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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무엘 Aug 06. 2021

노무관리 = 노조간부 설득 論이다.

노무관리는 노무직원이 노조간부 설득하는 것이다

한국내 노사관계  및  노무관리 방식에 대한 사용자들의 고민과 어려움이 많습니다.

특히 노사관계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오해들이 사회전반에 만연해 있다는 점이 큰 문제로 보입니다.

그래서 잘못된 고정관념과 인식들에 대해서 제대로 현실자각을 하자는 차원에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노무관리는 노무직원이 노조간부 설득하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요?

 

‘노무관리에 정답이 없다’는 논리에 의거하면 회사가 노동조합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 노동조합도 상집간부 및 대의원 등 노조 활동가들로 구성된 단체일 뿐, 결국 사람들이 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회사가 노사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조간부 및 활동가들을 잘 설득하고 관리하는 것이 노무관리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노무관리 정의(광의의 노무관리)는 ‘회사가 사업목표를 갖고 추진하는 경영활동에 대해서 노조간부나 조합원들이 거부, 저항 또는 반대할 경우 이들을 직, 간접적으로 접촉하여 회사가 가고자하는 방향으로 함께 가기 위해 설득하는 일입니다.

즉, 노무직원들이 노조간부나 활동가를 만나서 설득하는 것이 노무관리입니다. 맞습니다. 

바로 이것이 지난날 한국의 대부분 기업들이 해왔던 노무관리였습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던 양적성장기에는 적합한 노무관리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현재 한국 기업들의 노사관계 상황은 어떻습니까?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WEF) 2019년 다보스포럼에서 '세계 인적자원 경쟁력 지수(The Global Talent Competitiveness Index·GTCI) 2019'를 발표한 GTCI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 인적자원 경쟁력은 지난 2018년에 이어 조사 대상 125개국 중 30위로 정체 국면을 이어갔고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바로 시대 흐름에 맞는 않는 노사관계였다라는 평가입니다.     

한국의 노사관계 경쟁력 및 노사협력(Labour-employer cooperation)지수가 2015년 102위에서 2019년 120위로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한국 경제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최대 아킬레스건으로서 노사 관계 및 노사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노사협력지수가 악화되는 요인에는 정부 정책, 법제도 등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이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서는 단위 기업 차원내에서의 왜곡된 노무관리 방식이 어떻게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는지를 규명해보고자 합니다. 과거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효과가 있었던 노조 활동가 중심의 노무관리 방식을 20~30년 이상 동일한 방식으로 유지해오는 바람에 이제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들이 초래되는 병폐를 낳고 있다는 점을 정리해 봅니다. 


문제는 동일한 노무관리 관리방식을 20~30년간 해오는 바람에 치명적인 문제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첫번째 문제점은 바로 노사관계/노무관리 책임에 대한 분절적 사고입니다. 

노무관리를 노무팀 또는 노무직원이 하는 일, 노사관계에 대한 책임과 역할도 노무팀/담당중역/노무직원이 하는 것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얼핏보면 지극히 정상적이고 당연한 것으로 보입니다. 노무는 노무팀에서, 인사는 인사팀에서, 총무는 총무팀에서, 교육은 교육팀에서... 등 처럼 대기업의 경우 조직이 방대한 관계로 업무 부문별 책임과 역할을 구분한 조직편제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이 말을 다르게 해석하면 ‘노무팀/노무직원이 아닌 사람들은 본인들 스스로는 노사관계와 전혀 관계 없다’라고 생각하는 ‘노무관리 면죄부’를 주게 된다는 점입니다. 

 

두번째 문제점은 분절적 사고는 ‘자기조직 완결형 노무관리’를 왜곡시키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조직은 팀제 체제입니다. 팀장은 적게는 10명 많게는 30~40명의 팀원들과 함께 합니다. 과거 팀장의 핵심 업무는 팀성과 관리였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은 고성과 조직을 위해서는 팀원들에 대한 업무적 성과에 앞서 팀원들에 대한 정서적 관리, 인사 관리 등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팀장 같은 리더가 조직내에서 직원들의 정서, 감정, 동기, 평가, 인사 관리 등을 통칭하여 ‘노무관리’를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리더십에 의해서 팀원들의 정서나 사기가 낮아지고 높아지고 하는 절대적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처럼 해당 팀내에서의 이러한 활동들을 협의의 노무관리라 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리더들은 조직내 업무성과만 관리 하고, 팀 내부에서 발생하는 인사.노무 이슈, 노사관계 이슈, 고충처리 이슈 등은 별도의 노무팀 또는 노무지원팀의 노무직원이 해결해주기를 기대하고 보직자인 본인들의 할일은 아니라는 착각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점이다. 

팀장은 팀성과 관리, 프로젝트관리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자기조직 내부의 팀원들에 대한 인사. 노무관리를 본인들의 주요 업무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 맹점인 것이다. 

 

세번째 문제점은 분절적 사고가 고착화 되면서 본사-지역 생산공장과의 알력/갈등이 나타나게 됩니다.  

본사내 재경, 구매, 상품, 품질, 생기, 인사, 총무 등 대다수 그들이 운영하는 규정, 정책, 시스템, 업무 프로세스 및 의사 결정들이 직원들의 정서와 사기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고, 그 직원 정서에 의해 노사관계 수준이 좌지우지 됨에도 불구하고 본인들은 노사관계와 전혀 관계없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노사관계가 왜곡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노동조합이 생산공장에 있기 때문에 노사관계 책임자는 생산공장의 공장장을 비롯한 공장내 노무팀/노무직원이라는 인식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노사관계 책임은 본사가 아닌 생산공장에 있다라는 생각이 만연해지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본사에서의 상품 수요예측 실패에 따른 뒷감당은 생산공장에서 물량을 늘렸다, 줄였다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사고는 본사에서 치고, 사건 수습은 공장에서 마무리 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게다가 공장에서의 해당 사건 수습과정에서 노사간의 정리가 제대로 안된 관계로 해당 임원이 경질되는 상황을 본사로부터 통보 받게 되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럴경우는 노사간의 대립에 앞서서 본사와 생산공장간의 갈등과 알력싸움이 노골화 됩니다. 

 

네번째 문제점은 본사 –공장간 갈등의 반복은 노사답합 구조를 만들게 된다는 점입니다. 

본사 경영진이 경영활동하는 과정에서 노사관계 이슈에 대한 사전적 고려, 검토가 부족한채 진행하다가 현안이슈화가 될 경우 자꾸 생산공장에 노사관계와 노무관리 책임을 떠넘기는 경우가 반복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게다가 단체협상 또는 현안문제 처리과정에서의 잘잘못을 두고 본사에서 해당 임원이나 관리자를 경질하고 질타하는 경우들이 수시로 생긴다면 생산공장에서도 그들만의 생존방법을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적의 적은 아군’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당장 공장 내부의 노와 사가 적대적 관계로 보이지만, 결국 이들 노사 두 조직간에는 서로 도울 때 돕고, 싸울 때 싸우는 구조로 가면서 궁극에는 상호간의 입장을 적당한 수준에서 고려하고 배려하는 관행을 가질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노무관리= 사람 관리’가 된다는 의미는 결국 상호간의 파트너관리가 자연스럽게 됩니다. 비록 갈등이 크고 적대적 노사관계일지라도 적어도 인간대 인간으로서 자기의 파트너가 위험하게 방치해서는 안되고 오히려 상호간 보호해주어야 한다는 불문율이 은연중에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노사간 양측이 겉으로는 적으로 보이지만, 속으로는 동지가 되어 새로운 적인 본사의 공격과 압박을 동시에 막아내는 형국이 됩니다. 본사라는 공동의 적(敵)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한국내 많은 기업들의 노사관계가 근본적으로 왜곡된 결과를 갖게 된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노사관계 책임은 생산공장에 있다’라는 잘못된 생각들이 노사간 담합구조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다섯번째 문제는 노사관계/노무관리 전략 무용론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노사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노무직원들이 최대한 많은 활동가나 조합원들을 만나서 설득하는 일이 노무관리 그 자체라 생각하면 노사관계 전략, 노무관리 전략이나 노무관리 시스템은 필요 없게 되는 것입니다. 

노무관리를 사람 만나서 설득하는 일이라고 규정하게 되면  ‘중장기 노무관리 전략 구축’이나 ‘노사관계 혁신 방안 보고’ 등 노무관리 전략, 시스템, 정책, 프로세스, 평가 방식 등의 변화 시도는 필요 없게 됩니다. 

예들 들어 활동가 미팅을 통해 선무활동을 잘해서 노사관계가 좋아지면 노무직원이 열심히 설득 작업을 잘해서 그런 것이고, 만약에 선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노사관계가 나빠지면 노무직원은 열심히 선무노력 했지만 결국 노조가 문제이다라는 식으로 해석이 가능하게 됩니다. 

잘되면 노무직원의 공로이고 못되면 노조 때문인 것입니다. 

굳이 노사관계/노무관리 전략이 있을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여섯번째 문제는 노무관리가 3D업무가 되면서 ‘해결사’, ‘소방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노사관계 관리, 노무관리는 기업내에서 다들 꺼려하는 3D 직종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경영진과 관리자/ 보직자들은 노사관계/노무관리 영역에 가능한 발을 들여놓지 않으려는 속성이 강합니다. 

그래서 노동조합, 노사관계 및 노무관리 업무에는 소수의 특화(?)된 노무직원들이 전담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노사관계는 복잡하고 힘드니, 노무직원들이 알아서 잘 대응해주고 대신 본인들은 본연의 경영활동에 전념하겠다. 그러다가 노조측에서 현안 문제를 이슈화하여 문제를 제기할 경우 노무팀 직원들이 달려들어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태도를 갖게 됩니다. 

즉 경영진이나 보직자들이 경영활동 과정에서 사고(?)를 치면 그 뒷수습을 노무직원들이 해주기를 기대하는 사고방식이 만연해 있습니다. 마치 경영활동과정에서 노조나 조합원들에 의해서 문제가 발생하면 노무직원들이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는 해결사이자 소방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일곱번째 문제는 노무직원의 업무 역량 및 정체성이 왜곡됩니다. 

당연히 노무관리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자질과 능력요건에도 사람 만나서 설득하는 요건으로 치우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설득력, 대화 스킬, 사교 및 인간관계 능력, 음주능력 등이 권장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노무관리를 노조 활동가 대면접촉 관리라고 생각하게 되면서부터 ‘노무관리 = 음주하면서 노조활동가 설득하는 일’로 규정하고, 노무직원은 음주능력과 사교능력이 좋아야 한다는 식으로 점차 노무직원의 업무 역량이 왜곡되어지는 것입니다. 

게다가 설득과정을 살펴보자면, 주로 업무시간중에 사무실이나 회의실에서 관련 현안 정보와 데이터를 갖고 설득하기보다는 퇴근 후 일반 식당에서 식사와 반주를 곁들이면서 대화의 장을 열어 설득하고 집에 늦게 귀가하는 것을 당연시 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여덟번째 문제는 현장내 노조활동가의 위상은 올라가고 현장관리자/중간관리자의 사기는 저하됩니다. 

이런 식의 활동가 중심의 대면 관리는 단기간의 현안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노조 활동가의 현장내 위상이 올라가고 현장 권력이 한쪽으로 쏠리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단체협상 및 현안 문제 관련 노사협상/협의 과정에서 상호간의 의견차이를 좁혀가는 과정에서 노무직원들이 노조 활동가들을 직접 만나서 설득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점입니다. 데이터와 정보를 갖고 사내에서 공식적, 공개적으로 설득하는 과정보다는 주로 외부에서 비공식적이거나 음성적 미팅을 통해 설득하는 과정이 초창기 의도된 결과와 달리 시간이 십수년 진행되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초래되는 것입니다. 

그 결과는 바로 활동가들의 위상강화라는 것입니다. 위상이 강화된  활동가는 현장에서 현장관리자와 중간관리자 이상의 권력을 갖게 된다는 점입니다. 

반면에 현장관리자나 중간관리자의 위상은 더욱 약화되는 현상을 초래하게 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회사의 공조직 기능은 점차 상실하게 되면서 현장장악력을 잃어가게 될 것이 이후부터는 현장내 다수 조합원들의 모럴헤저드는 나날이 악화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현장내 일 잘하고 성실한 직원보다는 회사 정책이나 경영활동에 안티하고 노조 활동에 열성적인 직원들을 더 지지하고 응원해해주는 양상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본인이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성공하고 싶은 성취욕구가 강한 직원이 선택할 수 있는 진로루트에는 크게 두가지 방향이 있습니다. 

첫번째 방향은 입사 후 열심히 조직생활을 하면서 조장, 반장 등 현장관리자로서의 길로 성장하는 방법입니다. 

다른 두번째 방향은 현장 위원, 대의원, 노조 상집 간부 등 노조 활동가로서의 길로 성장하는 방법입니다. 

결국 해당 직원은 이 두가지의 방향 중 개인의 성장 방식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 직원이 어떤 방향으로 성장 욕구를 채워가는 것이 좋을까요?

안타깝게도 오늘날 현장관리자가 되고자 하는 조합원들이 줄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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