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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앞날

by 베를리너

3월 1일 삼일절에 심은 프리지어, 청경채, 골든 너겟 보라가 다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청경채는 작은 화분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좁은 공간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타더니, 골든 너겟보라 새싹을 가리는 것은 물론, 자기들끼리 껴안고 뒤엉켜 난리 부르스.


환절기 심한 감기에 걸려 보는 둥 마는 둥 했지만, 휴일을 맞아 새집을 지어주기로 했다.

옆에 놓인 채송화의 역전세.

사람일 한 치 앞 모르듯이 식물 역시 마찬가지다.

여린 잎사귀로, 앞날을 기약하기 힘들었는데, 어느새 포동포동한 줄기와 잎사귀를 보인다.

좋아하는 중국 요리를 흉내 내 청경채가 식탁에 오르는 맛있는 상상을 하며 청경채에 새 집을 마련해 주었다.


프리지어는 세 달의 기다림을 뒤로하고, 골든 너겟 보라에 새 집을 양보했다.

프리지어 구근은 물샤워 이후 약간 시들해졌다. 마음은 조급해지지만, 채송화를 보며 위안을 얻는다. 채송화처럼 질긴 생명력을 보여주길!


*독자 여러분, 개인 사정상 브런치 연재를 한 주 미룹니다.

기다려주신 독자분 죄송합니다. ㅠㅠ

식물의 앞날처럼, 올여름 예상 밖의 즐거움이 찾아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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