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이 힘있는 하마(hippo)가 되어서는 안된다. 하마현상이 만연하면 조직은 망가진다.
모든 팀이나 조직에서는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한다. 바로 그것이 생존의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비록 리더가 올바르다고 결정한 의사결정이 잘못되거나 실패할지라도 그것을 발빠르게 반전시키거나 수정 보완하는 것도 결국 조직내 구성원들이 하게 된다.
실제 다양한 조직들에서는 의사결정의 품질과 정합성을 높이기 위해 단순히 의식적인 노력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인 장치들을 의도적으로 고안하는 노력들을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집단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집단지성'을 촉진하거나, 일방적 결정을 방지하려는 의도에서 '악마의 대변인' 등의 제도를 활용해서 조직에서 최대한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최근에는 이 둘 모두를 아우러는 전제조건으로서 부하직원들이 마음껏 상사에게 본인들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전달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감’ 확보에 대한 노력들이 많이 거론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심리적 안전감을 느끼면서 부담없이 상사들에게 그들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전할 수 있을까?
결국 오늘날 같은 VUCA상황속에서 조직의 성패는 가장 합리적이고 적당한 의사결정을 하는 능력, 그것을 실행하여 사업 실적으로 이끌어 내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해고 과언이 아니다.
조직의 생존 및 발전의 성패는 조직내 모든 구성원들의 경험과 지혜, 의견, 아이디어들이 자연스럽게 조직내부에서 바텀업(bottom-up)과 탑다운 과정의 순환적 피드백 등이 자연스럽게 일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문제는 조직운영에 있어 가장 단순해 보이는 바텀업과 탑다운의 순환적 피드백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군대의 기원과 생성 및 운영관리가 오늘날 기업/조직의 근원이었던 점을 굳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탑다운에 의한 명령 통제관리가 지난 수십세기 동안 있어왔던 전형적인 관리체제였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아마 과거 수십세기 동안 유전자로부터 뼈속까지 이어져온 ‘조직운영 관리 = 리더에 의한 명령, 통제 관리’로 인식되어 왔다는 점을 유의있게 볼 필요가 있다.
오늘날 조직내에서 일어나는 올바른 의사 결정과 바람직한 업무방식들을 왜곡시키는 오류 케이스 중 대표적인 세가지 오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히포 같은 상사, 집단 사고, 심리적 안전감의 부재 케이스를 보자.
첫째 사례는 상사가 높은 의사결정력을 갖고 있기에 발생하는 오류(HIPPO:Highest Paid Person's Opinion)이다.
회의 문화관련하여 상사의 입김이나 영향력이 지나치게 지배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부하 직원들의 사기저하를 발생시켜 이들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이다.
HIPPO(Highest Paid Person's Opinion)는 '최고 연봉을 받는 사람의 의견'을 가리킨다. 즉, CEO나 팀리더가 주장하는 것이 조직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결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해당 조직내 최고위 리더라고 생각하면 된다. 팀장이나 실장, 사업부장도 해당 팀, 실, 사업부에서는 HIPPO이다.
예를 들어, 히포 같은 상사가 어떻게 조직문화를 파괴하는지 사례를 통해서 보자.
팀원들이 모여 옵션 A와 B에대해서 열띤 토론 중이었고 토론이 고조되면서 옵션 B는 더 이상 아니다라는 판단이 되었다. 따라서 팀원들은 옵션 A에 대한 정보와 팩트를 가지고 논의를 심도있게 진행중이다. 그런데 갑자기 팀장(실장)이 회의실에 들어와서는 팀원들의 데이터에 의한 결정과정 또는 그간의 토론과정을 무시하고 '본사에서 결정했다' 또는'본부장이 이미 결정했다'는 식의 발언을 하면서 갑자기 B옵션으로 일방적인 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아래 그림과 같이 A옵션에 대한 정보와 팩트를 바탕으로 열심히 토론에 참석했던 직원들의 갑작스러운 B선택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되겠는가? 그렇게 들어와서 갑자기 B를 선택한 상사를 보면서 실무 직원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추정컨데 결코 긍정적 반응을 보이지는 아닐 것이다. 적어도 이런 식의 상황이 반복되면 결국 직원들은 의욕 및 사기저하되면서 앞으로는 상사의 명령과 오더만 기다리는 상황이 되어 버릴 것이다. 어차피 자신들의 의견을 제시한들 상사가 수용하지 않을 것이며,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이미 알기 때문이다.
상기 그림(이미지)는, 'How Google Works'(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라는 베스트셀러 책을 저술한 전 구글 부사장을 역임한 조나단 로젠버그가 그의 트위터에 올린 그림을 인용한 것이다.
아프리카 및 동남아에서 야생의하마도 위험하고 때로는강가의 보트를 뒤집거나 사람을 공격하는 일도 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회의실 내에도 하마같은 위험한 사람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렇게 비유한 것이다.(Hippos are among the most dangerous animals in Africa. Conference rooms too.),하마(HIPPO)가 아닌 데이타에 의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도록 하라(Let data drive decisions, not the Highest Paid Person's Opinion.)고 충고한다.팀원들이 온갖 데이터에 의해 뒷받침되는 선택(A안)을 제시하지만, 리더인 하마는 데이터를 무시하고 자신의 직관에 따른 결정(B안)을 강요하거나 유도하는 경우도 많은 조직에서 나타나곤 한다.
둘째 사례는 집단사고(Group think)로서 팀장이나 리더들이 흔히 하는 실수이다.
리더들이 의외로 집단사고를 초래하는 것은 매우 간단하다. 특정 이슈관련 A, B, C안 3가지 방안의 장단점을 파악 후에 의사결정하는 단계에서 리더가 회의 서두에 본인의 생각, 의견이나 본사의 기조가 A인 것 같다는 뉘앙스를 보여주고서 회의 참석한 팀원/구성원들에게 의견, 토론을 유도하는 경우이다. 구성원들은 결코 바보가 아니다. 그런 경우는 이미 ‘답정너’이다. ‘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 즉 결론은 A이니까 너희들은 토론만 하면 돼’와 같은 의미가 되는 것이다. 즉 A안 도출을 위해 B,C안도 검토해 봤다는 정당성을 확보하는 구색갖추기에 불과하다는 점을 알게 된다.
게다가 팀원들은 A,B,C 토론과정에서 리더가 마음속으로 선택한 A가 아닌 B,C에 우호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구성원들에게 팀장이 그들의 의견에 맞대응하면서 다소 질타하는 느낌, 불만어린 어투나 말씨, 얼굴표정만 보여도 나머지 구성원들은 더 이상 B, C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하지 않고 오히려 A가 더 타당하다는 식으로 리더나 경영진의 생각하는 의도에 맞추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런 것이 집단 사고의 오류에 빠지게 되는 이유이다.
세번째는 심리적 안전감이 부족한 사례이다.
하마와 같은 리더들이 득실거리면 조직 구성원들은 그들의 입을 다물게 된다. 상사의 지시나 명령에 그냥 말없이 따르는 것이 훨씬 본인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상사의 지시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문제점을 지적하는 순간 상사로부터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또한 집단 사고도 마찬가지이다. 집단적 사고가 잘못 되었다는 판단하에 다수 구성원들이 하나의 의견와 안으로 결집이 되었는데 그 안에 반대를 하거나 문제점을 제기하는 순간 팀웍을 방해하는 구성원으로 낙인이 찍히는 점을 뻔히 알고 있는데 누가 집단사고에 동조하지 않겠는가? 오늘날과 같은 VUCA 같은 경영환경속에서 조직내 모든 구성원들의 경험, 직관, 지식을 동원해서 의사결정을 해도 부족한 상황에서 상사만의 의견과 지시, 상사나 리더들이 듣고싶어 하는 내용으로 정보가 오가는 상황에서의 의사결정은 잘못될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이다.
이처럼, 하마(Hippo)에 의해 심리적 안전감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집단사고의 오류에 빠지기 싶고 그로 인해 훌륭한 의사결정을 하기 힘들어 진다.
하마 현상이 조직내 만연되면 다음과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첫째,팀원들이 조직내 적극적인 의견 교환을 통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되지 않음을 체험하고 있기에 전정성 있는 토론이나 팀워크가 잘 될 수가 없다.
왠만하면 팀장이나 그 이상의 상사들의 어차피 결정할 것이기에 실무단에서 애써 열심히 해 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만연하게 된다. 직원들의 좋은 아이디어나 생각들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둘째, 결국 조직내 Look -up Culture가 만연해지게 된다.
일하는 과정에서 부하직원들이나 실무자들의 의견이 상층부에 전달되는 것보다, 오히려 상사의 의사결정이 지배적이고 더 직원들이 어떻게 변화할지 권위를 갖게 됨으로서 직원들로부터 결코 존중과 존경심을 받기 힘들다는 것이다.
동시에 실무자들의 수많은 의견보다는 소수 경영진 및 고위급 임원들에 의해 의사결정이 나는 것을 몇번 경험하게 되면 실무자들의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분위기가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이미 체험적으로 알게 된다. 그래서 이후부터는 차라리 상사가 내려주는 지시나 오더에만 관심을 갖게 된다. 즉 조직 구성원들이 윗분, 상사분만 쳐다보고서 명령, 지시, 결정을 내려주십사 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지는 것이다. 그러면서 점차 조직내 수동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게 된다.
셋째, 집단지성의 발현이 제한적이다.
결국 VUCA상황에서는 전직원들의 집단지성의 발현이 중요한데, 이런 하마 같은 분들이 회의실에서 의사 결정을 하게 되면 실무직원들은 더 이상의 그들의 집단지성을 표출하려고 하지 않는다.직원들은 입을 다물게 된다. 자연스럽게 의사결정의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넷째, 결국 직원들의 회사 경영층에 대한 불신이 증가한다.
직원들 입장에서는이런 히포같은 사례를 경험하게 되면, 회사의 경영층에 대한 불신이 증가하게 된다. 겉으로는 조직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잘 청취하고 그들로 하여금자신들의 주장과 아이디어를 조직내 상사들에게 스스럼 없이 적극적으로 표현해라는 말을 듣지만, 진정성이 결여된 경우를 경험하게 되면 리더에 대한 신뢰와 존경심은 사라지게 된다.
그렇다면 히포/집단사고와 같은 사례를 예방하기 좋은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첫째, 회의시 회의 진행자(Facilitator)를 둔다
통상적으로 회의시 해당 조직의 보스/리더가 진행을 한다. 팀장이나 실장이 주관이 되어 회의 하는 과정에서의 오류는 본인들의 실제 회의를 주관하다 보니, 회의의 A T0 Z 까지 모든 내용을 리더중심으로 회의를 진행하게된다. 그러다보면 회의가 길어지거나 매사안마다 팀장의 의견이나 입장을 이야기 하다보면 회의 주관하는 보직자도 바빠지고, 참석한 실무자도 매건마다 상사의 충고와 지적을 받게된다. 그렇게 반복적인 회의를하게 되면 실무직원들로미팅 자체가 점차 불편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차라리 회의 주관하는 진행자를 따로 둘 필요가 잇다. 그리고 팀장도 다른 팀원들과 동등한 가치나 지위에서의 의견을 제시하는 수준으로 회의 운영을 하게 되면 그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게 된다.
둘째, 중요한 의사 결정시 팀원들에 앞서 리더의 생각과 관점을 전달해서는 안된다.
회의시 중요한 의사결정를 할 때 가능한 리더의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먼저 오픈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그렇치 않으면 직원들이 상사의 의견과 관심사에 자꾸 관심을 가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즉 상사의 눈치를 지나치게 보는 분위기를 차단해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를 이미 우리는 많이 경험하였을 것이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메뉴를 고를때도 상사가 먼저 1만원짜리 된장찌개를 시키면 나머지 실무 직원들은 일단 1만원을 초과하는 다른 메뉴를 고르기가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무심코 상사가 메뉴를 지정해 버리는 바람에 직원들의 각자 식성에 맞는 메뉴선택은 물론 선택하고 싶은 메뉴의 가격도 고민해야 하는 등 하기가 힘든 분위기가 되어 버린다. 이처럼 상사는 때로는 본인의 선택을 뒤로 미루고 마지막에 선택하는 의도적 노력들도 필요하다.
셋째, 가능한 회의시에 참석한 전원이 최소 1회 이상의 발언권을 갖게 만든다.
회의에 참석한 전직원들이 최소한의 회의 활동에 개입토록 유도할수록 좋다. 적어도 회의에 참석한 직원들의 질문과 의견제시를 당연시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반대로 1~2시간의 정책토론, 의사결정을 하는 회의 시간에 아무런 질의나 답변이 없는 직원에게는 업무에 관심이없다는 것을 반증해주기 때문이다. 자신이 의견이나 주장이 없다는 것은 그저 무임승차 하겠다는 것과 별반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조직내 히포같은 사례와 집단사고를 방지 할 수 있도록 리더들은 스스로를 경계하고, 실무 직원들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그 내용과 절차, 방식이 어떠하든 궁극적으로 '심리적 안전감' 을 제공하지 않으면 구성원들은 침묵할 것이다.
심리적 안전감을 제고하는 방법은 쉽지 않지만 심리적 안전감을 파괴하고 오히려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것은 매우 간단하다. 왜 심리적 안전감이 높아지고, 낮아지고 하는 방법론에 대해서 다양한 방법과 시도를 해보아야 한다.
Tips)
리더들의 너무 앞서지 말자. 예를 들어 식당에 가서 팀장이 먼저 메뉴를 주문할 경우 다른 팀원들이 원하는 메뉴를 시킬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팀장은 항상 늦게 주문하는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집단사고 이후의 결과중 긍정적 /부정적 결과를 파악하여 집단사고의 위험성과 문제점을 분석 공유하는 방법도 필요하다.
직장은 조직내 지위, 직책이 있고 때로는 사내 정치도 발생하는 것이 조직이다. 리더들은 어떤 형태든 조직내 심리적 안전감을 구성원들이 느낄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