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적 사물: 감자>
감자에는 눈이 많다
어둡게 쌓아 둔 자루 속에서도
먼저 깨어나는 것은 눈이다
싹이 난 감자를
어러 번 도려낸 적이 있다
도마 위에 놓고
둥근 눈들을 파냈다
깎아도 깎아도
또 다른 눈이 돋는다
몸 곳곳에 눈을 숨겨 두고
잘려 나간 자리마다
다시 눈이 모인다
방 한쪽이
내 모양으로 굳을 즈음
한 철이 지난다
내 속에도
세상을 다시 보게 되는
눈들이 움튼다
익숙한 시선은 편리하다.
그 편리함이 때로는 세계를 작게 만드는 틀이 되기도 한다.
본다고 믿는 것들 사이에는 아직 보지 못한 것들과, 이면에 숨어 있는 것들이 허다하다.
자연은 늘 그 자리에 있지만 내가 바라보는 눈과 시야가 좁았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눈을 바꾸지 않으면 세계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감자 싹을 보며 돌아본다.
굳어있는 인식의 틀을 깨뜨려 볼 일이다.
글벗 되어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로운 날, 새로운 나와 창조하시는 하루 보내시길 바래요♡
사진.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