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천사’ 딸은 느리지만 특수학교에 다니면서 많은 성장을 보여준다. 얼마나 많은 노력과 인내와 사랑으로 선생님이 아이를 돌봐왔는지가 느껴진다. 딸이 다니는 특수학교에는 두 분의 담임선생님과 8명의 도우미 선생님이 있다. 담임선생님은 매일매일 딸의 활동사진을 스쿨웹을 통해 보내준다. 뭘 배웠으며 배운 걸로 무슨 활동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남겨준다. 때로는 딸의 가방 안에 학습 자료도 넣어준다. 집에서도 이어서 가르치기 위한 배려다. 수영 수업이 있는 날에는 도우미 선생님이 수영복 갈아입기, 샤워하고 머리 말리기를 도와준다.
수업은 개별적으로 이뤄진다. 담임과 도우미 선생님이 아이들 한 명 한 명에 맞춰 개인 태블릿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숫자 익히기, 색칠하기, 알파벳 쓰기 등을 아이가 해나갈 수 있게 도와준다. 학교에 가지고 다니는 개인 태블릿을 집에서도 이어 갈 수 있도록 부모도 태블릿 사용을 배운다. 아이가 잘 자라도록 가정과 학교에서 함께 힘쓴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는 걸 딸을 키우며 느낀다.
올해 1년도 딸을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한 선생님들에게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 소박함을 좋아하는 독일인을 위해 올해 역시 정성을 담아 선물을 준비했다. 인터넷을 찾아봤다. 브레젤 과자에 초콜릿을 녹여 붙여서 원형 크리스마스 장식 모양이 마음에 들었다. 하나하나 붙여 나가며 선생님들 얼굴을 떠올리니 설레었다. 투명 포장지에 빨간색 리본을 예쁘게 묶었더니 근사했다. 감사의 마음을 손편지에도 담았다.
행여나 잊어버린 선생님은 없을까?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스쿨버스로 매일 아침 등, 하교를 도와주는 운전기사 아저씨 것도 준비했다. 선생님들에게 줄 선물을 딸 편에 보내려니 불안했다. 정성 들여 만들었는데 조심성 없는 딸이 흔들고 가다가 다 부서질 것 같았다. 선물을 들고 딸과 함께 등교하려니 너무 정신없을 것 같았다. 고민 끝에 딸을 먼저 스쿨버스에 태워 보내고 따라나섰다. 독일의 겨울은 7시 45분이 되어도 암흑같이 깜깜하다. 학교 주차장에 주차하고 올려다보니 딸의 교실에 불이 켜졌다. 담임선생님이 아이들 맞을 준비로 분주해 보였다. 스쿨버스가 다 돌고 학교로 오는 시간은 8시 15분이다. 복잡하기 전에 텅 빈 교실로 향했다.
문이 활짝 열려있었다. 분주히 움직이는 선생님 이름을 나지막이 불렀다. 뒤 돌아본 선생님은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서로의 안부를 물은 후 선물이 담긴 상자를 내밀었다. “일 년 동안 수고 많으셨고 고마워요. 즐거운 크리스마스와 연말 되세요.”라며 선생님 손에 들려주었다. 감동받은 선생님은 “수고를 알아주는 따뜻한 마음과 선물 감사해요.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조용히 교실을 나오며 마음이 따뜻했다. 작년 이맘때에도 한 아름의 선물을 들고 교실로 찾아갔었다. 이제까지 학부모에게 선물 받은 건 처음이라며 선생님들은 큰 감동을 받았었다.
작년에 선생님에게 학부모에게 처음 받아보는 선물이라는 말이 의아했었다. 다름의 아이를 키우는 일은 배나 더한 노력과 정성이 들어가기에 엄마인 나조차 힘들 때가 많다. 매일 8시간씩 아이를 가르치며 살뜰히 살펴 주는 선생님에게 고마움의 표시를 한 명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다름의 아이를 키우며 마음에 여유조차 없어서 그런 걸까? 무조건 성의 표시를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두 아들 학교 대표 엄마들은 학급비를 모아 선생님 생일, 크리스마스를 챙긴다. 특수학교 선생님들에게는 당연한 선물이 특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