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과 포용을 '제도'가 아닌 '사람의 언어'로 다시 읽다
열두 번째 이야기
- 다양성과 포용을 '제도'가 아닌 '사람의 언어'로 다시 읽다
조금 더 현실적으로,
조금 더 사람의 언어로 이야기해 보려 한다.
DEI는 거창한 전략이 아니라
결국 사람이 서로를 대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1) 조직은 생각보다 ‘같음’에 익숙하다
회사에 오래 있다 보면 깨닫는다.
조직은 본능적으로 비슷한 사람을 좋아한다.
말이 비슷하고, 일하는 방식이 비슷하고,
기질도 적당히 예측 가능한 사람들.
낯선 방식, 새로운 목소리,
조금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은
"적응이 빠를까?"
“갈등이 생기진 않을까?”
라는 의심부터 받는다.
하지만 연구들은 정반대 이야기를 한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팀이 동질적인 팀보다 창의성과 문제 해결력이 훨씬 높다.
<출처-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조직행동 연구 요약>
즉, 불편함은 단점이 아니라 자원이 될 수 있다.
2) 차이를 존중한다는 건 ‘좋게 대해주는 것’이 아니다
DEI는 흔히 “서로를 존중하자”로 축약된다.
하지만 현실은 훨씬 복잡하다.
차이를 존중한다는 건
누군가가 살아온 방식을
내 기준으로 판단하기보다,
그 사람이 살아온 이유를 이해하려는 태도다.
일찍 어른이 된 사람들은
빠르고 단단하며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반면, 다른 구성원들은
천천히 길을 찾고,
관계를 중심으로 일하고,
속도를 다르게 조절한다.
이 둘의 차이는 우열이 아니라 경험의 결이다.
3) 포용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의 지속력’이다
많은 기업이 DEI를 ‘교육’으로 풀지만,
포용은 사실 관계적 기술이다.
처음 보는 관점을 배려하는 능력
익숙한 방식 바깥으로 걸어 나오는 움직임
다르게 말하는 사람의 말 뒤의 맥락을 읽는 힘
“그럴 수도 있겠다”는 작은 여유
포용이 높은 조직은
직원 유지를 56%, 팀 생산성을 27% 향상시킨다고 말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연구 요약 인용>
포용은 결국 성과와 연결된다.
‘좋은 마음’이 아니라 좋은 시스템이다.
4) 한국 회사에서 DEI가 어려운 이유
한국 기업은
‘속도’와 ‘성과’의 언어로 움직인다.
그러다 보니
다름을 이해하는 과정은
종종 ‘비효율’로 취급되기 쉽다.
하지만 나는 많은 조직을 보며 확신하게 되었다.
다름을 이해하는 데 들이는 시간이
나중에 생기는 갈등의 시간을 줄여준다.
빠르게 가기 위해서라도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5) 특별한 가족형태로 살고 있는 내가 배운 것
우리 가족은 조금 '다른'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들과 나, 셋.
셋이서 방향을 맞추며 살아가는 이 생활은
사회가 기대하는 가족 형태와는 조금 다르다.
어떤 날은 버티고, 어떤 날은 흔들리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하나 배웠다.
사람의 다름은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이해의 출발점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시야는 회사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다른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
다른 감정을 가진 사람들.
그들을 이해하려는 태도 하나가
팀의 분위기를 바꾸고,
갈등을 느슨하게 만들고,
사람을 잃지 않는 조직을 만든다.
차이는 조직을 흔드는 것이 아니라,
조직을 더 멀리 밀어주는 힘이다.
포용은 결국, 사람의 결을 이해하려는 작은 용기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