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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니 마쿤 May 30. 2024

우울증과 행복의 경계에서

밤 10시, 일을 다 마치고 집으로 차를 몬다.


집에 가는 길, 라디오를 들으면서도 생각한다.


내일 아침에도 지온이 어린이집 등원 전 이삼십 분 공원에서 함께 산책하는 순간을.


지온이의 신나서 웃는 모습을 보면 무척이나 행복할 거야, 하며 내일 아침에 찾아올 행복을 기다린다.


11시가 다 되어 집에 도착하자마자 따듯한 물로 샤워를 하고 인스턴트 만두를 전자레인지에 돌려 야식을 먹는다.


그러다 문득 소리 내어 엉엉 울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처음이 아니라 익숙하다.


어제도 그랬고, 그제도 그랬다. 오래전부터 그랬다.

이렇게 충동적으로 울고 싶은 감정이 우울증이라 그랬던 걸 기억한다. 그래서 내가 늘 우울감을 갖고 산다는 걸 아주 잘 인지하고 있다.


그리고 요즘 반복되는 일상이, 매일같이 주어지는 스트레스 요인들이 최근 내 우울증이란 풍선을 더 크게 불고 있다는 걸 알기에, 유체이탈한 영혼이 자기 몸뚱이를 바라보듯 내 정신과 감정 상태를 마주한다.


그리고 그저 이 순간을 어서 보내려 무심해져보려 한다.


그리고 기다린다.


어서 아침이 되어 사랑하는 아이에게 “아빠” 소리를 들으며 깨어나고 싶다. 지온이의 도도도도 걷고 뛰는 모습, 아침밥 먹는 모습, 책 한 권을 들고 와 내밀며 내 품에 안겨 읽어달라고 하는 순간을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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