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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더 김인숙 Jan 12. 2019

일이 없다고
할 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1인기업가의 일

“오늘 일 다 끝났어?” 

남편이 나에게 자주 하는 질문이다. 나는 항상 이렇게 답한다. 

“일이 다 끝나는 건 없어. 그냥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는거지.”


 직장에 다니는 남편은 정시 출근에 정시 퇴근이 익숙한 사람이다. 여느 직장인처럼 퇴근 후엔 회사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에게 퇴근은 일의 시간에서 나의 시간으로 돌아오게 하는 여닫이 문 같다. 나는 다르다. 눈 뜨면 출근, 눈 감으면 퇴근이다. 출근과 퇴근의 개념이 없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혹여나 중요한 메일이 와 있으면 부랴부랴 일부터 처리한다. 사무실에서 볼 일을 다 보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해서 일이 끝난 게 아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씻고 다시 노트북을 펼치는 게 익숙해진지 오래다. 


 페이스북을 켜서 관심분야의 정보를 훑어보고 참고할 만한 내용은 스크랩 해 둔다. 오늘 인상적인 경험이 있었으면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재빠르게 글로 남겨둔다. 일상적인 내용은 네이버 블로그, 공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주로 일이나 공부와 관련된 내용은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활용한다. 조금 더 시간 여유가 있으면 재빠르게 화장을 고친다. 카메라와 삼각대를 꺼내고 메모해둔 아이디어 중 한가지를 골라 영상으로 남긴다. 이 영상은 가벼운 편집과정을 거친 후 내 유튜브에 올라간다. 엄격히 따지면 페이스북에서 정보를 검색하는 것도,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유튜브에 영상을 업로드하는 것도 일이라고 할 수 없다. 이 활동으로 내가 직접 벌어들이는 수익은 0원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내가 유튜브 구독자가 10만명쯤 되면 영상 자체만으로 돈을 버는 순간이 올지 모르나 아직까지는 그럴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스타트업에서 프리랜서로 마케팅 일을 하던 시절, 회사에 마케터가 나 한 명 뿐이었다. 대표님, 개발자, 영업, 디자이너, 마케터. 각자가 담당하고 있는 일을 책임지고 진행해야했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찾아서 일을 하는 게 당연했다. 그 때 블로그에 글을 쓰고, 카드뉴스를 만들고,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 심지어 핀터레스트까지 계정을 만들어 운영했었다. 조금이라도 더 잘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 때의 방식은 지금까지도 내 몸에 남아있다. 지금도 클라이언트사의 마케팅 플랜을 실행할 때, 굳이 상대가 요청하지 않아도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을 찾아서 더 하곤 한다. 이렇게 일을 하다 보면 절대 쉬는 시간이 생길 수가 없다. 일은 끊임없이 만들어서 할 수 있다.


 강의도 마찬가지. 어떤 강사는 강의 의뢰가 들어오면 강의안을 만든다. 강의의뢰가 없는 기간에는 그냥 노는 경우도 많다. 나는 다르다. 애초에 내가 하고 싶어서 교육을 만들었고, 직접 홍보를 해서 수강생을 모았다. 일이 주어지기전에 내가 만들어서 실행하는 프로세스가 익숙하다. 덕분에 틈만 나면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책과 각종 자료를 찾아서 본다. 수시로 달력을 보고 일정이 없는 날에는 무슨 일을 또 벌려볼까 궁리한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도하려고 마음을 먹는 순간, 또 분주해진다. 포스터도 만들고, 모집 글도 써야한다. 블로그에 올린 후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도 올려야 한다. 신청서가 접수되면 또 일일이 확인해서 문자를 보내는 작업도 수반된다. 


항상 빡빡한 내 캘린다. 사실 대부분 내가 벌린 일이다.


 할 일이 없는 순간은 없다. 고객이 요청한 일만 하는 사람이라면 1인기업으로 지속성을 갖기 힘들다. 일은 남이 쥐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드는 것이다. 내가 사용가능한 모든 능력과 자원을 활용하여 다양한 일들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실력 향상을 위해 공부를 하거나 나를 증명할 콘텐츠를 쌓는 일도 필수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기 위한 SNS활동도 이제는 빼놓을 수 없다. 이런 활동이 당장 돈으로 바뀌지 않는다 할지라도 쌓이고 또 쌓이면 힘을 발휘하는 순간이 온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렇게 새벽 1시 넘어서까지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힘을 발휘하는 순간을 기다리면서. 

이제, 오늘의 일은 끝이다.




김인숙

퍼스널 브랜드 디렉터, 현재 be.star라는 브랜드 매니지먼트와 1인기업스쿨을 운영하고 있으며 동시에 기업의 디지털 마케팅, 브랜딩 전략을 자문하는 일을 하고 있다.

브랜딩과 마케팅, SNS와 콘텐츠에 관심이 많아 관련 일을 해 오고 있으며, 특히 사람을 좋아해 개인에게 적용하는 퍼스널 브랜딩 일에 뛰어들었다. 좋아하는 일로 먹고살 수 있는 방법으로 '1인기업'과 '퍼스널 브랜딩'을 제시하고 있다.


 * 개인 블로그 : http://bestarbrand.blog.me/

 *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dreamingkis/

 * 유튜브 (뭐해먹고살지?) : http://bit.ly/2Phvn84


브랜드 매니지먼트 be.star

 * 홈페이지 : http://www.bestar.kr

 * 인스타그램 : http://www.instargram.com/besta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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