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을 바라보는 어린이의 늦은 후회
누군가 가는 길을 따라 걷고자 했다.
그러다 보면 그 사람처럼 될 수 있겠다 싶었다.
누군가 가자고 하는 길을 함께 걸었다.
그러다 보면 그의 비전이 나의 비전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그 길 위에서 난 어디에 있나.
누구와 그 길에 서 있나.
그들은 어디에 있나.
이 길은 어디로 가는 길인가.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야 홀로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울적해진다.
그리고 이를 앙다문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려 눈을 비빈다.
망설이며, 주저하며, 포기하며, 애써보며.
내가 걷는 길은 그저 홀로 걸어가야 하는 길이었음을 깨달으며.
그들의 길을 벗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