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기가 자고 있어요
드림이가 뱃속에 있을 때 집을 보러 다녔다.
이전 집 계약이 곧 끝나가는 시점이라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새 집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임신 중이라 그랬는지 집을 보러 다닐 때마다
“아기가 자고 있어요. 노크해 주세요.”
라는 문구가 자주 눈에 띄었다.
그 글을 볼 때마다
저 집엔 아기가 있구나. 생각보다 어린 아기가 있는 집이 많네.
나도 드림이가 태어나면 붙여놔야겠네.
하고 생각했었다.
이사를 결정한 집에는 돌이 지난 남자아이가 살고 있었고, 이 집 초인종에도
“아기가 자고 있어요.”
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처음 집을 보러 갔을 때 그 문구를 보고
우리가 이사 오면 굳이 안 떼어도 되겠네.
하고 웃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드림이가 태어나고 난청을 알게 되었다.
심도 난청인 드림이는 외부 소음으로 절대 잠에서 깰 수 없다.
아무리 초인종을 눌러대도
드림이는 잠에서 깨지 못하는 것이다.
이사를 마치자마자 초인종의 그 문구를 떼어 버렸다.
그냥… 보기 싫었다.
루디가 묻는다.
“왜 떼었어?”
“우리 집엔 필요 없으니까.”
빙긋 미소 지어 주었다.
루디에게 드림이 이야기를 할 때는 웃으려고 애쓴다. 아니 어쩌면 그냥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드림이는 좋겠다. 잠을 아주 깊게 잘 수 있을 것 같아.
드림이한테 방해될까 소곤거리지 않아도 돼.
드림이는 듣고 싶지 않으면 소리를 안 들을 수도 있어.
초능력자야. 아주~”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속으로는 눈물이 난다.
우리와 다른 방식의 삶을 살아갈 우리 딸.
내가 드림이의 어려움을, 힘듦을, 속상함을,
그럼에도 행복한 순간들을
과연 100% 이해해 줄 수 있을까.
우리 집에는 초인종 소리에 잠에서 깰 아기는 없지만
자기가 원할 때 소리를 꺼버릴 수 있는 아기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지게 살아갈 우리의 드림이 있다.
지금보다 아가 시절의 드림이는 소리를 듣지 못하지만, 아주 우렁차게 울어대는 편이었다. 당시 2학년이 된 루디는 옆집에 폐가 될 것 같다며 안절부절못하다 아래의 문구를 적어 문에 붙여두었다.
우리 집 문에 ‘아기가 자고 있어요’ 문구는 없어도, 양해를 구하는 문구는 붙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