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l VR3000 Wireless
* 셰에라자드로부터 콘텐츠 제작 비용을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무선 이야기 (1)
이어폰 / 헤드폰에서 사용되는 무선 방식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1) 블루투스 / BT
2) USB 동글 / 트랜시버 / 2.4GHz Wireless / 무손실무지연(*무손실저지연)
* 과거에는 이 방식을 무손실무지연으로 표기하는 곳이 많았으나 엄밀히 따지면 이쪽도 지연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이기 때문에 이제는 거의 다 무손실저지연으로 표기함. 유선의 지연속도는 10msec 이하, BT의 지연속도는 30~220msec(코덱에 따라 다름), 무손실저지연 방식의 지연속도는 30msec 이하
1번의 장점은 별도의 동글 없이도 페어링이 가능하다는 것이고, 기기 호환성이 매우 높습니다. 단점은 지연이 있고, 전송 시에 손실이 발생하며, 통화 품질이 '송신, 수신' 양면에서 둘 다 떨어집니다. 2번의 장단점은 반대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연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동글(트랜시버)이 필요하지만, 손실과 지연에서 더 자유롭고 재생 및 통화 품질이 뛰어납니다.
일반적인 음감용 제품들은 1번입니다. 그런데 게이밍 헤드셋쪽에서는 주로 2번을 씁니다. 간혹가다 둘 다 지원되는 제품이 있긴 한데 보통은 둘 중에 하나만 적용되고 두 기술이 호환되지 않기 때문에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2번 방식의 스펙이 더 좋으니 2번이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 같지만 어째서인지 게이밍 제품류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중저가 제품이라면 기기 호환성 및 편의성이 가장 중요할테니 1번 방식이 맞을지도 모르겠지요. 그러나 100만원대가 넘는 프리미엄에서도 2번 방식이 사용되지 않은 이유를 아직까지 잘 모르겠습니다.
- 무선 이야기 (2)
2번 방식도 주로 헤드폰(정확히 말하면 게이밍 헤드셋)에서만 사용되지 이어폰에서는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1~2년간 이 방식을 사용한 이어폰들도 하나둘씩 출시되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먼저 알게된 제품은 소니 인존 버즈, WF-G700N이었습니다. 소니야 뭐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어마어마한 뒷배가 있는, 게임계의 대장 브랜드이기 때문에 당연히 선보여야 할 제품이었다고 생각해요. 헤드폰 착용을 부담스러워 하는 유저들에겐 이어폰이 꼭 필요했거든요.
같은 일본 브랜드인 파이널 역시 'for Gaming' 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나온 시리즈가 따로 존재할 정도로 오래 전부터 게임에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그래도 2번 방식의 무선 이어폰을 출시할 거라고 생각은 못했는데 뜻밖의 소식입니다. 소니 이후에 이런 형태의 무선 이어폰들이 출시되긴 했어도 주로 게이밍, PC 주변기기, 전자기기 브랜드 계통이었지 '정통 음향기기 브랜드' 출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기다리셨던 분들이 많을겁니다. 역시 파이널 만만세입니다.
- VR3000 Wireless
기존에 출시되었던 유선 이어폰 VR3000의 무선 버전입니다. 먼저 이름을 분석해보도록 하지요.
1) VR : Virtual Reality란 의미로 'for Gaming'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습니다. 사운드로 현실감, 현장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겠다는 의도로, 일반적인 음감용과 비교시 공간을 표현하는 방식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음감용은 내 전면에서 소리가 맺히는 것이 일반적이고 실제로 녹음도 그렇게 되지만 현실에서는 옆이나 뒤, 위 아래에서도 들려오기 때문에 훨씬 입체적으로 공간을 연출하고 소리의 방향과 거리를 잘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VR시리즈의 각 모델이 사운드에 차이가 있지만 공간을 입체적으로 연출하겠다는 목표는 동일합니다.
2) 3000 : 파이널 사운드의 기준이 되는 넘버입니다. 모든 파이널 시리즈는 3000을 기준으로 사운드가 튜닝되기 때문에 해당 시리즈가 어떤 사운드를 지향하고 있는지,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지 파악하고 싶다면 3000 모델을 들으시면 됩니다. 바꾸어 말하면 파이널의 여러 제품 중 가장 대중적으로 추천할 만한 사운드를 갖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3) Wireless : 앞서 언급한 1,2번 방식의 무선 전송 모두 지원합니다. 블루투스도 되고, 동글을 이용한 무손실저지연 방식으로도 사용할 수 있지요. 다만 두가지 무선 연결 방식을 동시에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한쪽의 연결이 자동으로 끊어지거든요. 멀티포인트처럼 둘 다 연결 상태로 자연스럽게 전환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서로 다른 방식이니 어쩔 수 없는 건가 봅니다.
- 디자인
마이크를 최대한 입과 가깝도록 길게 빼는 것이 조금이라도 통화품질에 유리하므로 콩나물 형태를 취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별한 디자인 요소를 추가하지는 않은 듯 하고, 깔끔하고 단정한 모습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파이널 특유의 시보 마감이 적용되지 않은 것이 아쉬운데, 아무래도 파이널 내부에서 게이밍 제품군이 더 확실하게 자리잡고 주류(?)에 합류해야만 시보 마감을 적용해줄건가 봅니다.
그외 특징이 있다면 굉장히 가볍고 착용감이 무척이나 훌륭합니다. 파이널에서 내놓은 무선 제품 중에 ZE500 for ASMR이라는 모델을 제외하고는 가장 가볍고 편안한 착용감이었습니다.
- 특징과 스펙들
파이널이 직접 개발한 f-Core VR 드라이버(10mm DD)
유선 모델과 동급의 사운드를 재생하려는 의도
Type E for TWS 5쌍 제공
듀얼 MEMS 마이크로 높은 음성채팅 품질
최소 8시간에서 최대 38시간 사용
IPX5 방수등급
final CONNECT APP 지원
노이즈 캔슬링 ON/OFF/앰비언트 지원
199,000원
- 사운드 (유선 VR3000과의 비교)
VR3000 Wireless는 두가지 무선 방식을 모두 지원한다고 설명드렸지요. 하지만 이 중 블루투스는 옵션에 가까우니 어지간하면 USB-C 동글과 연결해서 사용하시길 권장합니다. 그만큼 두 방식의 성능 차이가 많이 납니다. 이하의 사운드 설명은 모두 USB-C 동글 상태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특징은 VR 시리즈 특유의 '내가 무대의 한 가운데에 있는 듯한 현장감' 입니다. 3D 공간으로 만들어진 가상세계, 즉 3D게임에서 사용하면 확실하게 성능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음악은 이런식으로 녹음 자체가 안되어 있어 이 제품으로 음악을 들으면 다소 위화감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당연히 음악감상용 브랜드 출신인 만큼 위화감이 있다하더라도 다른 브랜드의 제품과 비교하면 훨씬 낫습니다.
파이널 제품 중에서 저음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고, 전체적으로는 부드럽고 두터운 음선을 갖고 있습니다. 파이널이 원래 저음의 타격감이라든가 비트감에 상당히 약한 편인데, 최근 출시된 ZE3000 SV 모델도 그렇고 꽤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게이머들은 파이널이 원래 추구하던 사운드의 기조, 맑고 또랑또랑한 느낌보다 저음이 쾅쾅 때려주는 다이내믹 사운드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적절한 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유선 VR3000과 비교하면 장단이 분명합니다. 이번 글의 주인공이 VR3000 Wireless니까 이 제품을 기준으로 한다면 음역대로 구분했을 때 더 밸런스가 좋습니다. 유선 모델은 저음이 비고 고음쪽으로 더 쏠려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파이널을 좀 아시는 분들이라면 이해가 바로 되실텐데 유선 버전은 A시리즈의 사운드이고, 무선 버전은 E시리즈의 사운드를 닮았습니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각 시리즈의 특징을 요약하면 A시리즈는 높은 해상도 + 넓은 공간 표현이며, E시리즈는 헤드룸을 가득 채운 온화한 부드러움입니다. 제가 볼 때 E시리즈가 더 이해하기 쉽고, 대중들에게 친숙한 소리라서 게이밍 타깃은 E시리즈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EQ 조절도 가능하니 내가 원하는대로 사운드를 변형할 수도 있고, DSP 처리를 통한 소프트웨어적인 사운드 튜닝도 더해져 소리의 입체감이 훨씬 더 자연스럽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유선 모델은 하드웨어적인 사운드 튜닝만 가능해서 어느정도 한계가 있었다고 볼 수 있거든요. 다시 말해 나를 완벽하게 감싸안고 있는 측후방 사운드를 더 잘 표현한다는 겁니다. 이 제품이 게이밍용이기 때문에 사실 이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고, 그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 ANC / 앰비언트
파이널의 ANC / 앰비언트가 다른 브랜드와 차별되는 점이 있다면 작동하고 있는지 여부를 잘 모르겠다는 겁니다. 효과가 너무 미미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ANC나 앰비언트 모두 마이크가 작동하는 상태로 사운드가 들리기 때문에 뭔가 켜져있다는 위화감이 들기 마련인데 그런 위화감이 확실히 덜 듭니다. 그만큼 '재생 사운드'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VR3000 Wireless의 ANC / 앰비언트는 다른 브랜드의 세팅과 꽤 비슷하더라고요. 확실히 뭔가 켜져있고 동작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각 모드를 작동시켰을 때 사운드 저하가 더 강하게 느껴지는 편입니다. 이렇게 강도 높은 ANC를 적용한 이유는 당연히 게임의 몰입도 때문일겁니다.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것은 음악감상보다 훨씬 더 능동적 행위이기 때문에 몰입도를 깨트리지 않도록 더욱 집중할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음질을 다소 희생시키더라도 노캔의 강도를 높이는 선택을 한 것이고요. 이것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ANC를 끄면 됩니다. 제 생각엔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 수준도 꽤 좋은 편이라 굳이 ANC를 켜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 마이크 성능
일반적인 블루투스 방식의 이어폰/헤드폰은 통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당연히 마이크가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고, 그러니까 마이크 + 이어폰, 마이크 + 헤드폰해서 이어셋 or 헤드셋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그런데 제가 그렇게 잘 구별해서 부르지 않는 이유는 '마이크'라고 따로 불러줄 만큼의 통화품질이 안나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USB 동글 방식의 무선 이어폰/헤드폰들은 분명히 마이크라고 불러줄 수준의 통화품질이 나오기 때문에 VR3000 Wireless의 구분은 '무선 이어셋'이 됩니다.
다만 마이크 성능은 마이크가 입 가까운 곳에 위치하게 되는 게이밍 헤드셋보다 떨어집니다. 입과 마이크 사이의 거리라는 물리적 한계는 극복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마이크를 최대한 입 가까이 배치하여 통화품질을 강조한 모델도 파이널에서 내놓긴 한 것 같더라고요. (모델명 : KDT3000) 어쨌든 게이밍 헤드셋과 비교했을 때 좀 더 동굴에서 말하는 것 같은 울림이 존재하지만 금방 적응될 수준이고, 목소리 자체는 또렷하게 들려서 일반적인 블루투스 이어폰들보다는 훨씬 더 뛰어난 성능을 보여줍니다.
- 유저가 원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최초 유선 이어폰으로 시작했던 파이널은 헤드폰 / 무선 제품군 / 게이밍용 / ASMR / 액세서리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을 취급하는 종합 포터블 하이파이 브랜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즉, 파이널이 갖고 있는 사운드 시그니처를 각 분야별로 다양하게 적용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최근 모델로 갈수록 최적화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과거에는 파이널 사운드를 주입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면, 지금은 유저들이 원하는 사운드를 먼저 제공하고, 포장을 파이널식으로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굉장히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고객 최적화를 잘 하는 브랜드만이 '대형 브랜드'가 될 수 있거든요.
USB 동글(트랜시버)을 사용해서 PC 및 콘솔에 직접 연결할 수 있는 무선 게이밍 이어셋들이 하나둘씩 선보이고 있습니다만 대부분 게이밍 기어, 전자기기 브랜드에서 출시한 것입니다. 그들과 확실히 다른 음향기기 브랜드만의 사운드 노련미를 맛보고 싶다면 final의 VR3000 Wireless 추천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