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광, 사라진 후 내게 남은 것들>
4부 투명한 선 l <친절의 각도>
<친절의 각도>
친절을
조심하게 된 건
어느 날 이후였다.
너무 쉽게 받았다가
하루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적이 있어서.
이제는
조금 늦게 반응한다.
손이
먼저
가지 않게.
친절은
아무렇지 않게 온다.
문을 오래 잡아주는 일,
말하지 않는 안부.
나는
다 받지 않는다.
고맙다는 말만
남긴다.
기대는
마음을
앞서가니까.
조금
비켜서서
받는다.
넘어지지 않을 만큼.
오늘은
적당한 거리에서
하루를
닫는다.
친절이
나를 대신
살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