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식품산업 클러스터를 추진하다 (2)
- 미국발 금융위기 리먼쇼크의 습격
어떤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그에 따른 여건 형성이 중요한데, 식품산업 클러스터 조성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주어질지에 대하여 모색해 보았다. 아시아와 세계를 연결하는 주요 항로 및 중국과 일본 사이의 전략적 위치에 있는 한국은 국제물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 남해안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광양항은 대규모 식품소비시장인 한국, 중국, 일본의 주요 교역축 상에 있어서 물류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특히 급성장하는 곡물, 육류, 수산물, 과일, 채소 등 친환경 신선식품 소비시장의 확대에 발맞추어 조성되는 종합식품산업단지는 국제적인 농수축산식품 가공유통의 허브로 성장할 잠재력을 지녔다고 판단하였다.
먼저 식품산업의 경쟁력으로 들 수 있는 것은 우수한 산업 인프라이다. 사업 대상 부지로부터 주요 교통망까지 편리한 연계성(고속도로 10분, KTX 15분, 공항 10분, 항만 10분), 수출입 물류에 유리한 대규모 항만이 인접하여 중국이나 일본 주요 항만까지 24시간 내에 직송 가능하다는 점이다.
아울러 동북아 최대 규모의 식품산업 전용단지 건설을 통하여 냉동·냉장창고, 최신 경매기술, 품질관리, 등급책정 시스템을 도입하고, 원거리 구매자 공급 및 물류 위치 추적 시스템 활용은 물론, 식품관련 R&D 센터를 설립하여 기업을 지원하고 입주기업에 인센티브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였다.
입주 유망업종으로 농산물 분야(곡물, 과일, 주류, 야채, 차, 조미료, 발효식품 등), 축산물 분야(육류, 유제품 등), 수산물 분야(냉동, 냉장, 건어물, 해조류 등), 지원기능(전시장, 경매, 저장, 해체, 분류, 재포장, 수송, R&D센터 등)의 조사를 시작하였다.
1. 단계별 프로젝트 추진 순서
o 1단계 : 사업개시(과업추진 협의)
o 2단계 : 자료수집
- 세계식품통계자료 수집․검토
o 3단계 : 시장·고객선정(식품관련 관계자 인터뷰)
- 대상기업 : 59사(공급자, 구매자, 판매자, 물류업)
- 대상국가 : 한국, 일본, 싱가폴, 홍콩, 태국, 인도, 호주, 네덜란드, 독일, 아일랜드, 덴마크, 미국 등
o 4단계 : 타당성 조사 및 Positioning
- 접근성, 인프라, 선호도, 경쟁자 비교 등
o 5단계 : 사업계획서 작성
o 6단계 : 최종보고 및 과업결과 검토
- 사업타당성조사 최종보고서 작성․제출
- 다국적기업 투자상담 및 리스트 작성
o 7단계 : 사용자 확인(투자유치)
- 잠재적 투자의향 기업 상담 및 산단 현장 방문
2. 프로젝트 6단계 추진 결과
가. 지리적 이점
한국(광양항)을 중심으로 수산물의 교역에 세계 9대 수산양식국 중 중국, 일본 등 5개국이 아시아권에 위치한다. 세계 10대 주요 수산물 교역축의 7개가 동북아에 집중(전체 97억달러 중 65억 달러, 67%) 하고 있어서, 수산물 안전, 품질, 지속성 및 재처리 가공을 위한 접근성도 용이하여 인접 국가와 협력 가능성에서도 유리하다. 중국은 전근대적 식품가공 기술 및 저품질 제품의 이미지 개선을 희망하고 있으며, 일본은 60여개 항만에 저장․정리를 위한 외부 시설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나. 고품질 서비스
국제 규격에 의해 운영하는 최고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모든 기업과 절차에 필수 품질 자격을 갖추고 식품 안전성과 원산지 추적, 규격의 최우선으로 하며 최신 IT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세관통과 및 검역처리를 위한 현장 선적 전 검역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다. 맞춤형 기반시설
컨테이너항, 고속도로, 철도와 직접 연결하고 신선제품 취급을 위한 특화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식품단지 내 가공 유통시설을 단층으로 배치하고 보세구역으로 지정함으로써 입주 기업의 편의를 제공한다. 토지 및 시설에 대한 사적 소유권을 인정하고 경제자유구역 및 자유무역지역에 위치함으로써 세제혜택을 부여한다. 또한 컴퓨터로 자동화된 추적 시스템 및 항만과 연계된 전자문서 시스템의 구축과 표준화된 이중 언어 서류 작성, 숙련된 수입 인력 이용 옵션을 부여하는 방법도 검토한다.
라. 비교우위 분석
타 항만과 비교해보면 항만시설 이용료는 토쿄의 28%, 상하이의 49%, 부산의 54% 수준이며, 부두 대기 시간은 부산의 25%, 홍콩의 30% 수준이었다. 한국내 FEZ 중 가장 저렴한 산업 부지 및 시설 임대료와 국내 항만 대비 저렴한 인건비 및 수도․광열비, 보관료와 특별 세금과 관세에 관한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마. 교역의 흐름
[국내]
수산물의 컨테이너 취급 비율(2005년)은 수입 수산물은 컨테이너 75%와 벌크 25%이며, 수출 수산물은 컨테이너 78%와 벌크 22%이다. 국내 수입 수산물의 70%이상은 부산항(감천항 및 부산북항)을 이용하고 있으며, 한국은 2006년 기준 2조원 어치(약100만톤)의 수산물 수입(세계 9위)을 하고 있는데, 한국해양연구소는 향후 10년간 부산항 수산물 수입이 증가(연7.3%예상) 할 것으로 보고, 2015년 수산물 수요 150만 톤으로 성장 예측하였다.
[외국]
세계 최대 수산물 수입국인 일본은 전 세계 수입량의 25%를 차지하는데, 2006년 11조 5천억원 어치 수산물(180만톤 이상)을 수입하였다. 이중에 중국산 14%, 미국산 12%, 러시아산 10% 순이다. 일본의 기타 신선식품교역으로 육류, 과일(중국산 20%) 및 채소(중국산 50%) 등이 있다. 중국의 수입량은 2006년 3조원(약 170만톤)로 급증 추세인데, 중국은 대부분의 수입 수산물을 기초 가공만 거쳐 재수출한다.
※ 광양항의 기회
중국식품 안정성 및 국가적 리스크가 일본 및 홍콩 등의 선진시장에 수출함에 있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Positive List System'은 특정 화학물질이 일정량 이상 발견 시 수입 자체를 취소하는 법령이 제정되었다. 이는 중국산 제품의 수입이 증가하면서 생기게 된 규제로, 중국산 제품을 일본에 수출 시 검역, 인증, 포장 및 저장을 한국에서 하는 데 광양항의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일본 현지보다 한국이 저렴하다.
미-일, 러-일간 교역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방법으로 미국의 수산물회사들은 창고 비용을 줄이고 소비지와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상품을 조달하려고 하며, 러시아 저인망 어선들 및 화물운송사들은 러시아산 수입품 규제 회피와 일본 수입자들의 결탁방지를 위해 한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한다.
바. 냉동시설 현황
[국내]
2005년 입고물품 총 451만톤 중 수산물 249만 2천톤(55.2%), 축산물 73만 1천톤(16.2%), 농산물 118만 3천톤(26.2%), 냉동식품 10만 5천톤(2.3%)이었다. 2005년 입고화물은 연근해 어업이 110만톤, 원양어업 55만 2,000톤 수입 냉동수산물이 84만 2,000톤, 수입 냉동축산물이 73만톤, 냉동 농임산물 120만톤, 만두 등 냉동식품 15만톤 총 455만톤 등이다. 수산물 입고화물 서울 30%, 부산 60%이고, 농축산물은 서울이 훨씬 높으며, 신설 대형 냉동냉장업의 경우 투자금액이 평당 300만원 가까이 소요되며, 이익분기점까지 상당한 시간 소요된다.
부산과 수도권은 보관업 중심의 냉동창고가 대부분이며, 전남, 경남 등 기타지역은 가공을 겸한 소규모 시설이 많은데, 지난 10년간 가공을 겸한 소규모 시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으로 대형화 시설이 주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냉동시설이 2005년 기준으로 전국 평균 약 22% 정도가 과잉인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과 수도권 물량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적절한 용량이며, 국내 냉장냉동 시설들의 생존법칙은 대형화 및 지역별 클러스터화는 필수적이다.
※ 부산 냉장냉동 시설 현황
국내로 수입되는 수산물의 70%가 부산을 통해서 들어 왔는데, 부산은 전국 813개 냉동냉장업체 중 16%인 133개사가 소재한다. 냉동․냉장능력 44%(감천항, 부산항 중심 냉동냉장 능력 50% 차지)이다.
그런데 부산 냉장시설은 20년 이상 된 시설들이 38개사로 전체의 29%를 차지하고 있어 현대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부산항 인근에 위치한 냉동창고의 시가지 편입에 따른 지가상승으로 도심 재개발 압력 높아지고 있다.
현재 냉동창고가 들어설 토지가 부족하며, 토지가 가격이 높은(평당250~300만원) 상황이다. 또한 창고시설이 고층화되어 운영비가 높고, 물류 반출입 차량의 운신이 불편한 실정이다.
[해외]
일본의 냉동냉장 시설 현황을 보면, 냉동창고 시설 약 3,600개소, 냉장규모 1,330만톤이고 가공 공장 수는 한국에 비해 5.6배, 규모는 6.6배 수준이다. 수산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으나, 증가율에 있어서는 1984년부터 2002년까지 수산물 115%, 축산물 201%, 농산물 229%, 냉동식품 423%이다. 최근 냉장창고 시설은 증가하는 반면, 입고량 및 잔고량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보관료가 한국이나 중국과 비교할 때 비싸며, 토지 가격도 비싼 편이고, 연간 평균 재고율은 30.6%이며, 화물 회전율은 6.13회이다. 일본기업들은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에서 제조한 부품 및 원자재를 한국 항만에서 집하하여 부가가치 물류 활동을 거친 후 일본으로 배송하는 물류 협력 모델을 추진함이 효과적이다.
※ 한국 VS 일본 비교 시사점
인구당 냉장능력은 1.82배 일본이 한국에 비해 높아서 국민 총생산량 증가 시 한국도 현재의 1.8배 이상으로 냉장능력 확충 필요하다. 토지구입비를 제외한 냉동 창고 건설비는 일본은 평당 450만원~ 540만원, 한국은 평당 200~300만원 가량 소요될 것으로 추정한다. 한국과 일본 모두 냉동시설의 대형화와 지역별 클러스터화 추세이다.
사. 결론
식품산업 전용단지 조성 및 운영 방안으로 한국 농, 수, 축산물(곡물, 과일, 야채, 육류, 수산물)의 수출기지, 해외 농수축산물의 수입 및 가공유통기지, 일본의 냉동수산물 수입 중개항 및 냉동저장 창고기지로 활용할 수 있다. 아시아(중국, 러시아 등) 식품 물류 서비스 제공 기지, 식품산업 조성 시 동북아시아 물동량, 부산 냉동 해산물 수입, 한국 육류수입, 중국 및 일본 냉동 해산물 수입, 한국 청과류 수입, 중국 냉동 해산물을 수출할 경우 활용기지로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3. 아, 블랙홀에 빠지다
R뱅크, D건설, 시, 도가 참여한 식품산업 전용단지 추진 프로젝트는 사업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본격적인 단지 조성과 잠재 투자기업 방문상담을 진행하던 중에 2008년말 갑자기 불어 닥친 미국발 금융위기인 리먼쇼크라는 블록홀을 만나 좌초 위기에 놓였다.
그동안 식품산업 조성 시 SPC(개발사업 목적법인)에 참여 의향기업인 G사를 포함한 10개사(취소 6개사)와 입주 의향기업 L사 등 16개사(취소 7개사)가 급변하는 경제상황 변화 및 입주가능 시기 지연 등을 이유로 투자 계획을 미루거나 아예 취소하였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한 유동성 위기로 D건설은 국내에서 추진 중인 다수의 아파트 건설 자금조달 문제를 우려하며 본 프로젝트의 추진 일정을 일단 늦추자며 연기를 요청해 왔다.
그리하여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여러 관계자들과 협의하여 D건설을 배제하고, 공모를 통하여 신규 개발사업자 발굴 또는 공영개발 방식으로 추진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로써 아쉽지만 수년간 진행해 온 프로젝트, 식품산업 전용단지의 개발사업은 일반산업단지로 변경하여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하였다. 한편 리먼쇼크의 타격으로 많은 국내외 기업의 경영 여건이 악화되었다. 우리와 함께 본 프로젝트의 사업타당성 조사와 외국인 투자기업 유치를 담당하였던 네덜란드 R뱅크는 한국 내 비즈니스 전개를 접고 한국사무소를 폐쇄하였다.
※ 여기의 통계는 본 프로젝트 추진 시점의 자료임
광양항의 조성사업 추진중(좌측), 완료후 전경(우측) 현재는 매립공사가 끝나고 정상적인 항만기능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