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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무엘 May 23. 2021

회식 문화의 변화에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회식장소 변경만으로 엄청난 업무실적을 보여준 사례

회식문화 변화에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과거 양적성장기 시대, 수직적인 조직문화속에서는 회식문화 점검을 해보면서 오늘날 젊은세대들의 회식문화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자. 회식 장소만 바꾸어도 회식문화와 조직문화까지 확 바뀐 실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과거 10여년전, 회식자리에서의 팀장과 팀원간의 대화 과정을 회상해 보자. 
 필자의 과거 10여년 전의 팀장과 팀원과의 대화관계를 회상해보자. 당시 필자는 대리으로서 팀장님과의 대화는 대부분 회사내에서 업무 내용 위주였다. 업무시간중에 차한잔 하면서 개인적인 이슈나 고민거리를 갖지고 30여분 이상 이야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혹시 업무시간중에 업무에 대한 질타나 꾸중을 듣더라도 그 때 뿐이고, 그런 기쁜 나쁨도 직장생활의 스트레스 정도로 인식하였다.

그러다가 2~3개월에 한번씩 하는 저녁회식을 한다. 회식을 시작하면 눈치껏 보다가 회식 중간시점에 팀장님한테 가서 소주한잔 드리면서 그때나마 지난번 업무관련 꾸중받았던 이슈나 꼭 말씀드리고 싶었던 이슈를 ‘술의 힘, 취기’를 빌어 간신히 이야기를 꺼내고 그러면 팀장님이 ‘괜찮다. 그럴수도 있지. 힘내라’ 라는 술자리 막판의 격려 말씀, 그 한마디를 듣고 또다시 사기충천되어 다시 새롭게 일하는 것이, 바로 회식의 효과였던 기억이 아련하다. 

그 당시는 회식메뉴 및 장소 선정, 식당내 자리 배치, 건배사 등을 포함하여 술 예절(주법)도 당연히 상사와 리더 중심적으로 정해졌고 그것이 당연한 것으로 인식해오던 시절이었다.

결국 리더 중심의 회식을 통해 팀워크 강화하여 사기 진작시키고, 술기운을 빌어 서로 편하게 소통함으로서 팀내 신뢰를 더욱 높이는 계기로 삼았다. 

이처럼 리더 입장에서는 회식이 평상시 사무실에서 업무와 실적을 강하게 주문하고 압박했던 것들의 미안함을 회식을 통해 풀어가는 과정이라 생각할 수 있다. 평소의 미안함을 회식때 ‘술의 양’으로 가득채워 강권하는 것이 일상적이었고, 심지어 본인이 마시던 술잔을 돌리면서 그 리더는 본인의 술잔에 사랑과 애정을 듬뿍 담아서 부하직원에도 골고루 준다고 생각하면서 술잔을 돌리고, 부하직원은 또 상대적으로 리더의 술잔을 그렇게 생각하면서 받아 마시던 시절이었다. 리더들은 술을 강권하면서 동시에 평상시에 사무실이나 회의실에서 하지 못했던 리더(팀장)의 속마음을 술자리에서 털어놓다보니 평상시보다 회식장소에서 훨씬 더 많은 발언들을 하게 된다. 또한 리더 입장에서는 회식후 내일 구성원들보다 일찍 회사에 출근해야 하니 가능한 회식 장소를 자기집 근처에 잡는 것이 오늘 밤의 빠른 귀가와 내일 아침의 조기 출근에 편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구성원들도 일부 불만이 있더라도 그런 것을 당연히 여기는 분위기이기도 했다. 


세월과 흐름에 따라 회식에 대한 인식, 트렌드 변화가 갑자기 대두되고 있다.

요즈음 회식문화에 대해 주니어 직원(MZ 세대)들의 불만이 많다.

회식 장소 선정, 메뉴 선정, 회식 식당에서 앉는 자리 배정, 건배사 제창, 술 강권 문화, 일부 회식비 나누어 갹출하기(일명, 1/N) 등 직원들의 주요 불만 사항들이다. 그래서 ‘회식을 꼭 해야 하냐?’는 회식 그 자체에 대한 불필요론을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최근 젊은 직원들의 회식 문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 또는 그들이 가장 싫어하는 유형의 상사들이 있다고 한다. 

첫째 술을 강권하고 술잔 돌리는 상사, 

둘째 건배사 또는 장기자랑 자꾸 시키는 상사,

셋째 술자리에서 직원들 이야기는 대충 듣고 대화를 독식하며 혼자 말많은 상사,

넷째 회식 장소를 상사의 집근처로 하는 상사 등이다. 

그 외 무조건 2차 가자는 상사, 술값낼때 1/N 하자는 상사,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듯 척하며 정작 본인 좋아하는 메뉴을 정하는 상사 등 여러 바람직하지 못한 상사 유형들이 있다. 


기존의 리더 중심적이고 권위적인 관점에서 직원 편의 중심적으로 ‘회식 장소’를 바꾸어 직원들이 감동한 사례를 훨씬 뛰어넘어 조직내부의 소통과 협력이라는 매우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갖게 된 실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회식의 시작부터 종료까지의 진행방식과 과정에 대해서 기존의 전통적인 수직적 분위기에서 점차 탈피하여 회식을 또 하나의 즐거운 자리로 자리매김해 간다면 회식에 대한 부정적 인식들을 걷어내고 오히려 좋은 화합의 장이자 스트레스 해소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회식 장소 선정, 모임 단위의 적정성도 매우 중요하다. 회식장소 선정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큰 반전이 일어나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서 보자. 

X센터의 일반 사무직(대부분이 연구직)은 약 170명이며, 센터장은 상무급 임원이다. 

매년 조직문화 진단 점수를 측정하는데, X센터의 2018년 조직문환 진단 점수가 42점에서 64점으로 무려 22점이나 급상승 한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전년대비 2점~5점만 올라도 다행이고 잘했다는 정도인데, 12점도 아닌 무려 22점의 점수 상승은 상식적으로 나타나기 힘든 결과이다. 이에 필자는 그 원인이 매우 궁금할 수 밖에 없었고, 담당 센터와의 적극적 소통을 통해서 밝혀낸 사실을 이 자리에서 공유코자 한다. 

처음에 필자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조직문화 점수가 1년만에 이렇게 크게 상승할 수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해당 센터내 담장 실무자는 “1년전에 기존의 다소 권위주의적이던 A센터장에서 다소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성향의 B센터장으로 리더십이 바뀌었을 뿐이라 별 특별한 것은 없었다”라고 답변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리더십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차이가 났느냐는 집중적인 질문에 결국에 파악하게 된 내용이 바로 ‘회식문화의 변화’였던 것이다. 

A센트장때의 회식장소는 대부분 센터장의 집근처(경기도 분당)나 인근지역에서 하였다. 당연히 회식 종료 후에는 해당 임원은 집이 가까우니 편하게 갔겠지만, 서울 및 다른 경기권에 거주하는 다수 직원들이 귀가하는데 매우 불편해 했던 고충이 있었다. 

물론 A 센트장은 회식장소도 자기 중심적으로 했듯이 일상적으로 업무/리더십 스타일도 권위적이었다. 당연히 해당 조직의 조직문화 점수는 낮은 수준이었다. 


뒤이은 B센트장의 리더십은 개방적인 수평적이며, 직무보다 직원우선적 사고가 강했다. 

B센터장은 회식에 대해서 직원들의 불만 내용을 이미 잘 인지하고 있었고 어떻게 하면 직원들 이동의 편의성도 좋게 하고 회식 그 자체로의 원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해보았다고 한다. 일부 직원들이 솔직한 의견을 청취한 B 사업부장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용하게 되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70명의 센터 직원들의 거주지별 권역을 나누어 보았다. 그 결과 약 13개 권역이 나왔고, 1개 권역별 평균 8~17명으로 권역이 형성되었다. 그리고 센터 회식을 각 권역별 거주지역의 유명한 식당(맛집)에서 하였다. 그래서 B센터장은 센터 회식 자체를 13개 직원거주 권역별로 장소를 정해서 회식하고 본인은 대리운전 해가는 방식으로 ‘장소 선정’을 했더니 직원들이 매우 만족해 했다. 

당연히 과거 A센터장의 리더중심적 사고에서 직원편의 중심적 사고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회식장소 하나를 바꾼 것만으로 조직문화 진단 점수가 약 20여점 이상 급상승한 이유가 될수 있을까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그 내용을 좀더 파고 들어가보니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여기서 우리는 조직문화 급상 이유를 설명해주는 몇가지 시사하는 점을 찾아 볼 수 있다. 


첫째, 상사의 배려심과 리더십의 변화를 제대로 느낀 것이다.

리더 본인만 조금 불편함을 감수하면 다수 직원들이 행복한 상황을 만들었고 직원들은‘상사의 직원들을 배려하는 마음’을 느끼게 된 것이다. 회식 그 자체만으로 조직문화 진단 점수 상승의 핵심 요인은 아니겠지만 직원들 입장에서는 이전 센터장과 비교할 경우 매우 크게 와 닿은 것이 회식문화의 변화였고, 그 중에서 가장 큰 변화가 바로 ‘회식장소’ 였다.


둘째, 기존의 회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것이다. 

통상 회식이라면 전체 센타직원, 팀원 등의 모두가 모여서 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적당한 수준의 모임 규모와 센터내 다양한 직급, 보직자들이 혼재하여 센터내 소모임으로 소통하였던 것이 훨씬 도움이 된 것이다. 회식의 목적에 대해서 재정의를 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존 회식의 의미는 170명이 한꺼번에 모이거나 규모가 커서 힘드니까 실별 모임,팀별 모임, 계층별 모임 등 조직이나 계층별로 구분해서 그 자리에 센터장이 참석하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였다. 즉, 실,팀 등의 조직적이거나 임원급, 간부사원급, 대리급, 사원급 모임등의 계층별 미팅자리에 센터장이 참석하는 형국이었다.

그렇게 센터장이 분기나 반기에 단합과 소통을 위해 개최되는 회식에 참석하는 것이 일상적인 회식문화였던 것이다. 그런데 센터 회식은 13개 권역을 실시하는 점, 각 권역에는 센터 직원이 조직과 계층을 아우러고도 남을만큼 매우 골고루 포진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셋째, 지역별 동민 모임의 활성화로 회사 생활과 가족 생활이 자연스럽게 풍성해졌다는 점이다. 

지역구/권역별로 두세차례 회식을 하다 보니 해당 지역에 살고 있는 센터동료들이 누군인지 잘 알게 되는 계기가 생긴 것이다. 자연스럽게 퇴근하는 길에 목 마르면 바로 집 근처에서 간단히 치맥한잔하는 수준의 ‘지역 동민 모임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그 지역 소모임에는 신입사원부터 5년차, 10년차, 팀장, 임원 등 다양한 직급의 구성원이 모여진다는 특성이 있었다.

같은 센터내 직원들끼리지만 평상시 사무실에서는 자주 교류하기 힘든 데 이웃에 함께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지역 동민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서로가 좋아들 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같은 권역이다보니 자연스럽게 가족간 유대관계 형성도 더 쉬워졌고, 비슷한 또래의 부인들끼리 또다른 친목그룹이 형성 되는 등의 의도하지 않은 긍정의 결과물도 나오게 된 것이다. 


넷째, 센터내 소통이 시간이 갈수록 증폭해갔고 점차 회사 생활이 재미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지역 동민 모임이 13개 권역에서 자발적으로 발생하고, 나아가 회사에서는 센터내 실과 팀간의 소통과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었는데, 권역별 동민 모임이 활성화 되다보니 센터내 모든 직원들이 한다리만 건너면 서로가 서로를 잘 알게 되는 등 ‘권역별 소모임이라는 물리적 집합(mix)이 정서적으로 강한 시너지가 되어 센터내 소통과 협력이 폭발적으로 증폭’하게 된 것이다. 사실 이 부분은 처음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정말 예상밖의 의도하지 않은 엄청난 긍정적 결과를 이끌어내게 된 것이다. 


회식장소 선정, 회식 방법을 바꾸었더니 이렇게 회식 그 자체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 것은 지극히 당연했고, 센터내 소통과 협업이 증폭되면서 직원들의 만족도가 대폭 개선되었다는 점, 당연히 센터내 업무실적도 혁기적으로 달성했다는 점 등을 많은 리더들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회식으로 서로 소통을 증대하고 같은 조직내 구성원들끼리 유대감을 느끼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지게 함으로서 이후 팀워크 및 업무 생산성을 높이자는 회식의 기본적인 취지는 다들 공감을 한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처럼 이미 직원들의 고충을 감안하여 회식장소를 변경한 생각, 지역구별로 소모임씩으로 모여도 좋다는 회식에 대한 기본 관념 탈피 등을 볼 때 일상적인 업무에서도 B센터장님의 ‘따뜻한 리더십’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 해당 센터 직원들의 후문이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해당 센터나 직원들의 조직문화 만족지수가 대폭 상승했다는 점을 이해 하실 것이다. 


Tips)   

    팀장들은 회식문화를 좌지우지 할 수 있다. 팀장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팀원들의 인식변화가 발생한다. 회식에 대한 리더들의 생각을 구성원들에게 제대로 전달해주는 것이 맞다고 본다.  


    조직 구성원이 다수일 경우는 권역별 모임을 활성화 해보는 방법을 권장한다.   


    회식에 대한 직원들의 리얼한 목소리를 들어 보는 것을 권장한다. 회식을 그냥 함께 모여서 술한잔 하는 것으로만 인식하면 점차 회식에 대한 젊은 직원들의 불만이 가중될 것이다. 회식 장소, 회식 프로그램 등 가능하면 팀원들 스스로 구상해서 실행토록 권장해볼 만하다. 그러면 젊은 팀원들이 선호하는 식당이나 회식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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