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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의 현장일기

(6) 나를 스쳐간 많은 단상들

by 식빵이

리더십의 팔 할은 공감능력에서 비롯되는 것 아닐까?

- 의외로 그런 것 때문에 존경심을 얻기도 잃기도 한다.
- 리더 되기 무섭다.

"안 된다"가 "안 해봤다"와 같은 뜻일 때에 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경험을 해보았다.

사람이기에 나쁘지 않아도 미워질 수 있고 우리 마음이기에 그러다 다시 괜찮아질 수도 있다.

직장은 직장이다. 직장 일은 직장 밖에서는 다 아무것도 아니다. 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구성원 입장에서 내 조직이 정부의 보조금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일방적이고 이해되지 않는 지시를 불시에 받을 확률이 매우 낮아진다는 뜻인 것 같다.

보고를 위한 보고에 업무 시간을 낭비할 확률도 말이다.

발전적인 조직은 확실히 "안 돼" 보다 "해봐"가 더 많다.

경험이 쌓이면서 내 실행 하나하나가 어떤 파급 효과를 일으킬지 모른다 생각하니 일할 맛이 난다.

하지만 일하는 만큼의 대가를 받고 있는지는 늘 냉철하게 생각하고 있다.

생각보다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나며 일하고 있다. 결국 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것과 원만한 관계 형성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그런데 유독 원만하기 힘든 별의별 다채롭게 이상한 사람들도 피할 수가 없다.

그런 사람들과 일로 엮여서 힘들 때에는 이전엔 내가 잘못하고 있나 생각했겠지만 이제는 나도 그냥 "너 뭔데? 너 뭐 돼?" 마인드로 대한다. 다만 성격상 구질구질한 감정싸움은 싫어하기 때문에 마음에 안 들면 옳은 말로 후드려 패거나(불곰 주의) 예의를 최소한만 베푼다.

예를 들어, 평소 메일에는
감사합니다. 000 드림 혹은 올림
을 꼭 붙인다면 이들에게는 그런 걸 붙이지 않는다던가 하는, 이건 내 딴에 꽤나 하대하는 것이다!

석사 전부터 관심이 있었으니 그래도 7년 이상 한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이래저래 아는 얼굴도 많이 만나게 되고, 영향력이라는 무서운 단어가 멀리서 내게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도 있다.

준비된 사람이 되어야지 생각하는데, 딴 것보다 사람이 커지려면 인성이 제일 준비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난 일단 이기적이고 이상한 놈들까지 품어주는 건 좀 포기한 것 같고, 적어도 그 놈들한테 받은 스트레스나 사적인 꼬장을 가까이 있는 직장 사람들에게 풀지는 않는 정도의 인성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강제적으로라도 그렇게 할 수 없는 입장이지만 직급이 높아질수록 자기 주변 사람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이런 피해를 끼치기 쉬운 것 같다. 그러니 지금부터 꾸준히 경계해야 할 것이다.

부디 나도 조직도 서로를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라며...

이 글을 쓴 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 바람은 과연 이루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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