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IO QX13
* 셰에라자드로부터 비용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포터블 DAC/AMP의 제왕 FIIO
포터블 음향기기 업계의 터줏대감 피오의 라인업은 실로 다양한데, 제 생각에 타 브랜드가 넘볼 수 없는 점유율과 평가를 받는 제품군이 있습니다. 바로 포터블(휴대용) DAC/AMP입니다. 피오라는 브랜드의 시작도 이것이었으니 피오가 가장 잘 하는 것, 근본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이들은 다시 세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 동글 DAC/AMP (소형)
2) 블루투스 DAC/AMP (소형)
3) 포터블 DAC/AMP (중~대형)
크기나 금액으로 구분한다면 1,2번은 손가락 두마디 정도로 소형이고 금액 상한선이 대략 20만원대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3번은 스마트폰 못지 않게 크고, 금액 상한선도 50만원 이상으로 보다 고급 제품입니다. 당연히 성능면에서는 비싸고 큰 3번이 좋지만, 포터블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건 휴대의 용이함이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서 인기가 많이 줄었습니다.
한 7~8년 전만해도 3번 제품을 스마트폰이나 DAP에 밴드로 묶어서 사용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으나 역시 불편함 앞에 장사는 없는 듯하죠. 종류 자체도 많이 줄었고, 어지간하면 1,2번으로 대체되는 모양새입니다. 이것은 현재 피오가 판매중인 제품 라인업을 통해서도 증명됩니다. 3번에 비해 1,2번의 종류가 더 많거든요. 제가 볼 때는 여느 시장처럼 DAC/AMP도 양극화되어 편의성을 원한다면 동글 or 블루투스 DAC/AMP를, 성능을 원한다면 아예 거치형 DAC/AMP를 선택하게 된 것입니다.
- 동글 DAC/AMP와 블루투스 DAC/AMP
그럼 이제 3번은 놔두고, 1번과 2번에 대해 얘기해보도록 합시다. 일단 이 둘은 외형이 거의 비슷하게 생겼고 금액 구간도 겹치기 때문에 뭘 골라야 할지 고민이 되실 수도 있으니까요.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기본적인 연결 방법의 차이가 있습니다. 블루투스 DAC/AMP는 블루투스 입력을 받아 유선 이어폰/헤드폰으로 듣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동글 DAC/AMP는 스마트폰/태블릿/노트북에 직접 USB로 연결을 해서 유선 이어폰/헤드폰을 듣는 것을 기본으로 하지요. 가장 큰 차이는 입력을 유선으로 받느냐 무선으로 받느냐이지만 전원 보급의 차이도 있습니다. 블루투스 DAC/AMP는 자체 전원을 내장하고 있어 충전이 따로 필요한데, 동글 DAC/AMP는 전원을 연결된 재생기기에서 빌려씁니다.
'빌려쓴다' 라는 뉘앙스에서 어느정도 감이 오시겠지만 재생기기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자기 먹고 살기에도 빠듯한데 외부에 전원을 빌려주는 건 영 껄끄러운 일입니다. 당연히 제한적으로 내보낼 것이고, 당연히 전체적인 성능, 잠재력은 블루투스 DAC/AMP 쪽이 더 높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블루투스 DAC/AMP는 USB를 통해 재생기기와 직접 연결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상위호환의 성격을 가집니다.
그러니 동글 DAC/AMP를 선택하는 기준은 딱 두가지입니다.
1) 따로 전원관리(충전 및 배터리 잔량 관리) 하기 귀찮다
2) 지연과 음질 저하, 연결 불안정의 위험성이 존재하는 블루투스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 QX13
QX13의 금액은 티타늄 골드 : 307,000원과 블랙 카본 : 339,000원 두가지로 나뉩니다. 이전에 출시되어 압도적인 판매를 거둔 동글 DAC KA17 / KA13보다 더 고가의 모델이지요. 제가 봤을 때 QX13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은 전원 / 구동력 부분입니다. 재생기기에서 빌려오는 전원을 최대한으로 활용하여 더 안정감있고 무게감있는 사운드를 들려주고자 하는 것이죠. 그래서 QX13의 메인 화면에는 현재 들어오고 있는 전류의 양과 전압을 실시간으로 표기해주고 있습니다. 다른 제품에서 소스 입력이나 재생중인 음원 규격, 볼륨 정도만 보여주는 것과 분명히 다른 모습입니다.
일반적으로 포터블 DAC/AMP들은 AMP보다는 DAC의 비중이 높습니다. 거치형과 달리 전원 공급에 제약이 걸려있을뿐더러 조금만 실력을 발휘하려고 하면 '발열'이라는 녀석이 발목을 붙잡습니다. 뜨거워서 갖고 다니기 무척 거슬리거든요. 겨울에야 손난로 대용이라 치지만 여름에는 상상도 하기 싫군요. 그래서 AMP는 보조 역할만 하고 DAC의 비중을 높이는 선택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겁니다. 피오는 여기에 중점을 두고 QX13을 개발했습니다. 포터블 DAC/AMP의 성능을 한단계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AMP를 어떻게 구워삶느냐가 중요 포인트인 겁니다.
앰프 리뷰에서 곧잘 꺼내는 내용이지만 제가 생각하는 출력과 구동력은 다릅니다. 출력은 '소리의 크기' 만을 논합니다. 당연히 출력이 높아야 소리가 크게 나오기 때문에 넓은 공간을 채워야 하는 스피커쪽에서는 최우선 요소라고 해도 되겠죠. 그러나 구동력은 '소리의 안정성'에 가깝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림없이 균일한 사운드가 나오는 것인데, 보통 아주 큰 볼륨이거나 아주 작은 볼륨일 때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것은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목소리를 아주 작게 낼 때와 목소리를 아주 크게 낼 때에는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이 대단히 어렵습니다. 훈련으로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지만 태생적인 호흡기관과 발성기관의 차이가 드러날 수밖에 없지요.
제가 강조하고 싶은 QX13의 가장 큰 장점은 동글 DAC/AMP 중 드물게 출력과 구동력이 모두 훌륭하다는 것입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KA17의 출력은 650mW / 650mW인데, QX13의 출력은 900mW / 900mW로 더 높지요. 물론 앞서 얘기한대로 출력과 구동력은 다르지만 제가 보기엔 구동이 까다로운 헤드폰을 연결할수록, 너무 작거나 너무 큰 극단적인 음량 상황일수록 QX13이 더 높은 성능을 발휘합니다.
- FIIO Control APP
포터블 음향기기계에서 손꼽히는 대기업답게 피오의 앱은 완성도가 매우 높은 편입니다. 당연히 iOS / Android 양 운영체제를 모두 지원하지만 이 제품은 Android 버전만 지원합니다. 그 이유는 애플의 기본적인 정책 때문입니다.
애플은 외부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로 인해 자기네 제품들의 성능에 지장을 주거나 평가를 떨어트릴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매우 엄격하게 제한하고 관리합니다. 그래서 애플기기에 사용되는 모든 앱은 자신들이 직접 관리하는 앱스토어에 등록하여 심사를 받게 하고, 액세서리를 추가 연결할 때에도 어지간하면 호환이 안되게 만들어놓습니다. MFi(Made for iOS)라는 애플 자체 인증을 통과해야만 완벽한 호환성을 보장하죠. 당연히 이 MFi 인증은 공짜가 아닙니다.
유저 입장에서는 이런 꽉 막힌 호환성이 애플 스스로의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하려는 일환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저도 거기에 어느정도 공감하는 편입니다만, 애써 긍정적으로 해석한다면 앞서 말한대로 애플이 구축한 성능 및 경험에 다른 요소의 개입을 최소화하려는 것입니다.
QX13의 핵심은 AMP부의 강화이고, 그걸 위해서는 재생기기 쪽에서 조금 더 여유롭게 전원을 공급해줘야 합니다. 그걸 애플 기기에서는 허락하지 않는거죠. 마찬가지로 FIIO Control APP에서 설정할 수 있는 여러 기능 또한 애플 입장에서는 전혀 달갑지 않습니다. 괜한 부스럼이 될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중국은 자체적으로 큰 규모의 스마트폰 제조사를 여럿 보유하고 있고, 이들 대부분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합니다. 애플 제품의 점유율이 있으니 iOS용 앱을 아예 지원 중단할 가능성은 낮지만, 점차 줄여나갈 것이라는 예상을 해볼 수 있겠군요.
FIIO Control APP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기능들은 사용 편의성을 높여줍니다. 물리 버튼을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 설정을 3개의 프리셋으로 나누어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볼륨 +,- 버튼을 곡넘김 버튼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 겁니다. 또한 닌텐도 스위치같은 게이밍 콘솔에 연결할 수 있는 UAC (USB Audio Class) 1.0을 지원한다든가, 별도의 추가 단자 없이 3.5mm 출력 단자로 Coaxial 디지털 출력을 지원한다든가, 60단계 - 120단계의 볼륨조절, 최대 볼륨 제한 등의 기능도 지원합니다.
이들 주요 기능들은 QX13 자체적으로도 설정 가능합니다. 어차피 QX13을 사용하려면 스마트폰에 연결할텐데 보다 큰 화면으로 쾌적하게 설정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앱을 설치하기 싫은 분들도 있을거고 콘솔에 연결하는 경우라면 앱 설치 자체가 안되니 자체적으로 설정 기능이 필요하지요.
- 데스크톱 모드와 ESTICK
데스크톱 모드는 재생기기의 전원을 더 많이 빌리는 모드입니다. QX13 화면에서 표기되는 전류값이 데스크톱 모드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209~210mA로 표기되는데 데스크톱 모드를 켜면 255~257mA로 표기됩니다. 당연히 음량도 커지고 그 외 사운드의 많은 속성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걸 체감할 수 있습니다. 저는 될 수 있으면 이 모드를 켜서 듣기를 더 권장합니다. 다만 이 모드를 사용할 경우 그만큼 재생기기의 배터리가 더욱 빨리 소진되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QX13을 잘 살펴보면 USB-C 단자가 2개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음원 데이터 전송 및 충전 포트이고 다른 하나는 충전 전용 포트입니다. QX13은 재생기기에서 전원을 빌릴 수도 있지만 ESTICK이라는 보조배터리를 연결해서 전원을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충전 전용 포트가 바로 ESTICK 연결용이지요. 이 경우 연결된 재생기기에서 전원을 구차하게(?) 빌리지 않아도 되므로 성능이 훨씬 높아집니다.
- AMP부에 힘을 실은 동글 DAC/AMP
피오의 문어발식(?) 제품 라인업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시는 분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만큼 피오가 활발하게 신제품을 개발하고, 더 세부적으로 카테고리를 쪼개어 유저들에게 더 최적의 제품을 찾을 수 있게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장점이 훨씬 더 많다고 보고 있습니다.
QX13은 다른 동글 DAC/AMP와 다르게 AMP부의 성능 개선을 목표로, 재생기기로부터 빌려오는 전류를 어떻게 최적화할 것인가에 집중한 제품입니다. 소리의 안정성, 낮은 무게 중심, 힘, 이런 속성을 중시하는 분이라든지 트라이브리드 이상의 멀티 드라이버 이어폰, 포터블 환경에서 구동이 까다로운 헤드폰으로 음악감상하시려는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