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덩어리 동글 DAC/AMP

SNOWSKY MELODY

by 범노래

* 셰에라자드로부터 비용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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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IO, Jade Audio, SNOWSKY


피오는 명실공히 포터블 하이파이를 지탱하고 있는 초대형 브랜드입니다. 취급하는 제품 카테고리도 다양하고 금액대 또한 세분화되어 있지요. 거기서 그치지 않고 타깃이 다르고 개성 또한 다른 하위 브랜드를 두 개 더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이드 오디오, 스노우스카이인데요, 간단하게 각 브랜드의 포지션과 성격을 구분해보겠습니다.


본진 피오는 고급 음향기기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습니다. 모든 카테고리에서 표준이 되려하는 만큼 개성이 적고 다소 진지하면서 엄격한 컨셉을 지니고 있습니다. 제이드 오디오는 좀 더 진입장벽을 낮추고 대중적인 취향에 맞춰 설계되어 있어 조금 더 적극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입니다. 스노우스카이는 '레트로' 라는 키워드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독특한 디자인 감각과 감성으로 남들과 같지 않은 개성을 중시하는 유저를 위한 브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노우스카이의 로고만 봐도 다른 두 브랜드와 확실히 차별됩니다. 피오와 제이드 오디오는 뭔가 진중하고 예술적인 느낌을 주는 반면, 스노우스카이 로고는 팬시하고 깜찍하지요. 모델명도 마찬가지로 피오와 제이드 오디오는 다소 기계적인(?) 알파벳+숫자 조합을 사용하고, 스노우스카이는 'Wind, Retro Nano, Echo, Melody' 등의 감각적이고 의미를 품은 모델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스노우스카이 뜻 자체도 눈내리는 하늘이로군요. 크... 감성 터집니다.


저는 여태 피오와 제이드 오디오 제품만 접해봐서 스노우스카이 브랜드에 대해 궁금했었는데 이번에 멜로디라는 동글 DAC/AMP로 드디어 첫만남이 성사되었습니다. 새로운 브랜드를 만나는 건 언제나 흥분되고 긴장감이 넘칩니다. 이 브랜드는 또 무슨 시각으로 음향기기를 만들었을까 하고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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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LODY


북아메리카산 우드 하우징

월넛/메이플 컬러 선택

듀얼 DAC

3.5mm/4.4mm 듀얼 아웃풋

인라인 컨트롤 및 마이크 지원

낮은 발열과 낮은 전력 소모

RGB 샘플링 레이트 표기

3.5mm Coaxial 출력

62,000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디자인입니다. 기존 피오나 제이드오디오에 비해 확실히 더 가볍고 친근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피오의 모든 제품들은 높은 성능을 지향하고, 그런만큼 현대적이고 메카닉한 디자인 컨셉으로 통일되어 있습니다. '날 쉽게 보지마' 라는 전문가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스노우스카이는 확실히 그런 것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음향기기가 아니라 라이터, USB 메모리스틱, 열쇠고리 같은 장식품으로 보일 정도로 대중적인 디자인입니다.


62,000원이라는 꽤나 낮은 금액에도 불구하고 고급스러움과 깔끔함이 느껴집니다. 원래 피오가 저렴한 금액대비 근사한 디자인과 꼼꼼한 마감을 자랑했었지요. 패밀리 브랜드라고 다를 리가 없겠습니다. 우드와 메탈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고, 본체와 USB-C 케이블도 색상을 맞췄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본체와 버튼 쪽을 깎아내어 디자인 포인트를 더했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무게 역시 10g으로 굉장히 가벼워서 휴대성에 가장 높은 비중을 갖고 있는 동글 DAC/AMP라는 카테고리에 잘 어울립니다.


멜로디에는 액정이 없고 음원 규격을 확인할 수 있는 RGB 인디케이터만 있습니다. 자동으로 재생중인 음원 규격을 파악하여 색상이 변경되지요. 금액이 낮으니 액정이 빠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Melody에 액정이 있으면 오히려 전체적인 디자인 통일성을 해칠 것 같다는 변호를 해주고 싶습니다. 그만큼 전체적인 디자인 완성도가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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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IO Control APP


다양한 피오 제품들과 호환되는 Control APP을 지원합니다. 제품마다 지원하는 기능이 약간씩 다른데 멜로디는 아래의 기능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냥 딱 기능만 나열하면 정이 없으니까 간단한 설명을 덧붙여 봤습니다.


UAC(USB Audio Class) 1.0/2.0 (성능은 2.0이 좋고, 호환성은 1.0이 좋음)

High/Low Gain

HID A/B 모드 선택 (물리 버튼 기능 할당)

인디케이터 ON/OFF (RGB 램프)

인라인 마이크 ON/OFF (마이크가 포함된 이어폰 연결시 사용 여부)

10밴드 이퀄라이저

Spdif ON/OFF (3.5mm Coaxial 출력 설정)

DRE ON/OFF (낮은 음량에서 음역대 밸런스 자동 보정)

DAC Work mode : Class A/B or Class H (Class H가 DAC 칩셋의 대기 전력 낮아 전력을 덜 소모)

볼륨 컨트롤 60단계/120단계

음량 조절

채널 밸런스 조절

로우 필터 패스 모드 5종


다만 멜로디의 FIIO Control APP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스마트폰에서만 지원됩니다. 상세페이지에서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는데, <시스템 권한 제한으로 인해 iOS 기기는 FIIO Control APP을 통해 멜로디를 연결하거나 제어할 수 없다>고 합니다. 애플 사용자에게는 슬픈 소식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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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운드


1) 가을을 품은 소리


예전에 피오가 내놓은 우드 재질의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경험해봤을 때는 재질만 우드였지 우드재질 특유의 사운드는 잘 연출하지 못한다는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멜로디를 직접 들어보기 전에는 겉과 속이 다를 거라고 예상했거든요. 하지만 의외로 전형적인 우드 재질에서 연상되는 따뜻하고 풍성한 저음 위주의 사운드가 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제품의 사운드는 생긴 것 그대로입니다. 멜로디라는 동글 DAC/AMP가 경쟁 모델 대비 가장 차이나는 건 역시나 디자인일텐데, 그걸 잘 반영하고 있는 사운드입니다. 좀 더 세세하게 얘기하자면 해상력, 선명함, 정확함, 이런 요소보다는 따뜻하고 부드럽고 자연스러움을 택한 쪽입니다. 그래서 기존에 피오나 제이드 오디오를 경험해보셨다면 좀 어색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엔 피오/제이드오디오를 사용하시는 분이 스노우스카이로 넘어갈 일은 별로 없을 것 같아서 성향의 차이가 크게 문제는 안될 것 같습니다.


2) 넘치는 에너지와 강한 임팩트


보통 음향기기의 사운드를 차분하고 디테일한 사운드를 짚어내는 쪽과 화려하고 파워풀한, 힘으로 끌고가는 쪽으로 구분하는데 이 제품은 후자입니다. 아무래도 이 정도 금액대라면 입문/엔트리 유저들이 좋아할 만한 임팩트가 강렬한 사운드를 타깃팅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3) 모두를 품을 수 있는 사운드


스노우스카이 리뷰에서 다른 브랜드 얘기를 꺼내는 것은 예의가 좀 아닌듯 하지만, 지금 머리 속에 떠오르는 이 생각을 놓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꺼내봅니다. 멜로디의 사운드는 'BOSE', 'SONY'를 닮았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가장 대중적인 무선 이어폰/헤드폰 브랜드거든요. 흥미롭게도 둘의 사운드 지향점이 꽤 비슷합니다. 저음이 약간 부풀려진 밸런스형,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있는 융통성, 적절한 사운드와 공간의 비중 안배, 날카롭지 않게 포장된 음선 등, 특정 방향으로의 성격이 진하지 않은 그야말로 무난무난한 사운드입니다.


보통 우드를 컨셉으로 만들어진 제품들은 장르를 좀 탑니다. 반응이 좀 느릿느릿하거나 잔향이 많거나 음선이 너무나 고와서 차분하고 감성적인 음악에는 잘 어울리지만 일반적인 팝이나 비트가 강한 곡에는 영 재미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멜로디는 모든 음악 장르에 두루뭉술, 적절하게 잘 소화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만큼 소리의 깊이는 피오/제이드 오디오에 비해 얕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게 스노우스카이의 타깃이라고 봐야합니다. '대중'인거죠.


동글 DAC/AMP라는 제품 카테고리에 어떻게 대중을 갖다 붙일 수 있느냐... 라는 공격이 들어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 품목이 음향기기에 관심이 전혀 없는 일반인(?)들에게 친숙할 리가 없거든요. 하지만 스노우스카이니까 가능한 얘기입니다. 이 브랜드의 키워드가 레트로 아니겠습니까. 레트로하면 유선 이어폰/헤드폰이고, 그걸 스마트폰에 연결하려면 이런 동글 DAC/AMP가 필수적입니다. 스마트폰에 3.5mm 단자가 빠져버렸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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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력덩어리 동글 DAC/AMP


이로써 스노우스카이 브랜드를 처음 만나보게 됐습니다. 제가 보기에 피오가 생각했을 때 가장 진입장벽이 낮고, 음향에 아예 관심없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며, 가장 친근하게 다가가는 브랜드로 스노우스카이를 만든 것 같습니다. (피오나 제이드오디오에 비해 스노우스카이 제품들은 상세페이지의 색감부터 확 다름)


원래 음향기기 좀 하시는(?) 분들이 주변 분들한테 선물하기에 아주 좋은 브랜드가 탄생했다고 생각합니다. 여차하면 발을 깊게 들여서 이쪽 세계의 참맛을 스스로 깨닫게 해줄 수 있을겁니다.


멜로디는 저렴한 가격

이쁘고 매력적으로 생긴 외관

확실한 재미와 보편성을 갖춘 사운드

간편하게 음질과 출력을 보강해줄 동글 DAC/AMP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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