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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쩨리 May 07. 2019

<하이메 아욘, 숨겨진 일곱 가지 사연>을 들여다보다

일곱 색, 일곱 사연

 하이메 아욘(Jaime Hayon)은 가우디의 후예라 불릴 정도로 스페인을 대표하는 스페인을 스타 디자이너이자

동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크리에이터이다.  세계 유수의 매체가 선정한 동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크리에이터이자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그의 전시가 대림 미술관에서 열린다고 하여 티켓을 얼리버드로 구입해  <하이메 아욘, 숨겨진 일곱 가지 사연(Jaime Hayon: Serious Fun)> 전시를 보고 왔다. 



전시를 들어가며

ⓒ 다락방

  하이메 아욘의 전시에 처음 들어가면 이 장난기 가득한 초록색 목마아닌 목마가 우리를 맞이한다. 자신을 '그린 치킨'이라고 소개하는 이 친구가 그림자로 여러분에게 말을 걸 것이다. 



전시에 들어가서

ⓒ 다락방

첫 번째 사연, Crystal Passion 

하이메 아욘의 첫 번째 사연은 'Crystal Passion'이다. 제목 답게 영롱한 화병들이 열대 과일 모양으로 빛을 뿜어낸다. 이 사연 속 작품들은 250여 년간 장인 정신의 전통을 이어온 프랑스의 크리스털 브랜드 바카라(Baccarat)와 협업으로 만들어진 장식용 화병 세트들이다. 기하학적 형태의 크리스털과 세라믹이라는 전혀 다른 물성을 지닌 재료들을 결합하여 파인애플, 석류, 물방울, 골프 공등을 본 떠 만든 형태에 조각 패턴을 입혀 독특한 작품들을 엿볼 수 있다. '본본 트레저'가 말하는 것처럼 단순히 하나의 형태만 보면 지극히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는 기하학적 형태들이 새롭고 특이하게 결합되어 독특한 매력으로 그들만의 보석같은 모습을 뽑낸다.


ⓒ 다락방

두 번째 사연, Modern Cricust & Tribes 

두 번째 사연은 첫 번째 사연보다 조금 더 다양한 모습이다. 사진에서 보는  그림자의 작품은 'Afrikando'로 미국의 밀워키 아트 뮤지엄(Milwaukee Art Museum)의 <Technicolor>전시를 위해 의뢰 받아 디자인한 작품이다. 이 작품을 보면 누구든지 아프리카의 전통 마스크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형태 뿐만 아니라 화려하고 영롱한 색감에서 아프리카 전통 의복에서도 영감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서구인의 입장에서 아프리카 문화를 재해석하는 것이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욘은 자신만의 특유한 유쾌함으로 작품을 풀어냈다.  

ⓒ 다락방

위 작품은 테이블까지 한 작품이다. '서커스'를 형상화했다고 하는데 사실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몰드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 세라믹 화병이라는 점이 나에겐 반전이고 흥미로운 요소로 다가왔다.


ⓒ 다락방

세 번째 사연, Checkmate

이 작품은 직접 보면 훨씬 재밌다. 맞은 편에는 거울이 있고 흑과 백의 체크 말들이 서 있어서 얼핏 <해리포터의 마법사의 돌>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하다. 영국과 프랑스-스페인의 역사적 전투 트라팔가르 해전(Battle of Trafalgar)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사진에 보이는 아이디어 스케치처럼 사람만하다. 원래는 바퀴도 달려있어서 관객이 게임에 참여할 수 있으나 현재 전시에서는 보기만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해놓으면 어떤 상태일지 눈에 보여서 좋은 선택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 작품은 광장에 있어야 진정으로 완성이 되는 듯한 작품인 듯 하다.


ⓒ 다락방

네 번째 사연, Dream Catcher

 여기 있는 작품들은 제목답게 꿈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페이팅들이다. 꿈이란 설사 구체적인 이미지라고 하였던 한들 깨고 나면 몽롱하고 종잡을 수 없다. 그런 꿈의 이미지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작품들이어서 좋았다. 뭔가 화려하고 정신없는데 또 몽롱하고 복잡하다. 이 사연들 속 페인팅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하이메 아욘의 꿈과 그의 영감을 엿보는 느낌이다.


ⓒ 다락방

다섯 번째 사연, Cabinet of Wonder

 다섯 번째 사연의 작품들은 하이메 아욘이 마치 자신의 뇌 속에 있는 캐비넷에 꺼낸 작품들을 보여주는 듯하다. 하이메 아욘의 가장 소중한 오브제들이 어딨냐고 한다면 바로 이 다섯 번째 사연이다. 이 다섯 번째 사연을 자세히 보면 앞의 네 개의 사연과 뒤의 두 개의 사연이 모두 들어있다. 무엇보다 작품들과 그의 아이디어 스케치를 담은 수첩과 같이 보는 것이 훨씬 좋다.


ⓒ 다락방

여섯 번째 사연, Furniture Galaxy

 이건 이 층에서 보고, 위로 올라가서 한번 더 봐야 한다. 그래야 사연의 제목이 이해가 된다. 마치 우주 속에 있는 듯한 색감과 조명 속에 벽도 가구로 가득한 우주 같다. 그리고 중앙에 있는 가구들은 재치있는 곡선들로 이루어져 있음에도 전혀 불편해보이지 않는다. 위에서 보면 가구의 우주를 한 눈에 볼 수 있어 또다른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일곱 번째 사연, Hayon Shadow Theater

앞의 여섯 개의 사연이 어떤 브랜드와 콜라보이거나 요청을 받아 제작된 작품들이라면, 이건 이번 전시를 위해 하이메 아욘이 선보이는 초현실적 그림자 극장이다. 여긴 단순히 작품만 보는게 재밌는 게 아니라 관람객과 작품이 같이 만들어내는 그림자를 즐기는 맛도 있다. 관람을 할 때 작품에 옷이 닿지 않게 약간 주의해야 하지만 나만의 그림자가 아닌 전시 공간 안에 같이 있는 사람들이 같이 만들어내는 그림자들을 관찰하고 있으면 관람객들이 또다른 작품을 만들어 내는 느낌이다.




전시를 나오며

이번 전시는 적당히 흥미롭고, 적당히 사진 찍기 좋고, 적당히 공부하기 좋은 전시였다. 화려한 색감과 영롱한 빛깔, 독특한 오브제들로 흥미를 당기면서 영감을 받기도 했다. 단순히 인스타 인증샷용이나 인생 프사용 전시가 아니라서 특히 좋았다. 그동안 전시를 다니면서 웬만하면 도록을 사지 않았는데 이번 전시는 개인적으로 하이메 아욘의 작품들의 내 취향이기도 했고 전시도 나름 알차서 도록을 사게 됐다. 주말이라 사람이 많아서 조금 아쉬웠지만 만약 평일에 시간이 있는 사람이라면 평일 오전에 가서 여유롭게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전시 정보


ⓒ 대림미술관

전시 제목 : 하이메 아욘, 숨겨진 일곱 가지 사연(Jamie Hayon, Serious Fun)

전시 기간 : 2019.04.27 ~ 2019.11.17

전시 장소 : 대림미술관

관람료 : 성인 10,000원 / 학생(초/중/고) 3,000원 / 미취학 아동(3세~7세) 2,000원



전시 소개(출처 : 대림미술관 홈페이지)

대림미술관은 2019년 4월 27일부터 11월 17일까지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크리에이터 반열에 오르며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Jaime Hayon)의 전시 ≪하이메 아욘, 숨겨진 일곱 가지 사연 (Jaime Hayon: Serious Fun)≫을 국내 최초로 개최합니다. 본 전시는 디자인, 가구, 회화, 조각, 스케치부터 특별 제작된 대형 설치작업에 이르는 다양한 작품들과 그에 숨겨진 스토리를 통해 세상을 보다 흥미롭고 재미있게 바라보는 작가 특유의 시선을 보여줍니다. 


하이메 아욘은 마치 오브제의 연금술사처럼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뛰어넘어 사물 자체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사람들의 감정과 상상을 자극하며 일상에 뜻밖의 재미를 선물합니다. 이러한 오브제들이 주인공이 되어 저마다의 사연을 들려주는 일곱 공간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유년 시절 항상 우리의 곁에서 끊임없이 말을 걸어 주던 상상 속 친구들을 떠오르게 하고 일상의 감성을 건드리며 여러분들에게 깜짝 선물과 같은 기쁨과 행복을 선사합니다. 자세히 보기 →


▽ <하이메 아욘, 숨겨진 일곱 가지 사연> 을 보고 갈만한 곳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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