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체로부터 어떠한 대가도 받지 않은 순수 경험담입니다. 방음부스나 뮤지쿠스에 대해 알아보고 계신 분께 도움이 될까 하여 정보를 남기려는 목적의 글입니다.
1. 방음부스
음악 관련 작업을 하거나 유튜브, 개인방송을 하는 분들은 한번쯤 고민하게 되는 방음부스. 저 또한 작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며칠 방음부스에 꽂혀서 이것저것 알아보다 뮤지쿠스라는 업체를 알게 됐습니다. 관련 영상과 글을 100개 정도 검색해보고서 갑작스럽게 찾아온 현타, 결국 직접 쇼룸에 가서 체험해보는 것이 확실할 것 같다는 생각에 예약을 하고 방문하게 됐습니다. 1시간 정도 체험하고 상담한 결과를 글로 남겨봅니다.
이 업체에서 판매하고 있는 방음부스의 특징은
1) DIY 방식으로 설치와 철거, 이전이 매우 쉽다. (+ 중고거래도 나름 용이한 편)
2) 타 업체에서 판매하는 완성형 방음부스에 비해 금액이 저렴하다.
정도일 것 같습니다. 1번이 가장 큰 특장점이라 볼 수 있을 것 같고, 2번 역시 크기가 커질수록 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타 방음부스에 비해서 꽤 큰 강점으로 작용합니다.
2. B-free 2.0 VS DUET
방음부스는 무조건 크면 클수록 좋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큰 사이즈로 제작할 수 있는 모델을 후보로 정했습니다. 뮤지쿠스에서는 B-free와 DUET이 가장 큰 사이즈입니다. B-free 2.0 는 높이가 2m라서 서서 작업이 가능한 일반적인 형태의 방음부스이고 DUET은 높이가 1.5m로 제한되고 위쪽에 침대가 설치되어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는 컨셉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 B-free는 20 종류의 다양한 크기를 선택할 수 있고 DUET은 2개의 사이즈만 선택할 수 있다는 차이점도 있습니다.
실제로 쇼룸에서 비교를 해보니, 180cm / 82kg 신체 조건을 갖고 있는 저에게는 B-free가 적합하다 판단되었습니다. 일단 설 수 없다는 점이 치명적이었고, 허리를 곧게 편 상태로 앉으면 머리 위 공간이 10cm 정도밖에 남지 않아 답답하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체구가 작은 어린이라든지 여성분이라면 DUET을 고려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대부분의 성인 남성에게 DUET은 많이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3. 차음 VS 누음
방음은 두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부스 내의 소리가 바깥으로 나가는 것을 막는 누음 방지, 부스 외의 소리가 내부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차음입니다. 뮤지쿠스의 제품들은 누음 방지에서는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를 냈지만, 차음에서는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특히 누음은 최대 -26dB 까지 낮출 수 있는데, 이게 생각보다 꽤나 큰 차이여서 안에서 아무리 소리를 크게 질러도 바깥에서는 일상 대화 정도 크기로 낮춰버립니다. 뮤지쿠스의 모든 제품들이 패브릭(천)으로 사방을 둘러 방음을 하는 것이라 제대로 된 효과가 있을까 의구심을 갖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적어도 누음 방지 면에서는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4. 중음~고음 특화
주의해야할 점은 목소리 음역대인 중음에서부터 고음역대의 악기는 매우 효과가 뛰어난데, 저음역대에서는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보컬 연습이나 팟캐스트 방송, 고음역대 위주의 악기 연주를 24시간 자유롭게 할 용도라면 효과가 매우 좋습니다. 하지만 안에서 저음이 포함된 음악을 크게 듣거나 저음역대 위주의 악기 연주를 하실 용도라면 다른 부스를 알아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직원 분께서 하신 말씀으로는 스피커의 우퍼 사이즈가 5인치 정도가 한계랍니다. 우퍼 사이즈가 크면 클수록 저음의 양이 늘어나고 울림이 커지기 때문에 방음하기 까다롭습니다. 이건 뮤지쿠스 뿐만 아니라 모든 방음부스가 동일합니다. 음역대 중에서 저음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하네요.
5. 먼지
뮤지쿠스 방음부스를 포기하게 된 1차 이유입니다. 안에 설치된 조명 빛으로 엄청난 양의 먼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딱히 청소를 등한시해서 이런 환경이 되었다기보다는 패브릭이라는 소재에서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내부에 공기청정기를 두지 않으면 바로 호흡기 관련 문제가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안에서 노래를 2~3곡 정도 불렀는데 목이 따가워지고 잔기침이 발생하더라고요. 공기청정기를 부스 내부에 둔다면 그만큼 공간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이고 공기청정기 팬 소음도 신경쓰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6. 덥다, 미치게
뮤지쿠스 방음부스를 포기하게 된 중대한 이유입니다. 먼저 말씀드려야 할 것은 제가 더위에 매우 약하고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이라는 겁니다. 뮤지쿠스는 일종의 두꺼운 커튼을 걸어놓아 방음을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덥고, 내부에 에어컨을 설치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동형 에어컨 설치를 권장하는데, 제가 그간 경험한 이동형 에어컨들은 자체적으로 높은 수치의 소음을 발생시켰습니다. 워낙 옛날 얘기라서 요즘은 좀 달라졌을 수도 있어요. 그래도 여전히 일반 에어컨에 비해서는 더 시끄러울 것 같다는 예상을 해봅니다. 에어컨의 소음은 대부분 실외기에서 발생하고 이동형 에어컨은 실외기와 하나로 된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부스 외부와 공기가 통하도록 위쪽에 환풍구가 있고 흡기 / 배기를 선택할 수 있는 팬이 달려있긴 합니다. 그러나 팬을 통해 들어오는 차가운 공기보다 안에서 발생하는 열기가 더 세력(?)이 강해서 작업을 하고 있을 때는 시원함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는 못쓸 정도였어요.
기본 구성품인 팬은 회전속도가 느리고 고정되어 있습니다. 더 빠르고 속도까지 조절할 수 있는 옵션 상품(팬 2.0)도 설치되어 있어 비교를 해볼 수 있었는데, 기본 팬보다 성능이 뛰어난 건 좋지만 그만큼 더 시끄러웠습니다. 가장 느리게 설정해도 팬 소리가 거슬릴 정도더라고요. 직원 분의 말씀으로는 순간적으로 최대 출력으로 빠르게 내부 온도를 낮추고, 그 후 끈 상태로 작업을 하는 그런 용도라고 하시더군요.
결론은 땀이 많이 나는 체질이라면 사용이 어려우니 에어컨을 직접 내부에 설치할 수 있는 부스를 선택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뮤지쿠스 후기에 사놓고 더워서 거의 못쓴다, 다른 계절에는 몰라도 여름에는 쓰지 못했다는 내용이 꽤 자주 등장합니다.
7. 정리
장점과 단점히 확실히 구분되기 때문에 신중하게 고민해야 될 제품입니다. 장점은 기대했던 것보다 중음역대(보컬) 누음 방지 성능이 대단히 만족스럽다는 것이고 단점은 먼지와 더위였습니다. 단점을 해결할 수 있는 자기만의 방법이 있다면 충분히 괜찮은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 읽으시는 분의 꿈이 이뤄지길 기도합니다.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