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에는 화포에 가라

by 청안




비 오는 날에는 화포에 가라



비 오는 날에는 화포에 가라

찻집 유리창은 주렴처럼 빗방울이 흐르고

어스름 바다가 안개로 다가와

그대의 젖은 마음을 토닥여 주리


바람 부는 날에는 화포에 가라

와온마을 바다가 부교처럼 다가와

출렁이는 파도 위에 흔들거리는

그대 마음을 은근하게 잡아주리


눈발이 보이는 날에는 화포에 가라

하늘 가득 채운 눈송이가

격정의 시간마다 그리웠던 사람을

김 어린 유리창이 그려 주리



마음에 공백이 생길 때도 화포에 가라

카페 서넛 어깨동무하고

주인 닮은 꽃밭이 그림처럼 색깔을 뽐내는

바닷가 언덕 위에 서 있으면

촘촘한 대나무 어사리가 마음에 깃드는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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