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돌이 교사의 ‘교실을 게임처럼! DBWORLD –07-
한 달 동안 프린세스메이커를 현실판으로 하기 위해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이야기가 좀 늦어지고 있기는 한데 요즘 무티의 반은 지금 이렇구나 하는 느낌으로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누누이 말하지만 나는 뽑아주고 게시하는 것을 싫어한다. 아이들에게는 환경을 위함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극도의 귀찮음으로 품이 많이 드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아바타를 잘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실물을 뽑아서 뒤에 게시하면 좋겠지만 도저히 그럴 자신이 없어서 그냥 시트 하나에 아바타 탭을 만들어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운영하고는 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내 생각보다도 더 수동적이었고 시트를 잘 넘겨보지 않는다는 문제가 생겼다. 그러다 보니 정작 공들여 꾸민 아바타가 잘 노출되지 않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고 매력도나 이주의 아바타 등을 운영했지만 원하는 만큼의 반응이 나오지는 않았다. 그리하여 여름 동안 메인화면에 대한 대대적인 공사를 진행했고 아바타를 비롯한 핵심 컨텐츠들만 선별해 메인화면에 배치했다.
(확실히 학기 초 아바타에 대한 관심도가 다시 높아졌고 개학과 더불어 뽑기 하려는 세력이 급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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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의 이야기를 먼저 한 이유는 아바타와 메인이 통합되다 보니 기존에 아바타 전용으로 사용하던 시트를 이제 ‘펫'시트로 개편했기 때문이다.
사실 ‘펫'이라는 컨텐츠는 더 생각해 보고 가다듬어 적용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1학기 연수 당시 설명을 위하여 아이템샵에 열어두고 닫는다는 걸 까먹고 내버려 둔 ‘이상한 알'을 우리 반 학생이 구입해버리면서 사건은 시작되었다.
선생님 이상한 알 샀는데 이거 뭐예요? 뭐 나와요?
??????어? 너 그거 샀어..? 어....2학기에 부화해...
결국 컨텐츠를 시작하지 않을 수 없었고 급하게 ‘이상한 알'이미지만 덩그러니 남겨둔 뒤 부랴부랴 저번 화에 소개한, 머릿속으로 정리만 하고 있던 스톤에이지 펫 자료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이거 포켓몬 알 아니에요?”라고 묻기도 했는데 사실...맞다 일부러 포켓몬 알 이미지를 사용해서 포켓몬이 나올 것처럼 분위기를 만들어 두긴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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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반, 기대 반으로 준비하고 작업한 뒤 드디어 개학하고 알이 ‘부화'하는 순간이 왔고 새롭게 등장한 정체불명의 페트에 아이들의 반응은...다행히도 그리고 당연히도 폭발적이었다.
“우와! 이거 뭐예요?
6학년에게는 듣기 어렵다고 생각한 순수한 감탄이 인상적이었다.. 낯설지만 정감 있는, 동물인지 공룡인지 모를 괴생명체의 등장은 금방 아이들의 관심을 이끌었고 많은 아이들이 알을 구매하기 위해서 문제 풀기와 퀘스트에 전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내가 바라던 바로 그 반응이었다.
(우리 반에 찾아온 첫 펫은 우푸와 우리였다. 뭐가 나올지는 나도 모른다고, 랜덤으로 정해지는 거라고 이야기 해두고 어떤 펫이면 좋을지 고심하다 고른 두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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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펫 컨텐츠를 공개한 이후 당연히 소유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많아졌고 계획했던 데로 스타팅 펫을 하나씩 나눠주었다.
실제 스톤에이지에서는 각 마을별로 시작 페트가 달랐는데 그 중 ‘샴기르'마을의 ‘두리'가 사실상 업계 표준이라고 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기억이 있다. (사실 그냥 샴기르에 사람이 많고 그나마 준수한 성능이 이유다)
그 의지를 이어 모두에게 두리를 줄까 생각했지만 그렇게 되면 재미가 반감될 것 같아서 비슷한 급의 페트 세 마리를 랜덤으로 나눠줬다.
두리, 투투, 쿠링
그렇게 우리 반의 대 페트 시대의 막이 올랐다.
(현재 우리 반 펫 현황이다. 스타팅으로 투투, 두리, 쿠링이 균등하게 배분된 상태입니다. 몇몇은 야생으로 잡기도 하고 알에서 부화시키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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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에 스톤에이지를 선택한 이유로 ‘정보의 평등', 즉 아무도 잘 모른다는 점에서 오는 신비감을 이야기한 바 있다. 막상 펫을 배포하고 나니 이 ‘정보 없음'이 주는 소소한 재미들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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