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돌이 교사의 교실을 게임처럼! DBWORLD –08-
제 생각 이상으로 육아는 시간이 없군요. 모든 선배님들 존경합니다... 이번 학기는 육아를 핑계로 많이 적지 못한 것 같아서 약간 아쉽기도 하고 반성하게 되기도합니다. 내년에는 조금 더 부지런해지겠습니다 ㅎ
펫 컨텐츠를 시작하면서 고민됐던 지점은 ‘이제 자기들이 다 컸다고 생각하는 6학년 학생들이 과연 긍정적으로 반응할까?’ 하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그 고민은 기우였던 걸로 판명이 났다. 펫 컨텐츠를 하면서 보인 몇 가지 재미있는 반응이 있었는데 첫 번째로 펫 이름도 아이들에게는 흥미요소였다는 것이다. 저번 화에 밝혔듯 아이들의 대다수 첫 펫은 두리였다. 두리를 받아 들고 친구들끼리 얘기를 나누던 걸 우연찮게 듣게 되었는데
야! 2번이 두리면 1번이나 3번은 우리 아니야? 우리둘이잖아~ ㅎㅎㅎㅎㅎ
본인: 어? 맞아!
네???!? 대박! 어떻게 얻어요? 저 우리, 쟤 두리 이렇게 얻고 싶어요.
이후로 아이들은 여러 펫들의 이름을 유추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이 생각보다 귀여운 기억으로 남았다.
다음으로 도감 설명을 아주 자세히 읽는다는 것이다. 도감을 하나하나 작성한 나로서는 상당히 고마운 반응인데 특히
선생님! 이 친구 도감이 너무 제 스타일이에요. 생긴 건 별론데 귀여운 구석이 있는 것 같아요.
이런 반응을 보여준 친구도 있었고 제작자로서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저는 포켓몬 게임을 할 때 도감을 잘 살피지는 않는데 아이들이 열심히 도감설명 읽으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도감이 가진 매력이 느껴져서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인 반응은
.
전투력에 집착한다는 것이었다. 펫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내게 그 펫은 좋은 펫이냐고 물어보는 빈도가 늘었다. 아무리 전투력은 좋음의 척도가 될 수 없다고 이야기해도 직관적으로 보이는 수치인 전투력은 아이들에게 좋고 나쁨을 구분 짓는 척도로 작용하게 되었다. 그리고 소유하는 펫들이 하나둘 늘어날수록 자신이 소유한 ‘좋은 펫’을 뽐내고 싶어 하는 갈증이 생기면서 배틀을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
작년에는 수학 익힘책을 풀고 나서 검사를 하며 전투력을 높이는 시스템을 활용했는데 올해는 출산휴가를 다녀오다 보니 시기적으로 타이밍을 놓쳐서 하지 못했다. 그래서 다양한 전투력이 나올 수는 없는 상태였는데 RPG라는 게임의 특성상 뽐내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지사. 이를 해소해 주기 위해 별 수 없이 배틀을 진행했다. 배틀을 진행하기 전까지만 해도 6학년이 참여하기에는 너무 단순한 규칙이라 아이들이 과연 좋아할지 걱정했었는데, 이 역시 기우였다.
6학년 학생들이 그렇게 열정적으로 가위바위보를 외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역시 6학년도 아직 초등학생이긴 하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그러면서 간단한 컨텐츠도 어떻게 제시하는지, 어떤 소재를 통해 이루어지는지에 따라서 흥미도가 상당히 차이 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체감하게 되었다. 이번을 계기로 다음에 6학년을 하더라도 자신 있게 이 펫 대전 컨텐츠를 활용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6학년이라 편했던 점은 덧셈 뺄셈이 암산으로 빠르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한판 한판의 회전이 상당히 빠르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펫도 보고 뽑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게 즐겨서 또 하자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고 펫대전을 위해 열심히 펫을 수집하는 친구들이 다수 늘었어요.)
.
학년말은 아이들 이상으로 나도 귀찮음이 max긴 하지만 학년을 마무리하는 만큼 뭔가 가져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간단하지만 눈에 확 들어오는 배지를 만들고 있다. AI가 너무 좋다 보니 전체적인 틀만 줘도 알아서 척척 잘 만들어온다. 틀이 있어서 생각보다 만드는데 크게 품이 들지는 않지만 퀄리티는 많이 상승해서 생각보다 만드는 것도 재미가 있다.
(작년에 비해서 배경 색깔이나 테마, 톤을 개별적으로 만들기가 훨씬 수월해지고 퀄리티가 상승했습니다. 그래도 6학년한테 주는 건데 가방에 달더라도 퀄리티가 저열하면 아쉽겠다 싶었는데 역시 AI는 대단해요!)
이번 학기는 발전에 있어서 아쉬운 것들이 좀 많다.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로그라이크나 방치형게임, 다마고치 등을 교실로 좀 옮겨보고 싶었는데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새롭게 나아가는 것은 살짝 더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료가 시각적으로 발전하고 칭호의 디테일이나 뽑기 등의 활동에서는 더 유연하고 수월했던 것을 보면 내실을 다지는 것에서는 더 단단하게 발전했다고 믿고 싶다.
이미지 출처 - 무한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