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힌 자리에서 넓어집니다

포켓 속 기도시 9.

by 모카레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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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몸 한쪽이

둥글게 접혀 있습니다.


오래 두 손을 모으고 있는

할머니 팔꿈치처럼

주름이 부드럽게 모여 있습니다.


거칠게 다친 자리인지

안에서 불거져 나온 것인지


겹겹이 껍질의 결을 덧대며

속으로 접어 두었을 것입니다.


살다 보니

저에게도 이렇게 접힌 시간이 있습니다.


곧게 펴지지 않았던 날들

활짝 펼치지 못했던 꿈들


사람의 길은

반반하고 매끈하게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접힌 자리까지 살아내며

조금씩 넓어지고 넉넉해지는 것임을

가볍게 지나치지 않게 하소서.


깊은 주름에

또 한 겹의 나이테가 얹히듯


살아온 자국과 앞으로의 길도

겹겹이 포개어

이끌어 오셨고, 인도하실 것을

고요히 새기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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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벗 되어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념하고 기억할 소중한 시간을 만드시는 하루 보내세요♡


사진. by mocalemon.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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