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엑스포역,
이곳이 KTX 종착역이라는 것은 용산역을 기점으로 생각했을 때의 표현이고, 여수 기점으로 보면 서울행의 출발역이 된다. 아무튼 용산역에서 3시간쯤 달리면, 코앞에 탁 트인 남해바다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여수를 중심으로, 남해안 동쪽으로 부산 앞바다까지 한려 해상 국립공원이 널려있고, 서쪽 목포 앞바다까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환상적인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올 들어 여수반도의 가장 끝자락 화양면에서 서쪽의 고흥반도로 이어지는 연육교, 연도교 다섯 개 다리가 완공되었다. 엊그제 그 다리를 차로 건너며 만감이 교차했다. 15년 전에 이 다리가 놓일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지금은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머지않아 화양면 기준으로 동쪽으로 돌산섬까지 여섯 개의 다리가 마저 완공되면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가 완결된다. 프랑스 몽마르뜨 언덕이나 이탈리아의 절벽이 있는 아말피 해안마을과는 또 다른 감흥을 한껏 맛볼 한국 남해안의 리아시스식 풍취를 만끽할 날이 멀지 않았다.
여수반도에서 고흥반도로 육지와 섬, 섬을 이어주는 다리가 완공되었다. 몇 해 전 오동도 동백숲이 손끝에 잡힐 듯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 잡은 한옥호텔 '오동재(梧桐齋)'에서 권역 내에 소재한 외국인 투자기업 임원 20여 명을 초청하여 간담회를 가졌었다. 만찬을 겸한 간담회는 정갈한 음식과 한옥이 주는 편안함으로 참석자들은 모두 허심탄회한 분위기에서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그때 자리를 함께했던 이들 중에는 본국으로 돌아간 사람도 있고 아직 한국에서 활동하는 이들도 있지만, 어쩌다 소식을 전하다 보면 여전히 그때의 기억을 환기시킨다.
적게는 수백억 원에서 수조 원에 이르는 연간 매출 규모를 가진 기업의 임원진들과 한자리에 모인 궁극적인 목적은 광양만권(여수, 순천, 광양)의 경제 활성화이다. 광양만권은 한국경제의 축소판으로 한때 한국 GDP의 약 10%에 해당하는 120조 원이었고, 전체 공장용지의 공급비율은 전국 대비 14.7%에 이른다. 이 지역이 보유한 제철, 석유화학, 항만 등 기간산업은 상당 부분 국가 경쟁력을 견인해왔고, 이제는 새로운 도약을 모색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신규 혹은 증액 투자를 적극적으로 이끌어 내야 하는 무거운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한동안 의욕적으로 진행하다가 지금은 흐지부지 되어버린 남해안 선벨트의 구상과 전개는 계속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미래 먹거리인 수산, 해양, 관광자원이 무한대로 잠재되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