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배우는 아이 이야기

#1. 꽈당 넘어지면 벌떡 일어나!

by 비온후

드림이는 2년을 열심히 살아낸 24개월 아가이다.

최근 좀 컸다고 낮잠을 안 자고 버티는 날이 종종 있는데, 그런 날에는 아이도 나도 종일 쉼이 없어지니 지치기 마련이다.


평소 졸려하면 유모차를 태워 낮잠을 재우는데, 그날은 유모차에서 침실로 옮기는 중에 깨버렸다.

간절한 마음으로 안아서 토닥였지만 다시 재우는 데 실패했다. 이럴 땐 참 화가 나고 답답한 마음이 든다.

통제감을 상실한 마음과 휴식 시간을 빼앗긴 억울함이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다스려야지. 후우…


그렇게 드림이는 낮잠을 10분 자고, 버티기에 들어갔다.

티브이를 틀어달라, 사탕을 달라, 밥은 싫다…

몸이 피곤하니 오히려 더 각성이 되어 요구사항만 늘어가고,

피곤이 해소되지 않으니 울음과 짜증이 가득했다.

엄마도 힘들어…


그렇게 몇 시간을 보내고 저녁까지 먹이고 나니 진이 빠지는 듯했다.

퇴근한 아빠 옆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드림이를 보며 맥주를 하나 집어 들었다.

크아아~ 시원하게 한 모금 축이니 좀 낫네 싶으면서도,

육아 중 음주를 했다는 죄책감도 슬며시 올라온다.


어쩌다 가끔이니… 하며 싱크대에 기대고 앉아 남은 맥주를 마셔보았다.

그때 아빠랑 놀던 드림이가 우다다다 달려와 내 앞에 앉는다.

예쁘긴 예쁘고, 힘들긴 힘들고… 참 아이러니하네.


순간 나도 모르게

“드림아, 산다는 게 뭘까?”라고 물었다. 그냥 늘 궁금한 그 물음.


“꽈당. 아이코 넘어졌네.” 드림이가 답했다.


응? 제일 좋아하는 동화책의 글귀를 말하고 있다는 걸 아는데,

왜 이리 적절한 대답인지.

그래, 인생은 꽈당 넘어지는 거지..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알고 있었다. 그다음 페이지에 나오는 내용이 무엇인지…

그렇지만 물었다.

“넘어졌구나. 그럼 어떻게 해야 해?”


“벌떡 일어나!!”


미소가 피어난다.

24개월 아가가 말했다. 인생은 꽈당 넘어지는 거라고.

그리고 벌떡 일어나야 한다고.


그래, 벌떡 일어나자.

우리, 같이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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