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상담소, 상담자는 딸

#7. 셔틀버스에서 만난 아이

by 비온후


루디는 수영을 배우고 있다.


수영을 배우고 있는 곳은 구에서 운영하는 곳이어서 수영 외에도 인라인, 검도, 요가 등 운동 프로그램과 피아노, 미술, 한국사 등 교육 프로그램까지 고루 갖추고 있는 곳이다.


저렴하게 운영되고 있는 곳이라 거리가 있지만 열심히 찾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차로 라이드를 해 주었는데, 이제 셔틀버스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


셔틀버스는 처음이라 우리 둘은 조금 긴장 상태였다.


놓치면 안 되는데… 놓치면… 놓치면… 택시 타지 뭐.


다행히 루디가 한눈팔지 않고 빠르게 샤워를 마치고 나와 무사히 셔틀을 탈 수 있었다.


자리에 앉자 안도감이 들었고, 루디도 버스 타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 안심이 되는 듯했다.


창밖을 보며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데, 5~6살로 보이는 꼬마들이 버스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인솔 선생님이 계셨지만 저렇게 아가들도 셔틀버스를 타고 다니는 것이 대견스러웠다.


기특함에 눈에서 하트가 퐁퐁, 입가엔 미소가 지어졌다.


얌전히 앉아 안전벨트까지 야무지게…


오구오구 귀요미들.


걱정이 없네.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는데,


어? 뭐지?


한 아이가 귀에 보청기를 하고 있었다.


잃어버리지 않게 끈에 고정되어 있는 모습까지, 와우 수술 전 드림이가 보청기를 꼈던 딱 그 모습이었다.


순간, 뭐라고 해야 할까.


반가운 마음과 슬픈 마음이 연기처럼 번졌다.


우리 가까이에 난청 친구가 또 있구나.


그래. 없지 않겠지.


왠지 코끝이 시큰거리며 저 아이 부모는 처음 난청을 알았을 때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혼자 드라마를 써가기 시작했다.


한편으로는 이곳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과, 어려움은 없을까 하는 마음까지…


나중에는 씩씩하게 잘 다녀주고 있는 아이가 그냥 기특하고 고마웠다.


셔틀버스는 돌고 돌아 한두 명씩 하차를 시작했다.


이내 보청기를 착용한 아이도 내렸다.


정류장에는 아빠가 나와 있었던 것 같다.


아이가 내리자 안아주며 환하게 웃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저기요.


여기에도 있어요.


우리 아이는 인공와우를 하고 있어요.


혼자가 아니에요.


내 아이만이 아니에요.


여기 난청 친구가 있답니다.


속으로 마음을 살포시 전달해 보았다.


아이가 내리는 모습을 보며 루디에게 속삭였다.


“루디야, 저기 저 동생 보청기 착용하고 있어.”


“어? 그러네. 드림이 애기 때랑 똑같아. 신기하다.”


“신기해?”


“응. 저 친구는 드림이만큼 심하진 않나 봐. 보청기 하는

거 보니까. 잘하고 있네.”


보청기를 한 동생이 신기하다는 루디.


루디의 말투에는 어떠한 다른 드라마도 없었다.


드림이와 같은 보청기를 한 모습이 반가운 마음 외에 어떠한 슬픔도, 어떠한 고민도 없었다.


더 깊은 생각도, 알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어림짐작도 없었다.


그냥 그 모습을 그대로 볼뿐.


그래. 맞다.


그냥 보청기를 한 아이를 만났고, 드림이와 같은 모습이라 반가운 마음이면 되었지.


그 외에 무슨 마음이 더 필요할까 싶었다.


그 짧은 시간에 대하드라마를 썼던 내 마음속 시나리오를 지워본다.


어떠한 해석도 붙이지 말자 싶었다.


근데 그래도 이 마음은 지우지 않았다.


여기 우리 아이도 난청이에요.


멀지 않은 곳에 있어요.


우리 함께 살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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