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드라마 XX(엑스엑스) 리뷰
<에이틴>, <연플리> 등 웹드라마라는 장르 자체가 보편화되는데 큰 공을 세운 플레이리스트에서 제작한 드라마. 이전 웹드에서는 비교적 덜 알려진 배우들이 웹드에 출연한 덕에 화제인물이 되었다면, 엑스엑스는 하니, 황승언 등 애초부터 잘 알려진 배우들을 캐스팅하여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됐었다.
그렇다, EXID에서 솔로 아티스트로 발돋움한 하니(안희연)와, 이미 다수의 TV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는 황승언이 주인공. 하니는 유명 바텐더, 황승언은 하니가 일하는 바를 사들인 새로운 사장이다. 둘도 없는 대학 친구였다가 원수가 된 사이이기도 하다.
연애가 중심 소재지만, 연애하는 이야기 그 자체가 아니라 주인공들이 각자의 트라우마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담았다. 대본과 연출 모두, 사건의 전개가 아니라 친구&연인 사이의 미묘한 감정에 집중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칵테일 바와 칵테일 만드는 과정을 감각적으로 담아내, 영화나 ASMR 못지 않은 영상미가 느껴지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덕분에 20분짜리 한 편을 봤지만 60분짜리 TV 드라마를 보는 것 이상으로 몰입했다.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가스라이팅 + 맨스플레인 하는 등장인물을 보면서 분노했다. 고의가 아니지만 친구에게 트라우마를 준 후, 피해자의 입장에 공감하지 못하는 인물을 보면서는 공감이 얼마나 힘든건지, 또 내가 공감한다고 하면서도 결국 내 중심 사고방식을 했던 옛날이 떠올라 마음이 쓰렸다.
기억에 남은 대사들.
근데 그때 내가 제일 슬펐던게 뭔지 알아?
난 너랑 서태현중에 너였는데 넌 나랑 서태현중에 서태현이었다는거.
너 나나 베프로는 절대 나 못이겨, 취향 기호 이런거 다 알면 뭐해, 속을 모르는데.
이제 누구 인정같은거 없어도 내 스스로를 아낄 수 있는 사람이 되려구요.
이제 싫은 사람 신경쓰느라 시간낭비 안하려고. 그거 말고도 신경쓸거 많잖아.
나를 엑스엑스의 세계로 인도한 유튜브 고몽 님의 리뷰. 나레이션이 아주 찰지다. 자극적인 썸네일과 달리, 유치하지 않고 감각적인 드라마이니 꼭 봤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