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효진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 리뷰
"아, 글 써야 하는데", "나도 유튜브 해볼까?" 이런 생각 한번쯤은 하게 되는 요즘이다. "나만의 콘텐츠"라니, 심지어 '만드는 사람'이 된다니. 제목만 봐도 안 읽을 수가 없는 책이다.
황효진 작가의 글은 조용한 목소리로 차분히 자신이 아는 것들을 이야기해주는 언니를 만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는 일하는 밀레니얼 여성들의 커뮤니티 빌라선샤인에서 콘텐츠 디렉터로 일한다. 매거진 ize의 기자였고, 프리랜서로 자신의 글과 잡지를 만들었다. 이런 경험을 살려 책 <아무튼 잡지>를 썼고, 프리랜서 팀 헤이메이트를 구성하여 팟캐스트를 만들고, 책 <둘이 같이 프리랜서>도 썼다. 두 책을 인상적으로 읽었기에 이번 책도 기대됐고 실망시키지 않았다.
책 자체도 가벼워서 들고다니며 읽기 좋다. 그러다보니 콘텐츠 기획이란게 뭐 그렇게 어려운게 아니라 그냥 한번 해보면 되겠다! 하는 가벼운 마음이 든다. 읽다보면 책을 옆에 두고 메모지 한장 꺼내 떠오르는 것들을 이것저것 적게 된다.
그렇다고 저자가 던지는 콘텐츠 기획을 위한 질문 하나하나가 가볍지는 않다. 기획의도 즉 왜 만들어야 하는가?, 나는 무엇을 위해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가?, 이 콘텐츠가 읽는 사람들에게 유익이 될 수 있는가? 어떤 매체가 좋을까 - 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건가, 그 매체를 이용하고 싶은건가? 등등. 곱씹어 읽다보면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막연한 마음이 구체화되고, 숨어있던 욕구를 마주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기보다 내 목소리를 내고싶다는 마음이 더 크단걸 발견했고, 어떻게 균형을 맞출지 고민하게 되었다.
특히 나를 독촉하는 책이 아니어서 참 좋다. 자기계발, 기획 관련 책을 읽다보면 기획하지 않고 있는 내가 바보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이 책은 좋은 감상자로 남는 점도 좋다는 점을 언급한다. 자신의 취향을 잘 찾고, 콘텐츠들이 올바른 기준 - 소수자를 폄하하지는 않는지? 당연하게 남성 중심적 사고를 갖고있지는 않은지 - 을 따르도록 모니터링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잘 하고 있는거다. 사회에 뒤쳐지고 싶지 않다는 조급함보다, 정말 내 콘텐츠를 만들고 싶을때 만들면 된다는 관점이어서 작가의 말에 더 신뢰가 든다.
언젠가는 내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다
만들고 싶은 콘텐츠는 있는데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가 힘들다
콘텐츠를 만들고는 있지만 이렇게 하면 되는건지 의심스럽다.
기획 자체에 대하여
이 콘텐츠를 기획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이 콘텐츠가 지금 세상에 나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떤 관점/포지션으로 만드는가?
원칙 : 어떤걸 하고 어떤걸 하지 않는가?
다루고자 하는 주제의 핵심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형식은 무엇인가?
만드는 '나'에 대하여
나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수 있을까?
내가 콘텐츠를 만들어서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나는 '나'를 어느정도 드러낼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