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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바우 Jul 05. 2020

01. 스무 개의 생각이 모이다

주경야독(晝耕夜讀)   


 지인으로부터 문인단체에서 문예대학을 운영하는데 꽤 오랫동안 운동을 같이 해오던 국문과 교수께서 이번 기수의 전담 강의를 맡게 되었다며 관심이 있으면 신청해보라는 제안을 받은 게 2020년 사월 중순이었다.

강의가 매주 화요일 저녁 7시부터이니 일과를 마치고 참석하면 되겠다 싶어 내용을 자세히 듣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수강하겠다고 대답했다. 수강기간은 5개월로 약간의 수강료가 있었지만 부담을 느낄 정도가 아니어서 일단 신청을 해놓고 개강일을 기다렸다.

 그런데 올해는 모든 외부활동이 ‘코로나 19’와 연계가 되는 상황인지라 까딱 잘못하면 이 강의도 취소되지 않을까 내심 염려가 되었다. 사실 문예대학을 신청하기 전, 모 대학의 평생교육원에 신청하였던 3개월짜리 ‘사진반’이 삼월초 개강 예정이었으나 똑같은 이유로 대여섯 차례에 걸쳐 개강일이 연기되더니 결국 폐강이 되어 문예대학 강좌 역시 취소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내 딴에는 꽤 고가의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했지만 늘 자동에 놓고 셔터를 누르는 게 아쉬워 이번 기회에 제대로 좀 배워보고자 생각했는데 아쉽게도 그 기회를 놓친 셈이다.

 다행히 약간의 걱정은 기우로 끝나고 문예대학 강좌는 예정대로 지역의 대표적인 문인회 고문과 회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5월 초 순천시내 모처에서 성대한(?) 개강식을 가졌다. 약간의 다과와 음료를 즐기며, 문인회가 발간한 정기 간행 문예지를 선물로 받았고 개강식은 격식을 갖추어 외빈 소개, 국민의례, 문인회 소개, 전담강사 인사, 축사, 수강 원서 작성을 하고 기념촬영 후에는 20명의 수강생들이 차례로 간단히 자기소개를 하는 것으로 개강 첫날을 보냈다. 고문으로 자리를 빛내주신 분들은 젊은 날 왕성한 저술 활동을 했거나 현재도 활동 중인 분들이었다.

 그리고 재미있는 일은 금번 수강생으로 참석한 이들의 면면이었다. 다양한 직업군에서 은퇴하였거나 아직 활동하는 이들도 있는데 성비로 보면 여성이 많았고, 연령대로 보면 30대에서 70대에 이르는 등 그야말로 다채로운 구성이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문학 동기 스무 명의 연령대는 다음과 같다.


40년대생 4명

50년대생 4명

60년대생 8명

70년대생 3명

80년대생 1명


벌써 눈치챘겠지만, 수치에서 알 수 있듯이 지긋한 연식을 자랑하는 이들이 희끗희끗한 머리를 하고 강의실에 앉아 진지하게 수강하는 풍경이 연상될 것이다.

이들 중에는 예전에 수강하다가 바쁜 일상으로 중도에 그만두었다가 재수강을 신청한 이들도 있었다. 수강 목적도 다양했지만 글을 잘 써보고 싶다는 것이 공통적인 소망이었다. 개강 첫날은 앞으로 5개월간 22회에 걸쳐서 인문학 강의와 글쓰기, 외부인사 초청 특강 계획을 들었고 이와는 별도로 주말을 이용하여 문학기행도 실시할 것이라는 안내를 받았다. 이번 기수의 전담강사인 전 교수님은 나와 한 명뿐인 동갑내기라 그런지 꽤나 살갑게 대해 주신다.  주경야독(晝耕夜讀)이 시작되었다. 업무의 성격상 출장이 잦은 내가 무난히 완주할 수 있을지 미지수이나 아무튼 가능하면 한 주일의 탄력을 얻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전담 강사 : #전흥남 한려대 교양학부 교수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석ㆍ박사 과정을 졸업. 군산대학교 대학신문사 편집국장, 전북대와 군산대 강사를 거쳐 현재 한려대학교 교양(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 주요 저서로 『해방기 소설의 시대정신』, 『한국 근·현대 소설의 현실 대응력』, 『한국 현대 노년 소설 연구』, 산문집 『성공한 사람과 성공하는 사람들』, 『책이 전하는 말』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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