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지나가는 길
존재하는 것들에는 다리가 있다
제 갈길로 걷거나 뛰는 다리들
두 개, 네 개, 여덟 개, 열 개...
욕심 많은 놈의 다리는 셀 수도 없다
그래도 좌우 짝을 이루어 앞으로 가거나
청개구리 심보 놈은 옆으로만 간다
가랑이 좁은 동물들이
바람처럼 건넛마을 다니기 좋은
다리를 가진 강이 있고
외딴 섬마을 사람들
외로운 마음 달래주려고 바다는
학처럼 긴 다리를 보듬고 있다
길손의 속사정을 가슴에 묻은 채
언제나 한 자리에 서있는
길 위의 다리
오늘 새벽에는 해와 달이
밤낮 교대하는 구름다리를 넘어
임인년(壬寅年) 새해로 건너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