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by 솔바우


바위



바위는

너무 늙어서 나이를 잊고 산다

입안에는 침이 말라

마음을 소리로 내지 못하고

몸도 바짝 말라서

한걸음 옮기려면 천년이 걸린다


바위는

오로지 한 곳에서 세상을 본다

언제나 만근처럼 앉아

바람과 구름이 흘러가며 쏟아놓는

온 세상 이야기를 숨소리마저 죽인 채

조용히 들어주기만 할

꿈에서라도 옮기지 않는다


바위는

누가 더 옳은지

혹은 누가 더 고집스러운지

판단하지 않고 묵묵히 기다린다

백 년이고 천년이고 따지지 않고

스스로 깨달음을 얻을 때까지

영원처럼 기다린다


바위는

저를 보고 이러쿵저러쿵 떠들어도

눈 하나 깜박이지 않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그을린 얼굴로 옛날처럼 앉아 있는다.



세계최대 고인돌(고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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