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솔바우 Dec 26. 2021

시집가는 날

시집가는 날


아득한 솔바람 숲이

긴 그림자 드리울 때부터

공간은 항상 무언이었다


붓들은 외로움을 누르고

조용히 흐느끼며

천위에서 하얀 춤을 추었다


가을빛 지리산을 담은

타오르는 등성이처럼

어느 날 손붓이 낳은 붉은 우산


산새들의 숲을 나와

세월 우묵하게 내려앉은 우산이

하고 시집을 간다

님을 따라 붉은 산이 시집을 간다





매거진의 이전글 창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