는 아깝습니다.


저는 설민석 강사의 한 강의를 세번 반복해서 본 적 있습니다. "말을 조리 있게 하는 법"에 초점을 맞춰서 한번, "사람들을 집중시키고 그것을 10분 이상 유지시키는 법"에 초점을 맞춰서 한번, "지루함을 깨는 목소리톤"에 초점을 맞춰서 한번, 총 세 번을 봤죠.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강의를 듣는지에 따라서 보이는 것이 다릅니다.




생각해보면 이는 설민석의 강의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을 때도 적용이 되지요. 주인공의 상황과 감정에만 몰입해서 영화를 본 뒤, 다시 볼 때는 주변인의 시점에서 생각을 하며 영화를 보면 또 새로운 것이 보입니다. (어바웃 타임을 아내의 시점으로 보니까 로맨틱함이 확 줄더라고요.)


엄청난 팬심이나 예술적 탐구심이 아니면 이렇게까지 한 영화를 돌려보기는 어렵죠. 그런데 이 방법을 영어 공부에 적용하면 엄청난 효과를 발휘합니다.


아내 입장에서는 좀 어설프면서도 재치 있는 남자를 만난 게 아닐까?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아는 공부법입니다.

영어를 공부하는 모든 학습자들이 이 방법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공부를 하긴 하는데 실력이 늘지 않는 분들은 이 학습법을 통해 실력이 늘어날 거예요.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아는 공부법을 위해서는 일단 "하나"가 있어야겠죠.


당신은 영어 공부를 하기 위해서 책을 하나 폈습니다.


그리고 이 문장을 마주쳤어요. 자, 이 문장을 가지고 공부를 해야 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Do you want to have dessert?"

"디저트 먹을래?"



"아, 저런 뜻이구나.

두유원투해버디저트, 두유원투해버디저트, 두유원투해버디저트!

오케이, 다음!"



이렇게 하면 당신은 하나를 가지고 하나만 얻은 게 됩니다. 물론 하나를 줬는데 하나도 못 얻어가는 것보다는 낫죠. 이제 이 문장을 가지고 하나 이상을 얻어가 봅시다.



이 문장을 읽어주는 음성 파일이 있다고 칩시다.

이 음성 파일을 들어보는 거예요.


처음엔 발음에 신경을 쓰면서 들어보는 거예요.

이런 것들을 깨달을지도 모릅니다.

"want는 '원트'라고 이음절로 발음하는 게 아니라 '원t'로 일음절로 발음하는 거구나."

"want to 는 '원트 투'라기보다는 '원투'라고 연음으로 발음하는구나"

"해브는 b발음이 아니라 v발음이구나. 내가 제대로 발음 못하고 있었네"

이런 것들을 깨달을 수도 있겠죠.

단순히 이 문장이 무슨 뜻인지 아는 것보다는 조금 더 배웠습니다.


두 번째로는 '강세'에 신경 쓰면서 음성 파일을 다시 들어보는 거예요.

"어라, 디저트는 강세가 가운데에 있네? '디'가 아니라 '저'에 강세를 둬서 발음해야 하는 거구나."

(실제로 디저트라는 단어에서 앞에 '디'에 강세를 두게 되면 "사막"이라는 뜻의 desert로 알아들을 수 도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의문을 가져보는 것입니다.

"왜 are you라고 안 하고 do you라고 하는 거지?"

질문을 할 때 어떨 때는 are you~?라고 하고 어떤 때는 do you~? 라고 합니다.

"내가 이 차이를 명확하게 알고 있나?"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고 조사를 해 보는 거죠. 이에 대한 대답을 얻는다면 훨씬 더 정확한 문장들을 구사할 수 있겠죠.


네 번째로도 의문을 던져볼까요.

"왜 want have라고 안 하고 want to have라고 하는 걸까? want는 원하다, 이고 have는 '갖다' 또는 음식을 먹을 때 '먹다' 라고 해석될 수 있으니까, to는 필요 없는 것 같은데..."라는 의문을 던져보는 거예요. 구글에다가 "to의 역할"이라고 쳐봅니다. 그러다가 이런 걸 "to 부정사"라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될 수 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날의 공부를 마무리할 때,

또는 잠들기 전 다시 한번 점검을 해 보면 좋습니다. 

공부한 내용들을 다시 한번 그대로 복기하면서 문장을 살펴봐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반드시 추천드리는 것은 영작을 해보는 것입니다.


"디저트 먹을래?"

라는 뜻의 한국어 문장만 보고 영작을 해 보는 것입니다. 오늘 내가 배웠던 영어 문장이 잘 나오는지 확인해봐야죠. 우리는 읽고 해석하고 문제를 푸는 영어를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실제로 내 입에서 문장이 튀어나오는 영어 공부가 하고 싶은 것이잖아요.


물론 이건 예시입니다. 저런 순서로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단순히 문장의 뜻을 알고 몇 번 읽어보고 넘어가지 말라는 것입니다. 다양한 각도에서 주어진 문장을 바라보려고 노력해보세요. 발음, 강세, 연음, 해석, 문법적 지식 등등 바라볼 수 있는 각도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이런 것들이 전부 다 익숙해지고 체화가 되어갈수록 영어 실력이 올라가는 것입니다. 단순히 알고 있는 단어의 수가 늘어난다고 영어 실력이 올라가는 것이 아닙니다.




문장에 따라, 그리고 나의 수준에 따라서 바라볼 수 있는 각도가 여럿이 되겠죠?


물론 방금 언급했던 순서 중 세 번째와 네 번째는 좀 오바입니다.


영어 문법에 대한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세 번째 네 번째 방법으로까지 문장을 공부하는 것은 오히려 사람을 더 지치게 만듭니다. 첫 번째 두 번째 방법 까지, 그리고 마지막 단계는 제가 가르치는 사람들에게 항상 추천하고 교육하는 방법입니다.


물론 한 문장만 공부하는 것은 아닐 거예요.

저는 한 시간에 15개 미만의 문장들을 추천드립니다.

그 문장 안에서 모르는 단어를 정리하기도 하고, 최대한 발음 교정도 해 보고, 의문이 드는 것들을 따로 정리해서 찾아보기도 하면서 공부를 하라고 말씀드립니다.


영어 공부를 할 때는 패턴이 있어야 합니다. 문장 패턴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공부하는 방법 자체에 패턴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패턴을 하나 정해서 최소한 한 달 정도는 반복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다음에 그 패턴을 평가해서 바꿔나가는 게 좋습니다.


여러분의 영어 공부 방법에 힌트를 얻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