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가는 날
by
청안
Dec 26. 2021
시집가는 날
아득한 솔바람 숲이
긴 그림자 드리울 때부터
공간은 항상 무언이었다
붓들은 외로움을 누르고
조용히 흐느끼며
천위에서 하얀 춤을 추었다
가을빛 지리산을 담은
타오르는 등성이처럼
어느 날 손붓이 낳은 붉은 우산
산새들의 숲을 나와
세월 우묵하게 내려앉은
우산이
치
장하고 시집을 간다
님을 따라 붉은 산이 시집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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