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무림에 모습을 드러낸 은둔 고수

EarAcoustic IEM 7종

by 범노래

* 셰에라자드로부터 비용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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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arAcoustic Audio


얼마전 제 범노래 유튜브 채널에서 이 브랜드의 STA-K 라는 제품을 리뷰한 적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생소한 브랜드여서 완전 신생인 줄 알았는데 많은 분들이 댓글로 TFZ에서 새로 만든 브랜드라고 알려주시더라고요. TFZ 브랜드 제품도 접해본 적이 없어 그게 그거긴 한데... 어쨌든 이 브랜드의 모델 하나만 접해봤지만 개성이 매우 강하고 사운드의 내공이 꽤나 단단하다는 판단이 들어 '숨겨진 보석을 찾았다' 라는 제목으로 리뷰하게 됐습니다.


셰에라자드에서도 마침 이 브랜드를 눈여겨 보고 있었나 봅니다. 이어어쿠스틱 오디오 이어폰 7개를 한 번에 리뷰 요청하시더라고요. 한 브랜드의 모델을 7개나 들어보면 그 브랜드에 대해 꽤나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되는데요, 이 브랜드는 다른 브랜드와 절대로 헷갈리지 않을 정도로 특징이 많은 브랜드라 이것부터 찬찬히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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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외관이 주얼리


제가 나름 팔팔한(?) 시절에 첫 여자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해 주얼리 매장에 들어갔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들어가 본 그 곳의 번쩍번쩍한 인테리어와 진열된 상품에서 뿜어져나오는 빛에 그야말로 눈이 멀 것 같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브랜드의 본사 사이트에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어폰이 아니라 반지나 귀걸이, 펜던트 등의 카탈로그를 보는 듯했거든요. 이렇듯 주얼리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이 브랜드의 패밀리룩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음..... IEM 유저의 99%가 남성인 현실에서 얼마나 많은 분들이 지지하실지 걱정이 되긴 하네요.


설립자께서 여성분이거나 전직 주얼리 계통의 관계자가 아닐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뭐, 미를 추구한다는 면에서 음향기기와 다를 것은 없다고 보긴 하는데, 이런 주얼리 디자인을 채택한 브랜드 중에 좋은 사운드로 인정받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 브랜드를 접하는 분들이 저와 같은 선입견을 가질 가능성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리 강조하건대 이 브랜드, 정말 사운드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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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Silver Angel


음향기기 브랜드에 마스코트가 존재하는 경우, 제가 경험한 것들은 귀여운 2등신 캐릭터나 애니메이션 여자 캐릭터였습니다. 하지만 이 브랜드는 실버 엔젤이라는, 이걸 뭐라고 해야되나...... 마치 전대물에 나올 것 같은 영웅이 마스코트입니다. 아쉽게도 실버 엔젤이 어떤 의미를 품고 있는지 본사에서 자세히 밝히고 있지는 않은데, 제가 넘겨짚기로는 뛰어난 기술력으로 음감생활을 도와주는 도우미이자 설립자의 분신인 듯합니다. 노블오디오의 설립자 존 몰튼이 이름대신 'Wizard'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것처럼 말이지요. 어쨌든 한 번 보면 잊혀지지 않을만큼 강렬한 이미지라고 생각합니다.


이 브랜드는 모든 제품의 디자인 바탕에 은이 존재할 정도로 은이라는 소재를 거의 신격화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음향기기의 관점에서도 은은 멋진 소재입니다. 원래 음향기기란 것이 전기 신호를 손실없이 전달하는 목표를 가졌기 때문에 전도율이 가장 중요한데, 그 전도율이 가장 높은 금속이 바로 은입니다. 귀금속에 속하면서도 전도율이 가장 높은 은이야말로 이 브랜드가 찾은 상징이자 프리미엄의 근간입니다.


3) 탄탄한 기본기

전 모델 공통으로 사운드의 기본기가 훌륭합니다. 제가 사운드를 파악하는 세 가지 기준 - 음질 / 음악성 / 공간감 - 모두에서 경쟁 모델 대비 떨어지는 부분이 없습니다. 브랜드 자체 소개에 따르면 10대 차이파이 브랜드로 선정된 이력이 여러 번 있고, 50개 이상의 음향 특허를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면 기본기가 나쁠래야 나쁠 수가 없겠죠. 근데 이 브랜드 설립년도가 2015년이고 50개 이상의 음향 특허를 지니고 있다면 1년에 5개씩 특허를 냈다는 건데...... 진짜 대단한데요?


4) 폭넓은 라인업

어지간한 브랜드는 특정 타깃층을 설정해서 그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만듭니다. 가장 큰 기준은 금액일텐데요, 엔트리급부터 플래그십까지 모두 다 아우르는 브랜드도 소수 있습니다. 당연히 타깃층이 넓을수록 브랜드에 요구되는 능력치가 대폭 상승합니다. 이 브랜드는 몇만원대 엔트리급부터 10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제품까지 모두 취급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금액으로 구분하지 않고 각 제품을 하위 그룹으로 다시 묶어 성격을 구분해 놓았는데, 이렇듯 명확하게 등급을 구별하고 성격에 맞게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은 대형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흔히 '라인업이 잘 짜여있다'라고 말하지요.


5) 프리미엄에 대한 이해와 적용


이 브랜드는 어떻게 소리가 나와야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지 명확하게 알고 튜닝하고 있습니다. 저는 엔트리부터 플래그십까지 모든 금액대의 제품을 다루면서 저 나름대로 음질 / 음악성 / 공간감 세 기준으로 제품을 판단하고 있지만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속성도 있으니, 바로 '고급감' 입니다. 품격, 기품이라고도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원래 사운드 해석과 평가란 것이 주관적일 수밖에 없지만 이 항목은 정말로 주관적이고 모호한 개념입니다. 객관적인 지표로는 절대 알 수가 없고, 오랫동안 음향기기를 접해오며 쌓인 경험에서 비로소 파악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엔트리급에서는 이게 없어도 되고, 미들급에서는 없으면 조금 아쉽고, 프리미엄급에서는 없으면 탈락일 정도로 저에게는 가중치가 높습니다. 이 브랜드는 아주 낮은 금액대부터 이 속성을 내장하고 있습니다. 귀금속인 은을 전문으로 다루기 때문에 '고급스러움'이 무엇인지 잘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6)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업

이어어쿠스틱 오디오는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수많은 아티스트와 협업 관계를 유지하고 한정판 모델을 만듭니다. 그들의 예술적 영감이 제품을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판매하는 데도 그들의 팬심이 큰 도움이 될 테고요.


7) 근본 있는 이름

타 브랜드들이 설립자 이름을 따거나 각인되기 쉬운, 재미나 특색을 갖춘 이름을 가지는데 이 브랜드는 정말 정직하기 짝이 없을 정도로 근본 있는 이름을 선택했습니다. 이어+어쿠스틱(귀 + 음향)이라니, 이어폰 브랜드에 이보다 더 적절한 이름이 있을까요. 결과야 어떻든 간에 의도 자체는 꽤나 진심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8) 뱀?

이 브랜드에 유난히 뱀 디자인이 많습니다. 실버 엔젤과 함께 이 브랜드를 수호하는 동물일거라는 생각도 해볼 수 있지만, 그보다는 2025년이 을사년으로 뱀의 해이기 때문에 해당 년도에 출시된 제품을 표시하는 장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이 브랜드는 디자인만 봐도 몇년도에 출시된 것인지 알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이건 오피셜이 아니라 제 추측이기 때문에 내년에 출시되는 제품을 봐야 확실할 것 같네요.


9) 착용감

전 모델 공통으로 착용감이 매우 좋습니다. 사실 요즘은 착용감이 좋지 않은 이어폰을 만나는 게 어려울 정도로 많이 상향평준화되었지만 이 브랜드는 그 중에서도 최상위권입니다. 쉘의 형태가 서로 다른데도 균일하게 착용감이 좋은걸 보면 이 브랜드가 사운드, 디자인 뿐만 아니라 착용감의 기본기도 우수하다고 생각됩니다.


10) DD 예찬

이 브랜드는 고가로 가더라도 BA를 쓰지 않고 어지간하면 DD 하나를 씁니다. '많은 수의 드라이버 = 고가의 고급 모델' 이런 공식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어떻게 보면 기본기라든가 근본을 추구한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화려하게 분석하는 멀티 드라이버(or 하이브리드) 방식보다는 굵고 진득하게 가득 채우는 싱글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선호하는 겁니다. 그만큼 기본적으로 DD의 강점을 잘 살리는 편입니다. 저음이 맺히는 위치도 꽤나 아래쪽이라 안정감이 좋고, 어떤 제품을 선택하더라도 저음의 존재감이 든든하며, 자연스럽게 내 마음속 깊은 곳까지 울림이 전달되는 사운드 기조를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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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정된 7모델


원래는 제품 수가 훨씬 더 많은데 셰에라자드에서는 7모델을 선정하여 선을 보이기로 결정한 듯합니다. 제품 7개를 한 번에 비교하는 게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보니 리뷰를 진행하면서 수명이 단축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지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 브랜드의 라인업 체계가 확실해서 정리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이들 7종은 POP IEM 그룹, Atmosphere 그룹, Female Vocal 그룹, Symphonic 그룹, 이렇게 4개의 그룹으로 명확히 구분되어 있거든요.


자, 그러면 한 모델씩 알아가보도록 합시다.


1. POP IEM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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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ipher (39,800원)

10mm DD

중국의 싱어송라이터 zkaaai와 콜라보 모델

일체형 / USB-C 케이블

이어팁 1종(5쌍) + 가죽 케이스 제공


가장 저렴한 모델이라 진입장벽이 낮고, 이어폰 본체의 재질이 유일하게 비금속입니다. 비금속 쉘은 가볍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고급스러움은 아무래도 떨어질 수밖에 없죠. POP IEM 그룹에 속해있어 팝 장르 음악에 잘 어울리는 사운드를 갖고 있으며, 엔트리급에 최적화된 '화려하고 저돌적이며 강렬한 임팩트'를 갖고 있습니다. 무대 위에 올라 춤을 추며 노래하는 걸그룹 아이돌을 연상시키고, 약간 정신없다고 느껴질 수 있을 만큼 화려한 연출이 기본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또, 이번 리스트 7개 모델 중 유일하게 플러그가 USB-C(자체 DAC 내장)입니다. 그만큼 전문 음향기기인 DAP라든가 외장 DAC/AMP보다는 간단히 스마트폰에 직접 연결해서 사용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포지션입니다. 다만 제 경험상 플러그가 USB-C 타입으로 되어 있는 경우, 일반적인 3.5mm 플러그에 비해 해상력 자체는 높지만 조금 더 날카롭게 들리며 전체적인 사운드의 조화나 안정감이 아쉽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 제품도 그렇게 느껴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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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STA-Pro MAX (123,300원, 페이스 플레이트가 어두운 배경)

3) STA-Hi End MAX (139,000원, 페이스 플레이트가 밝은 배경)

10mm + 6mm 듀얼 DD

2pin / 3.5mm 케이블

이어팁 2종(6쌍) + 가죽 케이스 제공


두 모델 모두 10mm + 6mm 듀얼 DD로 구조가 같습니다. 외형도 페이스 플레이트 컬러 빼고는 똑같고, 패키지 구성품 또한 똑같으며, 금액도 거의 비슷해서 쌍둥이 형제 모델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 모델들부터 바로 사운드의 체급과 품격이 확 올라갔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Cipher는 포터블 하이파이에 그렇게까지 진심이 아닌 사람을 대상으로 한 느낌이라면 이 제품부터는 확실히 포터블 하이파이 유저용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두 제품 모두 같은 POP IEM 그룹인 만큼 기본적으로 팝 장르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대중적으로 호불호 없도록 신나고 다이나믹함을 바탕으로, 소리에 비해 공간 비중이 높지 않으며 악기 수가 많지 않은 장르에 적합합니다. 하지만 STA-Pro MAX는 어두운 페이스 플레이트 배경에 맞게 저음과 아래쪽 공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STA-Hi End MAX는 밝은 페이스 플레이트 배경처럼 고음과 위쪽 공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이어팁은 2종이 제공되는데 하나는 구경이 크고 하나는 구경이 작습니다. 구경이 큰 것은 전체적으로 소리를 자연스럽게 풀어주고 바깥으로 확산시키는 성향, 구경이 작은 것은 소리를 한 점에 집중하여 단단하게 들려주는 성향으로 정반대입니다. 저는 구경이 큰 것이 더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하지만, 이 금액대를 찾는 엔트리급 유저분들에게 더 어필할 수 있는 사운드는 구경이 작은 이어팁일거예요. 확실한 재미와 임팩트를 주기 때문입니다.



2. Atmosphere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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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SPA-Hi End MAX Collector's Version (446,000원, 실버 케이블)

5) SPA-Limited Edition Silver Snake Collector's Version (659,000원, 골드 케이블)

11.4mm DD

2pin / 3.5mm <-> 4.4mm 교체형 케이블

이어팁 2종(6쌍) + 가죽 케이스 제공


이 두 제품 역시 같은 Atmosphere 그룹이며 패키지도 같고, 디자인도 거의 같기 때문에 사실상 형제 모델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일단 가격이 미들급으로 훅 뛴 만큼 패키지 크기도 다르고, 이어폰 크기도 아래 모델들에 비해 2배 정도 커지고 무게도 무거워졌습니다. Atmosphere는 '대기'라는 뜻으로 경직되어있던 힘이 풀리고, 소리 그 자체보다 공간, 분위기, 뉘앙스를 전달하는 느낌이 강합니다. POP IEM 형제의 사운드 전달 방식이 '전도'라면 Atmosphere 형제의 사운드 전달 방식은 '복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소리가 점에서 면으로 확장되어 공간을 채우는, 스피커로 듣는 것 같은 사운드가 나옵니다.


POP IEM 형제가 저음 VS 고음 구도를 보였다면 Atmosphere 형제는 조금 더 입체적인 기준으로 구분됩니다. <저음 + 과거> VS <고음 + 현대>로 말이지요. SPA-Hi End MAX Collector's Version은 밀도 높은 육중함, 따뜻하고 부드러운 과거 지향적 사운드이고, SPA-Limited Edition Silver Snake Collector's Version은 명확함, 정밀함, 균형잡힌 밸런스의 현대적 사운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구성 이어팁은 POP IEM 형제와 마찬가지로 구경이 넓고 좁은 2종의 이어팁을 제공합니다. 제공하는 소리의 방향성은 같으나 결과가 조금 다릅니다. POP IEM 형제 모델은 취향에 따라 둘 다 선택해도 좋은 결과를 보이지만 Atmosphere 그룹 형제는 구경이 큰 이어팁을 채용하는 것이 좀 더 강점을 잘 살립니다. 아무래도 공간감을 표현하기에는 바깥쪽으로 사운드를 확산시키는 것이 더 체감이 잘되니까요.


또 이 형제 모델부터 본격적으로 음향에 제대로 투자하는 분들이 대상이라 판단한 것인지 3.5mm / 4.4mm 교체형 플러그를 제공합니다. 이것도 제가 자주 하는 얘기지만 미들급으로 넘어가는 순간부터 어지간하면 4.4mm 플러그를 쓰시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3.5mm가 더 나은 점이 있긴 하지만 사운드의 총점에서는 이길 수가 없으니까요.



3. Female Vocal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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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VSA-MAX (231,000원)

11.4mm DD

2pin / 3.5mm <-> 4.4mm 교체형 케이블

이어팁 2종(6쌍) + 가죽 케이스 제공


제품의 디자인과 크기, 착용감은 Atmosphere 형제와 닮았는데 사운드의 속성 자체는 POP IEM 형제와 닮았습니다. 그런 속성만큼 가격도 POP IEM 형제에 더 가깝고요. 음향 업계에서 가격은 (높은 확률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라는 말이 다시 한 번 떠오릅니다.


의도적으로 다른 음역대보다 여성 보컬의 매력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운드가 튜닝되어 있습니다. 우선 악기 배치가 이전 그룹과 다릅니다. 보컬이 전체 무대의 중심에 위치하며, 다른 악기들은 의도적으로 바깥쪽으로 밀려나 있습니다. 또한 보컬쪽에 스포트라이트가 비추고 있어서 다른 음역대보다 더 선명하고 도드라집니다. 이렇게 되면 전체적인 사운드 느낌이 약간 조화롭지 않다고 생각되실 수 있는데, 어차피 보컬 러버를 위한 제품이라 의도적인 세팅입니다.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고 있는 여성 보컬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는 Cipher와 결이 같다고 보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Cipher는 아이돌이고 VSA-MAX는 실력파(?) 여가수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반복해서 소개드린 이어팁 2종 구성은 똑같습니다. 보컬에 강점이 있는만큼 구경이 좁은 이어팁을 사용해 소리를 더 집중시키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4. Symphonic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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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VSA-PM Crown (1,300,000원)

11.4mm 평판 리본 드라이버

2pin / 4.4mm

이어팁 4종(12쌍) + 가죽 케이스 제공


이어어쿠스틱 오디오의 최종 보스입니다. 이 제품은 유일하게 Symphonic 그룹에 속해있으며, 금액도 100만원이 훌쩍 넘는 프리미엄급이고, 페이스 플레이트에 왕관을 씌워주어 대장 이미지를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심포닉은 클래식 장르의 기악곡중에 가장 규모가 큰 교향곡이라는 뜻이며, 그런만큼 모든 것을 아우르는 표용력을 갖고 있습니다. 결코 조급하지도, 성급하지도, 날카롭지도 않고 그저 부드럽고 인자하게 미소짓고 있는 사운드입니다. 하지만 거기에 실려있는 무게는 가볍지 않죠.


이 제품은 뭔가 특별한 점이 느껴지기보다는 감점되는 부분이 하나도 없다는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무결점의 사운드라고 생각될 정도로요. 이런 사운드가 정말 설명하기 어려운데, 딱히 할 말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리뷰했던 STA-K라는 제품에서도 꽉찬 육각형 사운드, 무결점이란 표현을 썼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그 제품은 엔트리급이었고 이 제품은 프리미엄급이니까 기준 자체는 다르긴 한데, 이 브랜드가 어떤 사운드 기조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플래그십 모델답게 이어팁이 4종이나 제공됩니다.


블랙 팁 : 소리 > 공간, 저음에 포인트가 있으며 소리를 바깥쪽으로 확산시킵니다.

화이트 팁 : 소리 > 공간, 고음에 포인트가 있으며 소리를 안쪽으로 모아 집중시킵니다.

클리어 팁 (직경 큼) : 소리 < 공간, 저음에 포인트가 있으며 소리를 바깥쪽으로 확산시킵니다.

클리어 팁 (직경 작음) : 소리 < 공간, 고음에 포인트가 있으며 소리를 안쪽으로 모아 집중시킵니다.


블랙 팁과 화이트 팁에서는 POP IEM 그룹의 사운드 특징을 보여주고, 클리어 이어팁 2종에서는 Atmosphere 그룹의 사운드 특징을 보여줍니다. 대장답게 모든 사운드를 기본적으로 다 품고 있는데 이어팁으로 세부 조정을 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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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무림에 모습을 드러낸 은둔 고수


타 브랜드와 구별되는 이 브랜드만의 개성은 매우 강렬한 편이지만, 사운드는 그렇게까지 개성이 강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호감을 느낄 수 있으며, 기품과 안정감이 느껴지는 프리미엄 사운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보통 이런 표현은 전통과 역사가 살아 숨쉬는, 흔히 고수의 반열에 오른 브랜드에나 사용되지만 이 브랜드에도 똑같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은둔 고수의 등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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