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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창 응봉 최중원 Jan 06. 2020

백뻘게, 글로 알아가는 모임

텀블벅 펀딩을 홍보하는 글


이 브런치를 저는 제가 쓴 글을 모아놓는 창고로, 그리고 맞춤법 검사기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딱히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좋아요를 눌러주시는 분들, 팔로우해주시는 분들께 언제나 감사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합니다.


저는 지금 독일의 베를린과 함부르크를 오가며 살고 있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내와 함께 유학을 왔습니다. 19/20 겨울학기부터 함부르크의 어느 학교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더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디자인하는 일을 오래 해왔고 좋아하기도 하지만, 평생 디자인"만" 하다 늙어죽는 인생은 별로 좋지 않게 여겨집니다. 어렸을 때부터 애니메이션을 보고, 만화책과 소설책을 읽는 것을 즐겨왔던 저는 오래 전부터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하고 싶었고, 지금까지 몇번이나 장편소설을 쓰는 것을 도전했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열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멈췄지요. 쓰는 방법도 모르고, 한 권을 다 쓸 만큼 큰 욕심도,동기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이야기를 만들고 싶은 욕구는 제가 아내와 함께 만화를 그려서 인스타그램에 연재하기 시작하면서 어느 정도 채워지기도 했구요.

우연히 <백림뻘글게마인샤프트>, (이하 백뻘게)라는 이름의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게 되면서 저는, 다른 누군가가 내는 주제에 맞추어 일주일에 한 편씩 "완성"된 글을 써야 하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저는 에세이나 수필을 쓰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고, 그렇다고 장편소설을 일주일 안에 쓸 수도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단편소설을 쓰게 되었죠. 첫 몇 주가량에 썼던 단편소설들은 정말 부끄러울 지경이라 이 브런치에도 공개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다른 글들이 정말 자랑스럽다는 것은 아닙니다) 금방 저는 "일주일에 한 편씩, 랜덤한 주제에 맞춰서" 글을 쓰는 루틴에 적응할 수 있었고 정말 큰 재미를 느꼈습니다. 


백뻘게에서의 재미는 그러나 글을 쓰고 읽는, 작가로서의 경험이 전부가 아닙니다. 금요일 저녁 일곱시에 공간 "섬"에서 모이는, 적게는 다섯에서 많게는 열명 가량의 사람들이 모두 그 주의 주제에 맞춰서 써온 자신의 글을 읽습니다. 시, 산문, 희곡, 단편소설등 장르도 다양합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도, 전달하는 방식도, 읽는 방법도 모두 다릅니다. 그럼에도 글들에게는 설명하기 어려운 공통점이 있습니다. 고향을 떠나와 멀리 이 백림이라는 도시에서 사는, 일종의 경계에 서 있는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발산되는 온도랄까, 냄새 혹은 맛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백뻘게의 즐거움은, 모임을 처음 만든 대장 "모호"의 말처럼, 글을 통해서 다른 사람을 알아가는 것에 있습니다. 글이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솔직하게 담은 수필이든, 있지 않은 이야기를 꾸며내 쓴 소설이든, 결국에 글쓴이는 글에 자신을 어떤 식으로든 투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쓴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른 사람들도 글 안에 숨어있는 저를 보았겠지요. 그런 식으로 우리는 일주일에 한 번씩, 서로의 글을 듣고 자신의 글을 읽으면서 흔하지 않은 방식으로 친목을 나누었습니다. 물론 모임을 끝내고 먹고 마신 음식과 술들 역시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말입니다.


설명이 길었습니다.

이 글은 저희 백뻘게 모임에서 펀딩을 시작한 "백림뻘글게마인샤프트 : 베를린에서 쓰여진 글들" 프로젝트를 홍보하는 글입니다. 저를 포함하여 모두 열 명의 글쓴이들이 매주 쓰고 모여 읽은, 200여편 가량의 글들이 실립니다. 말하기로는 텀블벅은 지인의 힘을 빌어 성공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저는 저희의 글이 저희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널리 읽혀지기를 바랍니다. 브런치를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고, 여러 팔로워들을 방문해서 글을 열심히 읽고 좋아요나 댓글을 열심히 달지도 않았지만, 그럼에도 이 글은 널리 공유되고 읽혀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미리보기 샘플 글 >

https://drive.google.com/file/d/18gV4zoEV0z1oHReQ28vlgdqpnUDDG9qu/view?fbclid=IwAR1Pnzb7y_arabMRkDoYwt6HP4MMSX1_oZwwHCLX0uBrHBZ9uVEE8crpfOc



텀블벅 링크 >

https://tumblbug.com/bbulgulberlin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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