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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리 Mar 07. 2018

우연의 점을 찾아 선과 면이 되도록 하는 힘

책 <클릭 모먼트> 요약과 리뷰

어려운 경영도서같아 보이지만 일상과 접목하여 잘 설명하고, 경영보다는 일상적이고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례가 많아서 술술 읽힌다. 주로 출퇴근길에 책을 읽는데 이 책은 집에 가서도 읽을 정도로 뒷 내용이 궁금했다.




끊임없이 노력한다고 성공이 얻어지지 않는다. 혁신은 더더욱 그러하다. 우연이 필요하다. 예전엔 가능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은 사회에서 통용되던 정해진 방법과 기준이 점점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점점 변하는 새로운 시대에서 끊임없이 노력하여 성공을 얻어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모순적이다. 또한 기존의 규칙을 따르며 열심히 노력하는 것보다, 아예 다른 규칙을 선택했을 때 성공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 결국 성공의 가능성은 우연의 법칙에 따라 동일하다. 그래서 기업의 성공사례에 대한 이유, 즉 성공을 부르는 전략을 찾는 것은 성공하는것 만큼이나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우연이 아니라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믿고, 그것을 찾아내려 애쓴다. 인간은 위험을 통제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서, 모든 것에 이유가 있다고 믿는 것이 훨씬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즉 성공을 예측하는 것은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것이고 실제로는 예측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일이다.


우연히 찾아온 무언가가 터닝포인트 또는 혁신의 시작이 되는 순간을 클릭 모먼트라고 부른다. 모든 사람에게 정치, 경영, 미술, 음악을 막론하고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에게 그런 순간이 찾아왔다. 클릭 모먼트는 서로 다른 개념 또는 사람이 부딪힐 때 일어나는 경향이 있고, 예측이 불가능하며, 행복/외경심/흥분 같은 감정적인 반응이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우연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그래서 클릭 모먼트를 창조하는 방법을 이야기하는데, 1) 가장 중요한 문제에서 눈을 돌려 관련이 없어 보이는 분야를 바라보기 2) 관찰한 서로 다른 분야를 연결하기 3) 호기심 4) 예측 가능한 경로를 고의로 거부하기 이다.                 

또한 그 순간에 머무르지 않고 의도적인 모험을 했을때 클릭 모먼트를 성공으로 연결할 수 있는데, 모험을 여러 번 시도하고, 각각의 규모를 최소화하여 실패가 크지 않도록 하고,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고,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을 미리 계산하고, 이 과정에서 열정이 함께한다면 모험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릭 모먼트와 그에 따르는 여러 행동에는 복합력이 작용하는데, 복합력이란 여러 가지 상황과 요소가 복합적으로 일을 이끌어 가는 힘을 말한다. 복합력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거나, 나비 효과, 혹은 과거의 성공이 미래의 성공을 강화하는 자기 강화 순환 고리를 가져온다는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복합력은 무엇이라도 실행에 옮길때, 이례적인 것을 무시하지 않고 주목할 때, 기회가 왔을때 빠르게 행동할 때 실제로 힘을 갖게 된다. 이것이 ‘복합력’이라고 부를만한 것인지는 고객의 반응이 얼마나 치열하고 강한지, 즉 복합력의 강도를 보고 알 수 있다. 만약 복합력의 물결을 타고 실려온 듯 한 무언가를 발견한다면, 더블 다운 해야 한다. 더블 다운은 지속적으로 성공을 거두길 기대하면서 여러 자원을 투자하는 것이다.




저자는 사회가 변했음을 이야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총 12개의 챕터 중 앞쪽 5개의 챕터는 사회의 변화를 역설하기 위해 할애한다. 체인지메이커 교육 분야에 있을때 줄기차게 들었던 ‘게임은 변했고, 새로운 룰이 필요하다’는 말이 떠올랐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저자는 ‘게임 체인저’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또 '연예대상을 연예인이 아니라 일반인인 미우새 어머니들이 받으신 것처럼, 정해진 기준이란 없다’는 말을 하던 친구도 떠올랐다. 그렇다, 사회는 변했고, 정해진 기준이나 규범이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해야만 성공할 수 있어! 혁신은 이렇게 이끌어 내야 해! 하는 것도 없다.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며 일반화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것은 이미 사회에서 통하지 않는다.


경영서적임에도 심리적인 위로를 얻었고, 이성적으로 내가 반드시 지키면서 살아갈 태도를 생각할 수 있었다. 우선 내가 클릭 모먼트를 느껴서 감정이 벅차올랐던 순간을 떠올려 보았다. 우연히 만났던 대표님의 말 한마디에서 다른 길을 알게 되었고, 물론 고민하는데 오래 걸리긴 했지만(이 책에서는 클릭 모먼트에서 최대한 빨리 실행하라, 즉 고민을 빨리 끝내야 한다고 말한다) 열정을 갖고 실행에 옮겼다. 그 외의 여러 경험을 통해 스스로 추진력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복합력을 유도할 수 있는 자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에서 말하는 성공해야 하는 이유도, 실패해야 하는 이유도 있다는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성공한 사례를 분석해보면 이러이러한 요소가 성공을 이끌었다-고 이야기하지만, 만약 그 사례가 성공하지 못하고 실패했다면 실패한 이유는 이러이러하다~하고 충분히 분석할 수 있다, 즉 성공한 이유든 실패한 이유든 결국 결과론적인 분석일 뿐이라는 이야기였다.

종합해보면 클릭 모먼트는 그 순간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의 행동들을 모아서 내가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클릭 모먼트를 이어가기에 유리한 특징 중 일부를 갖고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에 휩쓸릴 필요가 없다는 확신을 얻었다. '성공하려면 이렇게 해야 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그것이 성공으로 가는 유일한 루트가 아니며, 루트 중 하나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이 책의 내용을 따르자면 성공의 루트 중 하나조차도 아니다. 더군다나 성공의 정의도 사람마다 다르다. (아무래도 내가 갖고 있는 성공의 정의는 더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도 내가 성공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단언할 수는 없지만.. 다음엔 성공의 정의를 정리하는 글을 써야겠다.)


저자의 글쓰기 방식이 독특한데, 읽다보면 설득하고 이해하게 된다. 챕터, 또는 챕터 안의 단락이 끝날때, 독자가 가질만한 의심과 비판을 스스로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다음 챕터에서 논의할 내용을 미리 이야기한다. 간단히 하자면, ‘아무리 ~가 좋다고 해도 이것으로 성공을 이끌어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 챕터에서는 -를 알아보도록 하자’ 라는 내용이 챕터 마지막에 꼭 나온다. 저자의 말대로 세상이 복잡하기 때문에 완벽한 논리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자신의 논리에서 빈 부분을 스스로 찾고, 계속해서 보완해나가는 방식이다. 처음 책을 읽을때만 해도 ‘아무리 그래도 성공하려면 사람들에겐 꾸준함이 중요하지’ 하고 비판하면서 봤는데, 읽다보니 ‘맞아 그럴 수 있지, 그렇지’ 하고 동의하게 되었다.


이제 혁신의 순간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에 대한 이론과 사례를 접했으니, 조금 더 단단해져서 클릭 모먼트를 알아차리고, 더 많이 만들어내고, 복합력을 유도할 수 있는 내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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