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조선산업 호황기도 한철이었을까?
통상적으로 우리의 ‘투자유치 활동’이란 현재 조성 중이거나 조성이 완료된 산업단지에 입주할 기업은 물론, 개발 사업에 직접 참여할 투자자를 발굴하기 위한 일련의 활동들을 말한다. 그리고 ‘투자유치’란 역내 산업인프라에 대한 경쟁력과 특징을 다양한 형태로 홍보하고 타깃 분야의 잠재기업 발굴에서 투자 실현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통칭한다.
다시 말하자면 제조, 물류, 교육·의료, 관광·레저, 신도시 조성사업으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이에 따른 인구증가를 고려하여 주거공간과 휴양을 위한 복합적 기능을 가진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국내·외 기업이나 중앙부처, 관할지역 지자체, 연관기관, 경제단체와 협의가 수없이 반복된다.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씩 이어지는 다수의 프로젝트를 병행하여 추진 중이다.
율촌지구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단지인데, 율촌Ⅰ산단에서 Ⅲ산단까지 단계별로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조성된 곳이 제Ⅰ산단 270만 평이다. 2005년을 전후하여 여기에 유치할 적합 업종 선정과 유치방안에 대한 내부 검토를 하였다. 당시 Ⅰ산단의 조성사업이 일부는 마무리 단계에 있었고, 일부는 아직 호안만 설치되어 바다의 수심을 확보하기 위하여 준설토를 퍼 올리는 매립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그런데 지방채를 발행하여 단계적으로 조성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금융비용이 부담이 되어 가능하면 선분양을 통해서 대규모 필지가 소요되는 조선업과 같은 업종의 유치가 유리할 것 같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그 무렵, 조선업은 2009년까지 일감을 확보한 상태로 신조(新造) 블록공장에 대한 수요가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 국내의 대표적인 조선업체 30개 사를 대상으로 해수면에 입지하여 조선산업에 유리한 부지를 제공한다는 홍보를 시작하였다. 그러던 2006년 1월 중순에 C사가 조선소를 설립하고자 입주의향을 표명해 왔다. 이에 입주가 가능한 부지의 분양을 위하여 산업단지의 용도변경, 환경영향평가 및 형질 변경 등에 대한 내부 검토가 필요해졌다. 이 문제들을 검토하고자 우리 팀 주재로 관련부서가 회의실에 모였다. 대상은 기업지원과, 단지조성과, 도시계획과, 건축환경과의 과장들이었다. 입주를 희망하고 문의를 해온 기업은 당시 공격적으로 문어발 확장을 꾀하고 있던 C그룹의 계열사로 조선소 입주 희망면적이 30만 평에 이르렀다.
<회의 내용 및 결과>
C사가 율촌Ⅰ산단에 입주하는 것을 전제로,
첫째 검토사항은 산단의 용도변경의 문제인데, 율촌Ⅰ산단은 그때까지 현대차의 입주를 전제로 공유수면 매립 공사가 추진되었기 때문에 자동차 이외의 업종이 입주하기 위해서는 용도변경이 필요한 상태였다. 2006년 1월~2월경 『율촌Ⅰ산단 개발계획 변경 수립 용역』을 실시할 예정(입찰공고)이었다. 계약일로부터 용역 완료 시까지는 6~8개월 소요된다. 신속한 사업 전개를 위하여 개별적으로 용도변경 추진 시 3개월 정도 소요되나 환경영향평가, 공유수면 매립허가 등 승인․허가를 얻는데,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개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둘째, 환경영향평가 실시에 대하여 5만 평 이상의 시설에는 별도의 환경영향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 『율촌Ⅰ산단 개발계획 변경 수립 용역』 추진 시, 동시에 신청하여 승인을 얻는 것이 편리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셋째, 해양수산부와 협의사항인 공유수면 매립, 부두시설 및 안벽 설치 등도 『율촌Ⅰ산단 개발계획 변경 수립 용역』에 포함시켜 포괄적인 승인을 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왔다. 즉 2006년 말 종합개발계획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및 “개발계획 변경(안)”이 나올 것으로 보이므로 산단의 개별적인 분양계약이 가능하다. 그리고 향후 추진계획으로 투자기업에게 조선소 설립관련 제반 민원처리 절차를 설명해 주기로 하였다. 투자의향에서 실제 공장 착공까지 순서도(Flow Chart)로 예시하며, 이번 논의사항 통보하고 향후 투자지원 시 참고가 될 업종별 투자지원 시스템을 확보키로 하였다.
※ C사 회사개요 (2003년 3월 기준)
- 주요 업종은 해상운송업
(대형원유운반선, Chemical Carrier, Car ferry, CMT CARRIER, LINER 등), 매출액 3,245억 원, 보유 선박 9척, 장기용선 24척
- 임직원 220명, 계열사는 3개사(해운, 여객, 유람선 운영)
< 주요 상담 사례 >
C사 프로젝트와는 별도로 국내 중형 조선소 유치를 위하여 개별기업 방문상담을 진행하였다. 2005~2006년 사이에 주요 기업 방문상담 사례를 몇 가지 정리해보았다.
1. P사
동사는 울산 소재 기업으로 도시 팽창으로 인하여 외곽에 있던 조선소가 현재는 도심에 인접하여 해수면이 있는 타 지역으로 이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입주를 희망하는 업체 현황을 파악하고자 방문상담을 진행하였다. 상담해본 결과, 우리 측에서 제시한 율촌산단 대상 부지(3~4BL일부)와 업체가 희망하는 부지(4BL)가 상이하였고, 산단 조성사업이 완료 시기가 입주 희망 시기에 부합되지 않았다. 자체 매립의 가능성을 열어 놓고 사업을 추진하였으나 당초 개발사업자인 현대차와의 개발계약에 따른 문제가 선결되지 않아 이 또한 추진이 불가하였다. 이에 따라 P사는 부지확보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전남 서남권 화원지역이나 중국 진출도 검토 중이었다.
2. H사
목포시의 삼학도 복원 개발에 따른 조선소의 부지 이전이 시급한 실정이었다. 목포시는 남악 신도시의 개발 이익금을 삼학도 복원 개발 사업비로 충당하고자 하였다. 당시 H사는 자가 부지 2,400평과 임대부지 3,500평 등 6,000평의 부지를 사용하고 있었다. 2005년 8월 목포시와 이전에 따른 일정 및 보상문제 등에 대한 협의를 하고 있었으나 이전 장소 및 비용 등 결정된 바가 없어서 실질적인 타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었다. 율촌산단 내 입주가 어려운 경우의 대안으로 해남 화원단지 또는 중국 진출도 고려 중이었다. 화원단지 내에 D조선이 확보한 23만 평의 부지 중에서 일부를 임차하는 방안 검토와 신안군(25만평)과도 투자 협상을 진행하였다. 다만 이러한 대안에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어서 쉽게 단안을 내리지 못하였다.
H사가 관심을 갖고 있는 세제 지원, 자유무역지역 지정을 위하여 지원 방안이 요구되었다. 율촌 4BL의 10만 평에 대한 부지를 직접 개발 시 인센티브 및 개발 비용의 보상대책 수립은 물론, 4BL 전면의 안벽공사의 지원 등을 통하여 실질적인 투자를 유도하는 방안 등도 협의사항이었다.
3. T사
동사는 진해시 소재로 목포대학 선박해양공학부의 우수 기업체 방문 조선산업 벤치마킹과 연계한 방문 상담으로 투자 가능성 타진을 하였다. 참가자는 목포대 N 교수, 서남권 중형조선산업 지역혁신센터 관계자, 서울 H 법무법인의 손 변호사 등이었다. 방문한 날에 T사 S전무이사 등 6명과 면담을 가졌는데, 당시 T사의 상황은 조선소 부지 35만 평을 보유하고 있었고, 수주 잔량은 약 3년분(40여 척)에 이르러 사업 확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힘을 기울이고 있었다. 연매출이 1조 3천억 원으로 2006년 현재 중국 진출을 통하여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동사 관계자가 우리 지역을 답사한 적이 있어서 S전무이사 통하여 그동안의 진행 상황을 확인해보니, 아직 유보적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율촌산단을 조선산업 클러스터로 조성계획을 추진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동향을 파악했다.
4. W사
동사는 2006년도 수주물량은 세계 3위로 전년도 매출액은 4조 7천억 원, 2006년에는 5조 5천억 원으로 증가를 예상하고 있었다. 동사의 공장부지는 130만 평이고, 협력사를 포함하여 종업원 수는 2만 4천여 명에 이르러 조선업의 고용효과가 매우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W사는 10만 평 정도의 조선소 설립을 위한 입지 선정 등 세부사항에 대하여 우리 단지조성과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울러 경상남도 하동지구 갈사만 산업단지(170만 평) 조성 사업과 연계하여 투자협약(20만 평 매입)의 체결을 추진하였다. 상담 시점 생산능력은 상선 250만 톤(40척), 특수선 10척, 육·해상 플랜트(20~30기) 이며, 상선, 플랜트, 특수선 등을 제작하고 있었다.
5. D사
D사는 조선블록공장을 운영해 오던 중 세계 조선업의 호황에 힘입어 신조(新造) 분야 진출에 성공한 업체이다. 동사 관계자가 2006년도 상반기 중에 율촌Ⅰ산단을 시찰하고 간 적이 있으나 이후 추가적인 입주 상담이 없는 상황이었다. 현재의 인접 부지를 매입하여 20만여 평을 더 확장할 계획이어서 단기적으로 볼 때, 우리 지역에 투자는 어려워 보였다. 다만 율촌산단의 조선산업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하여 국내 중대형 조선업체 중에 타깃 기업으로 지속적인 PM활동을 전개해 나갈 필요는 있었다. 주요 사업 분야는 선박 건조, 용접기, 메가블록(MEGA-BLOCK)이며, 현재 수주잔량은 63척이며, 부지면적은 약 20만 평으로 고용인력은 계열사 포함하여 3,000명 정도였다.
6. R사 & O사의 입주 계약
조선소 유치활동들을 지속한 결과, 2007년에 접어들어 R사가 12만 평, O사는 28만 평의 부지를 확보하여 율촌산단에 입주 계약을 완료하였다. 이후 R사 J회장은 입주 시 갖고 있던 경영권을 W사에 양도함으로써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인 리먼쇼크 등으로 어려운 조선산업 경기와 사회적 경영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O사 L 회장의 경우 무리한 사업 확장을 도모함으로써 공장설립을 위한 부지 조성을 채 마치기도 전에 조선업 경기의 후퇴로 본격적인 사업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매각 절차를 기다리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 조선산업의 명암
한편 해외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LNG선을 수주하게 되면서 국내 조선 3사에서 LNG 운반선의 발주와 더불어 관련 기자재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LNG선박 냉동시스템에 소요되는 자작나무 합판 가공 공장부지를 물색하는 기업으로부터 문의가 들어왔다. 낙수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