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

SENDY AUDIO EGRET

by 범노래

* 셰에라자드로부터 비용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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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NDY AUDIO


SENDY AUDIO는 전통(유선), 자연(우드), 장인정신의 세 가지 핵심 키워드를 주무기로 삼고 있는 SIVGA의 프리미엄 브랜드입니다. 키워드 3개는 똑같다고 볼 수 있는데 프리미엄 브랜드이니만큼 좀 더 있어보이는 고급 소재의, 고성능의, 고품격의 사운드를 내는 제품을 다루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시브가를 통해 좋은 인상을 경험하신 분들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자 할 때 후회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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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GRET


1) EGRET은 프리미엄 등급의 개방형 유선 헤드폰으로 금액은 1,230,000원입니다. 센디오디오의 라인업이APOLLO(652,000원), AIVA 2(950,000원), EGRET(1,230,000원), PEACOCK(2,240,000원) 4종이니 브랜드 내에서는 미들급에 해당되는 제품이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이그렛(EGRET)은 백로라는 뜻입니다. 이 브랜드의 플래그십 공작(PEACOCK)과 마찬가지로 번식기가 되면 독특한 번식깃이 돋아나며, 그걸 세워 구애행동을 하지요. 시브가 / 센디오디오 공통으로 자연을 컨셉으로 제품을 만드는 데 가장 먼저 선택하는 것이 우드 하우징, 두번째가 새 이름입니다. 인간을 제외하고 가장 듣기에 아름다운 목소리는 새가 갖고 있으니까요. 허나 두 브랜드에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시브가의 경우엔 몸집이 작고 목소리가 예쁜 새를 주로 선택하는 반면 센디오디오는 덩치가 크며, 몸짓이 우아하거나 독특한 분위기를 내는 새를 선택합니다. 확대해석을 좋아하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소리 그 자체로 승부를 봐야하지만, 점점 등급이 올라갈수록 독특한 분위기로 승부를 봐야하는 것을 어느정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요.


2) 평판 자력형 드라이버

하위 모델 시브가에서도 상위 모델로 가면 슬슬 평판 자력형 드라이버가 사용되기 시작하고, 센디오디오의 제품들은 100% 평판 자력형 드라이버를 사용합니다. 이그렛은 98 * 84mm의 대구경 평판 자력형 드라이버를 채택하고 있어 일반적인 다이내믹 드라이버와 차별되는 높은 성능을 들려줍니다.


3) 거치형 헤드폰 앰프

시브가 브랜드 중에 일부 제품은 헤드폰 앰프를 연결했을 때 성능이 눈에 띄게 높아지기 때문에 거치형 헤드폰 앰프를 연결하시면 좋다, 정도로 말할 수 있지만 센디오디오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만큼 거치형 헤드폰 앰프가 필수적입니다.


이그렛 역시 임피던스는 24옴으로 수치상으로는 전혀 높지 않지만 거치형 헤드폰 앰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성능보다 편의성에 치중한 포터블 앰프로는 아예 구동 자체가 안되고, 거치형이라 하더라도 등급이 낮으면 100% 성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당연히 돈값을 못한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오히려 시브가 제품이 더 낫게 들리기도 합니다. 사족을 달자면 센디오디오의 엔트리 모델 아폴로는 그나마 헤드폰 앰프의 영향을 덜 받습니다. 브랜드 내에서 등급이 낮으니 당연한 얘기이긴 합니다.


현재 제가 보유한 다양한 재생 환경(70만원대 DAP, 20만원대 동글 DAC/AMP, 30만원대 거치형 DAC/AMP, 100만원대 거치형 DAC/AMP, 400만원대 거치형 DAC/AMP)에서 비교 테스트를 해 본 결과, 이그렛의 성능이 제대로 발휘되는 기준은 100만원대 거치형 DAC/AMP였습니다. 쉽게 말해 이그렛의 금액과 비슷하거나 이상인 헤드폰 앰프가 권장됩니다.


4) 단자 이야기

이그렛은 Dual 3.5mm(커넥터) - 4.4mm(플러그) 착탈식 기본 케이블을 채용하고 있으며 4.4mm(암) - 3.5mm(수) 어댑터와 3.5mm(암) - 6.3mm(수) 어댑터 2개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약간 아쉬운 구성이라 생각되는데, 이 제품이 고성능 거치형 헤드폰 앰프를 거의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만큼 6.3mm / XLR 단자로 연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XLR 단자는 포함되어 있지 않고 6.3mm 단자를 만드려면 어댑터를 2개나 연결해야 합니다. 번거롭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어요.


요즘 다른 브랜드에서 종종 사용하는 '단자 교체형 케이블'을 채택해볼 수도 있을 것 같고, 4.4mm(암) - 6.3mm(수) 어댑터라든가 4.4mm(암) - XLR 이런 어댑터를 넣어주는 것이 더 실효성이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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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


시브가와 동일하게 센디오디오는 우드 하우징의 매력을 잘 살리며, 우드와 메탈을 조화시켜 아주 멋스럽고 고급스럽게 뽑아내는 패밀리룩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더 고급소재가 사용된 만큼 손으로 직접 만졌을 때의 촉감이 약간 다르지만 원체 시브가도 금액대비 고급스러운 느낌을 잘 뽑아내는 편이라 금액만큼의 차이는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이어컵 바깥 부분을 백로의 깃털 모양으로 장식한 것이 눈에 띕니다. 사실 유선 헤드폰, 특히 우드 재질을 메인으로 내세운 제품들은 디자인이 다 비슷비슷한데, 최대한 정체성을 드러낸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적으로 장점을 하나 더 언급하자면 이 제품의 등급치고 이어컵이 꽤나 유연하게 움직이는 편입니다. 좀 더 다양한 형태나 크기의 머리 모양에 꼭 맞게 착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무게는 443g으로 꽤 묵직합니다. 제 기준에서 휴대가 기본인 오버이어 사이즈 & 다이내믹 드라이버 채용 헤드폰의 허용(?)무게는 300g이고, 풀사이즈 오픈형 & 평판 자력형 드라이버 채용 헤드폰의 허용 무게는 450g입니다. 등급에 맞는 묵직한 무게라고 생각되지만 무게 분산이 잘 되어 있어 무게감이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도 시브가 & 센디오디오 공통입니다.


이 브랜드의 자랑인 '입체적 이어패드'는 정확한 공간감을 표현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하지만 무게 분산에도 꽤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듯 합니다. 헤드폰 장인 브랜드답게 여러 요소를 빠짐없이 챙기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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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운드


1) 백로

백로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우아한 몸짓과 눈처럼 하얀 깃털이라 말하겠습니다. 이런 시각적인 느낌이 청각적인 느낌과 1:1로 대응되지는 않지만 어쩄든 이 헤드폰의 사운드는 가장 먼저 '백로의 자태'를 떠오르게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느리고 잔잔하며 차분하고 우아하거든요. 백로의 자태라는 것이 잘 와닿지 않는다면 '발레'로도 비유할 수 있겠네요.


2) 높은 음질보다 높은 음악성이 과연 더 높은 경지일까?

저는 센디오디오의 모든 제품을 리뷰했기 때문에 각 제품들의 특징을 아주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APOLLO : 일반 브랜드 시브가와 구별되는 편안함, 아늑함을 키워드로 삼고 있음. 프리미엄의 시작은 편안함부터라는 시각 반영.

AIVA 2 : 평판 자력형 드라이버의 뛰어난 성능을 전위로 노출, 최대한 다양한 장르에 매칭할 수 있도록 올라운더 성향.

EGRET : 훨씬 여유롭고 느긋하지만 깊이가 느껴지고 한 음 한 음 제대로 꾸욱 눌러 재생함, AIVA 2에 비해 더 웅장하고 무게 중심이 낮음.

PEACOCK : 농밀하고 강렬한,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중음(보컬)의 매력, 밸런스, 균형감, 음질 이런 요소들을 모두 초월한 대체 불가능한 사운드.


저야 항상 높은 음질보다 높은 음악성을 더 높게 평가하지만, 프리미엄 제품만을 취급하는 센디오디오에서도 더 상급으로 갈수록 음악성 비중이 높아집니다. 에이바 2는 음질과 음악성이 조화를 이루고, 이그렛은 음질보다는 진한 음악성이 돋보이며, 피콕은 정말 이 브랜드만이 할 수 있는, 다른 어떤 제품으로도 대체가 안되는 매력과 강점을 들려줍니다.


금액이 비슷하고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에이바 2와 주로 비교를 하게 될 것 같은데요, 에이바 2는 '잘 만든 고성능 헤드폰'이라는 느낌을 분명히 받을 수 있었지만 '센디오디오만의 매력' 점수는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매력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보이는 것이 이그렛이라는 모델이며, 플래그십 피콕에 꽤 많이 근접한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3) 좁아진 타깃, 더 높은 만족도

아폴로 - 에이바 2 - 이그렛 - 피콕으로 넘어갈수록 소화할 수 있는 장르는 좁아지지만 해당 장르에서의 만족도는 훨씬 더 높아집니다. 더 전문가적인 영역, 그러니까 전공이 생긴다고 해야 될까요. 이그렛의 전공은 그야말로 거대하고 웅장한 사운드입니다. 시브가 / 센디오디오 공통적으로 클래식 장르에 아주 높은 매칭도를 보이는데, 등급이 올라갈수록 더 큰 규모의 클래식을 감당(?)할 수 있게 됩니다. 대편성 클래식 전용 헤드폰으로서 가장 가성비 좋은 헤드폰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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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디오디오, 제대로 포텐셜이 터지다

최근에 시브가에서 M300이라는 오픈형 이어폰이 출시되었는데, 저는 그 제품을 '브랜드의 예술성이 찬란하게 꽃피우는 기점이 될 것'이라 평가했습니다. 사운드 튜닝하시는 분이 뭔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그렛 역시 M300과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제품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비슷한 영향을 받았을거라 추측합니다.


훌륭하다는 말을 아끼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강력 추천입니다. '클래식을 위한 프리미엄 헤드폰'이라고 얘기하고 싶고요, 한편으로는 '프리미엄 헤드폰은 어떤 사운드를 내야 하는가'에 대한 정답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정답 하나는 같은 브랜드의 AIVA 2, 그쪽은 음질과 균형감으로 승부) 풍성하고 자연스러운 울림, 진중하고 무게있는 음선, 웅장한 음압을 한꺼번에 터트릴 수 있는 강한 힘까지 두루 지니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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