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결혼 전을 돌아본다.
나는 직업특성상 나이 많은 직장동료가 꽤 많다. 60대 직장동료는 젊은 처자들을 모아놓고
"최고의 재테크는 결혼! 결혼! 결혼이다. "
만세 삼창도 아니고 귀에 딱지가 않도록 얘기를 했다.
대략 요약하자면
결혼을 잘하면 어차피 지금 소액으로 재테크를 하는 게 의미가 없게 된다.
그냥 결혼이나 잘해라 이 말이었다.
결혼한 친구들을 둘러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도저히 재력도 넘치고 내가 마음에 드는 외모에 성격도 다정하고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남자를 만날 수가 없었다. 도대체 어디 있나?
(나는 나의 짝꿍으로 다정하고 귀여운 동안외모를 가진 수달 남편을 맞이했다. 조개 빼앗겨도 어어 하는 해달인 줄 알았는데 속은 야무진 수달이었다. )
어쨌든 그때의 나는 돈에 관심이 없는 이유를 합리화하며
결혼하고 나서 남편하고 같이 합심해서 돈을 불려 가야지.
지금 내가 집을 사거나 투자를 하는 의사결정을 했다가 결혼 후 남편의 의견이 다르면 곤란하잖아.
일단 지금은 현재가 중요하고, 돈에 관련된 건 결혼하고 생각하자.
이 정도 저축하며 사는 것도 대견하고 괜찮지 뭐.
이런 안일한 생각들로 재테크는 1도 관심이 없었다.
그냥 결혼하고 나면 뭐가 뚝딱뚝딱 될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이때 똑순이들은 1억 모으기 하고 그 돈을 시드로 재개발을 하거나 갭투자를 하거나 주식이라도 하면서
돈을 불려 나갔는데 과거의 나 혼내줘야 한다.
차라리 결혼을 일찍 하기라도 했으면 훨씬 좋았을 텐데
이번 코로나 자산상승기를 멍하니 손가락 빨며 지켜보면서 결혼 일찍 해서 먼저 자산시장에 들어간 친구들이 너무나 부럽고 질투 나고 했었다.
소심 만렙인 개복치인 나는 결혼을 하기 전에는 이런저런 고민도 많고 걱정도 많았다.
그런데 해보니까 일찍 했어야 한다. 둘이 모으면 돈도 금방 모이고, 대출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은행에 돈을 더 많이 빌려서 쇠똥구리가 굴릴 쇠똥을 더 크게 만들면 더 큰 쇠똥이 빠르게 되는 것이다.
물론 모든 투자는 리스크를 함유하고 있다. 대출을 많이 하면 그만큼 리스크도 커진다는 것은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러니까 개복치 투자자들은 수십 번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며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것이다.
(육퇴 후 밤에 돈계산하는 개복치와이프에게 수달남편은 뭘 계속 세는 거냐 한 번 하면 됐지 한다. 이게 조금만 삐끗하면 얼마나 위험한 건데! 개복치는 오늘도 돈계산과 이런저런 궁리를 한다.)
아무튼 결론은
미혼이라도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자산시장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혹시 부동산이 폭락할까 봐 주식이 폭락할까 봐 못 들어가겠다고 발만 깔짝깔짝 담그다 빼면 영원히 못 들어갈 수 있다. 일단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도전하고 부딪쳐야 한다.
내가 다시 미혼으로 돌아간다면 쓰잘대기 없는 대학원 안 다니고(죄송합니다 교수님)
1억을 미친 듯이 모아서 아파트 갭투를 시작할 것이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빌라 경매를 할 것이다. 빌라 경매는 더 철저한 시장조사가 필요하다. 더 많이 발품을 팔아야 하고 시세를 정확히 측정해야 한다. 서울의 주요 업 무지 빠르게 갈 수 있는 동네의 빌라를 매 주말마다 가서 발품을 팔고 시세를 측정한 뒤 경매로 1~2천이라도 싸게 사보겠다.
그다음에는 내가 최대한 셀프 인테리어로 깔끔하게 치운 뒤 전세를 높게 맞춘다.
아주 작은 갭으로 다음 투자자에게 넘긴다. 아마 1천만 원 정도의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경매로 얼마나 싸게 얻느냐, 셀프인테리어에 돈을 얼마나 넣느냐에 따라 달라짐).
참고로 지금은 취득세 문제로 2개까지만 중과 없이 취득할 수 있다.
그리고 빌라 경매는 서울을 보면 좋겠고 최대 핵심 수도권까지 (업무지구까지 대중교통으로 1시간 이내) 보면 좋을 것 같다. 빌라 경매는 정말 열정을 가지고 해야 하기에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한다.
돈 공부 돈 사랑을 미혼이라고 결혼 뒤로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하기를 모든 개복치 부자싹들을 응원한다.
싹이 보인다 부자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