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느라

<시적 사물: 영수증>

by 모카레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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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를 쓰려다 사다라고 적었다


살려고 적은 문장이 사느라 바빠졌다

단어는 틀렸는데 하루는 잘 돌아간다


마트에서 필요한 걸 고르다

필요 없던 것까지 집어 들고


계산대 앞에서

오늘을 넘기듯

한 번 더 산 기분이 든다


산 것들은 정리되는데

산 하루는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지나왔다


영수증을 펼친다


아직은

어느 쪽이 틀렸는지 말하지 않고

지갑에 다시 접어 넣는다





틀린 글자를 애써 고치지 않는다.

때로는 하루가 어색한 단어를 잊게 한다.

영수증을 접으며, 삶은 늘 계산도 하기 전에 지나간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살면서 동시에 살 것이다.

시장에 가서 감자를 사야지.

수제비 반죽이 있어서...




글벗 되어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활기찬 하루 보내시길 바래요^!^


사진. pixabay.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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