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완전히 새됐어
두루미의 탄생
“우리 의국에 새를 품고 사는 친구들이 많아졌어.”
치프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새......?’
???...... (출처 : https://m.chosun.com)
지난번 이병헌 이야기에 이어서
나의 별명을 하나 더 공개하려 한다.
그것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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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
혹은
‘두룹’
혹은
‘룹’
나에게 ‘이병헌’이라는 별명을 지어주신 그 치프 선생님께서
나를 부르는 또 하나의 이름.
‘두.루.미’
실제로는 세 음절 조차 아깝다.
지나가다 나를 보면
“룹!”
이렇게 나를 부르신다.
나는 멋진 ‘이병헌’에서
‘두루미’라는 조류로 불리우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는 치프 선생님 덕분이다.
내가 참 좋아하는 그 치프 선생님은
나뿐만 아니라
나의 아랫년차들과도
두루(...?!새 별명이 생긴 이후에 민감해진 두루..)
친하게 지내신다.
항상 아랫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어렵고 힘들 때 고민상담도 해주신다.
레지던트 1년차 때부터
동기들 중 가장 많은 나이와
늦은 적응으로 힘들어하던 나에게
특히 힘들 때면
“담타?(담배타임)” 혹은
“커피?”라며 따로 시간을 내어
푸념을 들어주시고
조언도 해주시며
힘이 되어 주시곤 하였다.
덕분에 1년 차 생활도 잘 이겨냈고
2년차 때도 3년차 때도
1년차 때보다는 빈도가 줄었지만
종종 조언을 구하고
억울한 일이 있거나 힘들 때면
때론 하소연을 하며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주시는 분이다.
하지만
내가 유독 하소연과 푸념을 많이 했던 것일까
어느 날 갑자기 혼자 빵터지시며
주먹을 입에 붙인 후
앞으로 길게 뻗는 시늉을 하시며
“야, 너 이거 같아. 그거 뭐지....
아 맞다. 두루미! ㅋㅋㅋㅋㅋㅋ”
2년 넘게, 3년째 보는 치프 선생님.
‘이병헌 놀이’보다도 더 빵터지신다.
아주아주 호탕하게 웃으시며 ‘두루미’를 연발하신다.
하루는 같이 식당에서 밥을 먹은 후
물을 마시는데
"룹, 부리 씻느라 고생이 많아."
라며 재차 빵터지시는 선생님...
나의 다른 별명 '이병헌'처럼
역시나 이 별명도 다음날 모든 의국원들이 알게 되었다.
“서전초이, 너, 요즘 힘들어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입이 좀 나온 것 같은데? ㅋㅋ
마스크에 가려져서 잘 안보이긴 하네.
잉? 그러고 보니 마스크도 튀어나왔네?”
라며 박장대소하시는 다른 치프 선생님.
치프 선생님 덕분에
우리 의국에서 쓰는 새로운 형용사가 생겼다.
그것은 바로
"두룹거리다."
갑자기, 혹은 뭔가 힘든 일이 생기거나
불만스러운 상황이 생길 때
쓸 수 있는 표현이다.
“야, 두룹거리지마. 어차피 다 똑같이 하게 되는거야.”
“와, 다음 달 일정 봤어? 나 완전 두룹됐어.”
위와 같이 응용해서 쓸 수 있겠다.
어느 날은 진지하게 아랫년차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룹, 잘 생각해봐. 1년 뒤에 니가 치프됐을 때
너네 아랫년차들이 잘 따를 수 있게 해야 돼.
아랫년차들 중에 겉으로는 아니어도
속으로 새를 엄청 품고 있는 애들이 있어...”
(아랫년차들이 겉으로는 잘 따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두룹거리고 있다.
즉, 불평 불만이 많아서
연차가 올라가고 머리가 크면
말을 안들을 수 있으니
미리미리 잘 따를 수 있게 해야 한다. 라는 뜻으로)
이렇게 진지하게 새 이야기를,
두루미 이야기를 꺼내시는
센스만점 치프 선생님.
선생님 덕분에 계속해서 의국 생활이
참 즐겁습니다. 핫하하핫.
두루미 = 두룹 = 룹 = 이병헌.... (??!!)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