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광, 사라진 후 내게 남은 것들>
1부 잔광 | 〈메타데이터〉
사람들이 가끔 물어요.
“괜찮아?”
대답하려 하면 내 하루가 너무 빨리 정리될 것 같아서,
나는 말보다 남는 것들을 믿게 됐어요.
시간, 손의 습관, 문이 닫히는 소리.
오늘은 내가 무너졌다는 증거가 아니라
지켜냈다는 증거들에 대해 쓰려고 해요.
<메타데이터>
메타데이터는
내용을 말하지 않고
내용을 증명한다.
04:30
알람을 끄는 엄지.
아직 어두운 방에서
먼저 일어나는 마음.
물을 올린다.
밥을 짓는다.
두 개의 가방을
문 옆에 나란히 세운다.
거울 앞에서
표정이 아니라
숨을 먼저 고른다.
출입문이 닫히는 소리.
열쇠가 주머니에서
작게 부딪히는 소리.
나는 종종
“괜찮아?”라는 문장을
읽음표시로만 남긴다.
답을 고르는 동안
하루는 이미 움직이고,
해야 할 일들은
나보다 먼저 도착하니까.
프레이밍.
나는 내 하루를
남의 시선만큼 키우지 않는다.
오늘은
내가 버틸 수 있는 크기로
테두리를 잡는다.
넘치지 않게,
흐르지 않게.
메타데이터는
내가 울었다는 말을 쓰지 않는다.
대신
내가 다시 해낸 것들을 쓴다.
한 번 더 밥을 지은 손.
한 번 더 불을 끈 손.
한 번 더 셔츠를 접어둔 손.
나는
완벽해진 사람이 아니라
오늘을 넘긴 사람으로 남는다.
그래서 내 삶의 진짜 문장은
늘 아래에 있다.
작고, 조용해서
누가 읽어주지 않아도 사라지지 않는 글자.
오늘도 나는
그 글자들 덕분에
내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