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ㆍ장비산업 발전 방안으로 단기간에 기술 선진국과 격차를 줄이는 동시에 기술 우위를 확보하려면 기업 간 합작이나 기술 보유기업을 M&A를 통하여 매수하는 방법 등이 있다.
한국 정부나 산업계에서는 소재나 부품산업 육성의 중요성에 대해서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거론되어 왔는데, 제조업이 한 단계 도약을 위하여 결코 피할 수 없는 숙제이다.
특히 대일 무역 역조 해소에 대한 문제를 논할 때마다 빠지지 않은 논제이기도 하다. 물론 다양한 형태로 이러한 무역 역조 현상을 극복하고자 노력해왔고, 얼마간 성과를 얻은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2011년 10월 태국의 대홍수가 발생하여 다국적 기업들이 큰 피해를 입었는데, 태국에 진출했던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들 역시 공장 문을 닫으면서 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부품 공급망이 무너지고 매출도 줄었다.
이를 계기로 한국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들이 일본자동차 제조사에 부품을 공급하게 되었으니, 그동안 꾸준히 기술개발과 품질관리를 위하여 노력한 결실을 보게 된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1992년 정부 차원에서 기술교류를 위하여 한·일 정상 간의 합의로 산업기술에 대한 협력을 통하여 상생하는 교류재단을 설립하였다. 양국 기업 성장과 발전을 위한 인재 양성, 기술 개발, 비즈니스 매칭 등을 지원하고자 한국에는 '한일 산업기술협력재단'이 설립되었고, 일본에도동일 사업을 추진할 목적으로 '일한 산업기술협력재단'을 설립한다.
이와는 별도로 2001년 4월에는 '한국소재부품 투자기관협의회(KITIA)'가 <소재·부품 전문기업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 조치법>에 의하여 발족되어 제조분야에서 기술력이 우수한 일본과 독일의 첨단 소재·부품 제조업체들의 한국 내 그린필드형 투자를 위하여 합작하거나 공동 기술개발 등을 지원할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몇 년 동안 이들 경제단체들과 해외기업 유치 활동을 여러 차례 공동으로 추진했었는데 유망한 해외 투자 기업 발굴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일본 소재산업분야의 대표적인 투자유치 타깃 기업을 거론하자면 미쓰비시케미컬, 후지필름, 스미토모화학, 아사히카세이, 신에츠화학공업, 가오, 미쓰이화학, 시세이도, 쇼와덴코, 세키스이화학공업 등 10대 화학기업은 연간 40조~10조 원 이상(한화 기준, 2019년) 매출을 올리는 기업들이며, 그 외에도 한국과 직·간접적으로 깊은 관계가 있는 기업들은 토소, 닛토덴코, 타이요닛산, 우베코산, 유니참, 히타치카세이, 미쓰비시 가스화학, 카네카 등이 있고, 삼성전자에 소재를 공급하며 한국 내에서 크게 주목을 받은 JSR과 영천시에서 자동차 에어백 부품 제조 공장을 운영 중인 다이셀을 비롯하여덴카, 라이온, 니혼쇼쿠바이, 제온, 코세 등이 일본 화학분야 30대 기업군에 속한다.
화학산업은 철강산업과 더불어 기계ㆍ자동차 부품, 주택, 의류, 조선, 건축분야 등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 걸쳐서 기초 소재나 최종 제품 제조업종으로 용도가 매우 다양하며, 향후 기술개발에 따라 더욱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이들 기업 중에 상당수는 한국기업과 이미 합작하거나 단독 투자로 생산 거점을 확보하여 경영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 내 여러 지역에서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기업도 있다.
또한 이들 기업의 자회사가 투자한 경우도 상당수 있다.현재까지 광양만권에 기 투자하여 생산설비를 가동 중인 대표적인 기업들로 미쓰이화학(단열재, 접착제, 자동차 부품소재), 미쓰비시화학(니들코크스), 스미토모세이카(고흡수성 수지), 센트럴글래스 (리튬전지용 전해액) 등이 있는데, 중소기업 역시 다수 합작기업으로 들어와 있는 상황이다.
한편 실질적인 투자실현과는 별도로 유망한 기업들과 지속적인 관계 유지를 통하여 한국의 투자 환경을 적극 홍보하고 나아가 기업의 투자, 경영환경을 개선해야 고도기술을 수반하는 기업들의 투자를 실현할 수 있게 된다. 한국은 글로벌 투자 환경에서 보았을 때, 소비시장으로서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다. 또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제조업의 경우, 비용 측면에서 대외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첨단소재 분야에서 일본, 독일 등과 협력하여 상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분야가 있는데, 특히 정밀화학 분야 등에 그러한 여지가 많음을 확인할 수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중간재를 들여와 가공하여 수출하는 무역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원료의 수급이 대단히 중요하며 최근 수출 규제로 야기된 일련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소재산업의 기술 확보를 서둘러야 하는 절박한 처지이다. 자체 기술 확보와 더불어 합작 투자는 이러한 갈증을 빠른 기간 내에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기에 이 분야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