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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트로베리 Oct 08. 2023

미혼 절세미녀에게 집의 의미

나의 무주택 친구들 2

나의 친한 친구들 중 무주택인 친구가 5명 있다.

그녀들은 사회에서 만난 친구도 있고 학교를 같이 다닌 친구도 있다.


저마다 서로 다른 사정을 가지고 있고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내가 너무나도 소중히 아끼는 나의 무주택 친구들을 조금은 감정을 배제하고 연구자의 시선으로 사례연구처럼 분석해 보고자 한다.


<미혼 절세미녀에게 집의 의미>


연구대상: 43세 미혼의 미녀 영어학원 강사


2. 나미

나이: 43세

직업: 영어학원 강사

상황: 미혼이지만 언제든 마음먹으면 결혼할 수 있음


내가 나미를 처음 봤을 때 나미는 33세 미모의 여성이었다.

나미는 새하얀 얼굴에 커다란 눈 오뚝한 코에 얼굴이 청순 그 자체였다. 몸매도 가녀린 팔다리로 바람만 불면 날아갈 것 같았다. 나미는 누군가 조금이라도 툭 치면 탁 쓰러지고 눈물을 뚝뚝 흘릴 것 같은 청순가련의 대명사였다.

어딜 가든 나미는 가장 아름다운 꽃이었다.

옷도 얼마나 잘 입는지 나미를 보면 예쁘면 패션센스도 타고나나 싶다.


나미는 아름다운 외모로 그녀를 추종하는 팬들이 꽤 많았다. 대기업 연구원, 한의사, 변호사, 치과의사 그리고 심지어 아침드라마 전문배우 연예인도 있었다.


나미는 외국계회사의 총무로 일하다 그만두고 영어학원 강사로 일하고 있다.


나미의 30대는 남자들의 끊임없는 구애 연속이었다. 그런데 나미는 한 사람과 오래 만나지 못했다.


나미는 완벽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 했다.

유복한 집안에서 화목하게 자란 사람

좋은 직장을 가지고 월급을 많이 받는 사람

자기 일에 열정을 가진 사람

부인은 전업주부로 일하길 바라는 사람

키가 크고 외모는 준수한 사람

성격은 온화하고 나미를 귀하게 여기는 사람

무엇보다 인성이 바른 사람

자기 일을 열심히 해도 여자친구를 너무 외롭게 하지는 않는 사람


하지만 이건 명백히 불가능했다.

한 남자는 성격이 온화하고 집이 잘 살았다. 그는 자기 일에 열정이 없고 그냥 적당히 하며 가족과 즐기며 살고 싶어 했다. 어차피 돈이 많아서 아등바등할 필요 없다나.

나미는 이런 사람이 싫다고 자수성가형의 열정적인 사람이 좋다 했다.


한 남자는 자기 일에 열정이 넘치는 자수성가형의 고액연봉자였다. 다만 시간이 너무 없어 나미를 외롭게 했고 그 엄청난 근성은 가난한 집안배경에서 나온 것이었다.

이번에도 나미는 싫다 했다.


나미가 원하는 조건은 도무지 함께 있을 수가 없는 조건들이었다.


나미는 그렇게 10년의 시간을 보내고 43세가 되었다.



나미는 외국계 회사 총무일, 학원 강사일을 20년 가까이해왔다.


그런 그녀의 자산은 1억짜리 오피스텔 1채

(오피스텔은 본인이 살고 있고, 월세로 돌린다면 70만 원의 월세가 나온다.)


예금에 5천만 원

총 1억 5천만 원이 전재산이다.


스트로베리: 나미, 지금 깔고 사는 1억 오피스텔 말고 왜 돈이 그렇게 없는 거야?

나미: 그냥 다 쓰고 살았어. 월급 많지도 않잖아. 안 그래도 물어보고 싶었는데 나 오피스텔 한 채 더 살까 해.

스트로베리: 5천 대출받아서? 오피스텔을 왜?

나미: 아니~ 월세 70 받으면 너무 든든할 거 같아서 내가 결혼하고 일 그만둬도 오피스텔에서 월세가 나오면 얼마나 좋겠어. 두 채면 140이니까 그걸로 생활비 보태고

스트로베리: 나미, 2015년에 1억 주고 산 오피스텔 2023년에도 1 억인건 좋은 게 아니야.

나미: 월세로 치면 70씩 8년이나 받은 거잖아. 6700만 원 번 거지~

스트로베리: 그 당시 1억 갭이면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많았는데. 지금은 젊잖아 시세차익형으로 해야지

나미: 집값 떨어질 수도 있으니 난 확실한 월세 소득이 있는 게 좋아. 그리고 결혼을 하지 않을까? 그럼 그때 가서 아파트는 남편하고 사도 되는 거구


노후 오피스텔을 한채 더 사느니

갭 2억으로 괜찮은 아파트를 사두라는 말

그리고 생활비를 아껴 쓰라는 말


집값이 떨어질까 무서우면

적당한 시기까지 잠시만 저축을 많이 하면서 청약을 하며 기다려보면 어떠냐는 말


그쪽 오피스텔 지금도 안 팔리고 있고

곧 아파트 입주물량 쏟아지면

공실이나 월세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말


나미를 정말 아끼는 마음에

나도 잘 모르면서

주절주절 떠들었지만

지난 몇 년간 그랬듯이

나미는 아마 흘려들을 것이다.


내가 말해준 단지들을 가보지도 않을 것이고

부동산에는 들어가지도 않을 것이다.


내가 말해준 청약이나 분양권도 알아보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오피스텔을 또 덜컥 살 수도 있다.


내가 마음먹으면 결혼을 하지 않겠니?

라는 말이 자산형성을 뒤로 미루고

열심히 살지 않는 것에 대한 대답이면 안된다,


나미, 결혼을 하더라도 아파트 한 채 들고 가면

남편하고 시작이 더 윤택할 거야

 

글쎄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세계 경제는 어둡고

우리나라 망할 수도 있다.


그래도 발버둥 치며 최선을 다해보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아닐까


내가 괜한 소리를 하고 온 건 아닌가

나미를 만나고 돌아오는 마음이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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