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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우 May 17. 2016

뉴욕. 라이카로 본 시선

Volume 22. 공백과 움직임에 대하여



Volume 22. 공백과 움직임에 대하여








프랑스의 미학자 앙리 베르그송은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유연하고 자연스럽게 행동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행동할 때 코미디가 만들어진다. 기계와 달리 사람들은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억은 속도에 관한 기록이다. 빠르고, 느림에 관한 이야기를 언젠가는 해보고 싶었다. 사실상 이러한 요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거리에서 만나는 타인들로 부터였다 - 그들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을 뿐더러 그럴 이유가 전혀 없기에 -  도시에서 만나는 타인들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움직임이라는 요소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고나 할까. 내가 사진을 찍는 행위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심리적인 탐구이기를 바라고 원하는 마음이기 때문이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기록하려고 한다. 달리 말하면, 내적인 요소가 아닌 외적 연출에 관한 것이다.


상황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은 거리사진이 가지는 묘미 중 하나이다. 피사체(사람)의 속도는  시선을 쫓는 과정을 통해 우선적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결과물로 남겨지는 사진은 편집 - 일종의 보정 작업이라면 보정이겠지만 지금 언급하는 편집은 오직 프레임 속 트리밍을 말하고 있다 - 의 힘이다. 프레임 속 편집으로 인해 기억은 운동성을 지닌 채로 시간과 공간에서 연속성을 가지게 될 수 있다. 사실 이것은 사진을 찍으면 찍을수록 체감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현장에서 사진을 찍는 그 순간, 편집을 하는 방법도 터득하게 되었다. 달리 말하면 사진을 찍는 그 순간, 프레임 안에서 미리 다음 상황을 그려보는 것이다. 라이카 렌즈가 가진 프레임은 공백이 30프로다. 이 것은 라이카라는 존재는 프레임 속에서 내가 기억하고 싶은 상황과 그다음 상황을 충분히 그려보고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이것이야 말로 라이카 m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 나의 사진 스타일은 여기서 만들어졌다는 생각이다. 나와의 호흡이 아주 좋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예고편을 볼 수 있는 건 오직 라이카 m 뿐인 것이다. 결국 이 것의 가장 큰 매력은 속사성과 이동성이며, 이는 곧 인간을 찍기 위한 최적의 카메라라는 말이 된다.






기억은

꺼내 쓸 수 있어야 한다



 어쩌면 속도의 편집이라는 것은 불필요한 시간과 공간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다. 사실 연출되지 않는 거리 사진에 있어서 속도에 관한 편집의 영역은 영화와는 조금 다르다는 견해인데 - 한 때 영화 공부를 짧게나마 한 사람으로서 - 영화의 속도에 대한 편집은 예술과 기술이 혼합된 생명력으로 표현되어진다. 그러나 사진에 있어서 속도의 편집은 영화의 그것보다 더욱 포토그래퍼의 개인 기질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관념들의 연상작용을 통해 자기만의 편집이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질이라는 단어가 나온김에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나는 급한 성격에 여유가 부족한 편이다. 그래서인지 반대로 - 아이러니 하게도 의식적이라면 의식적이겠지만 - 느릿느릿한 상황과 여유로운 그림을 좋아한다. 빠르게 달리는 소재엔 관심이 없다. 다이나믹한 운동성을 지닌 요소에도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렇기에 동적인 요소라도 정작 주변상황을 고려한다. 그렇게 시간과 시간사이를  들여다 보고, 그 순간이 기억이 되기까지를 몰입하게 되는게 아닐까.


내 경우에는 순간이 기억이되는 것에 대한 정의를 - 혹은 내가 원하는 기억은 - 이렇게 내리기로 했다. 언제든지 기억하고 싶을 때에는 쉽게 꺼내 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진짜 나의 기억이 되는 것이라고










USA  |  NYC  |  2016  |  ©Hyunwoo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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