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에 닿는 시 5 < 기타 >
상처난 나무 한 그루가
방 한 귀퉁이에 서 있다
두 손을 얹으면
잔 가지들은 천천히 떨기 시작한다
기도인지 노래인지 모를 소리가
바닥을 타고 퍼진다
어느 하늘의 바람 밑단에서
어떤 광장의 둔덕 잔해에서
누군가의 첫울음을 시작으로
다른 누군가의 절망 끝까지
나무는 못다 한 말을 대신해 운다
나무는 마음이 되고 길이 되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다
끊어지지 않는 얇고 긴 진동으로
시커먼 밤을 지낸다
우리는 모두 떨리고 있다
누구도 멈출 수 없는
구멍 난 울림 하나씩 품고
세상 한복판에 서 있다
일러스트출처>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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