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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다돌아 Jun 05. 2018

외계지성체의 방문과 인류종말의 문제에 관하여

UFO 피랍 현상과 그 이면에 대한 이례적이고 심도있는 대담집


1. 외계지성체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하여...


역사학 박사이자 종교학 박사이기도 한 최준식 박사와 옥스퍼드 신학 박사이면서 UFO에 의한 인간의 피랍 문제에 대해 오랜동안 연구해온 지영해 박사의 대담으로 이루어진 대담한 이 책은 매우 충격적이고 파격적입니다. 벌써 제목 자체가 길고 생경하며 어색하지 않습니까? 현상은 다수 발생하고 목격되고 있지만 목적은 전혀 알 수 없는 '대답없는 너' 외계인들의 존재는 있는 것인지? 그들은 왜 종종 나타나는 것인지? 뭐하는 놈들인지? 의도와 목적은 무엇인지? 인간들은 왜 자꾸 잡아갔다가 놔줬다가 장난질인지에 대해 더할나위 없이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는 책입니다.


   내용이 워낙에 충격적이기도 하지만 이책은 단순히 "외계인은 있나요? 없나요?"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고차원적인 문제를 논의하고 있어 정독하는 것 만으로도 인식이 패러다임을 넓혀줍니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인간의 선입관이라는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고서는 시작도 하기 힘든 면이 있습니다.

외계인의 존재 문제는 장시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거기에 걸맞은 전제조건을 만들고, 철학적•과학적 세계관을 수정하는 등 엄청나게 복잡한 지적 작업을 요구하는 문제입니다. 외계인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들의 99.9 퍼센트는 관련된 데이터에 대한 지식이나 분석 없이 하나의 ‘믿음’의 차원에서 즉각적으로 ‘외계인은 없다’라는 결론으로 점프를 합니다. 그것은 그저 그런 존재는 있을 수 없다는 현재의 과학적 패러다임의 입장을 다시 한 번 반복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지요. 하나의 합리적 판단으로부터 도출된 입장이 아니라, 하나의 맹목적 믿음의 입장인 것입니다. p47


지영해 교수의 지적처럼 외계인이 있냐, 없냐의 문제는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어떤 데이터와 주장 앞에서도 '난 모르겠고 없다'라고 결론 내립니다. 반대로, 외계인이나 UFO를 좋아하는 사람은 무슨 소린지 정확히 확인해보지도 않고 이미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다 해놓고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이 영역만큼 지성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분야가 있나 싶을 만큼 감정적으로, 취향의 문제로 반응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선입관, 세계관의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외계인의 존재 여부에 대한 개개인의 입장은 외계인 연구 자체가 허무맹랑한 것으로 치부하며 언급하는 것 만으로도 이상한 사람이 되는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그리하여 이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 저 스스로도 뭔가 뒷통수가 껄적지근하다는 느낌을 살포시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외계지성체가 있거나 말거나 진실여부와 상관없이 '만약 있다면? 우리는 그 가정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라는 태도로 접근해야 의미있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세상에 대해 갖고 있던 관념과 너무 다른 얘기를 들으면 일단 부정을 하고 봅니다. 왜냐하면 그런 세계관을 통해 자신의 지적 시야의 통일성과 자기정체성의 안정성을 도모해왔기 때문이죠. 외계인 문제나 죽음의 문제는 이런 것들을 통째로 뒤흔들어 인식의 기반을 허물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을 만나면 불편하기 짝이 없는 것입니다. 자기가 알고 있던 세계와 다른 세계를 인정해야 하는 부담감 때문이죠. 그래서 일단은 이런 사람들을 비정상적이라고 간주해놓고 보는 겁니다. p48


우리 인간의 일반적인 반응양상을 생각해 볼 때, 외계인 문제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대한 지교수의 지적은 상당히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외계인이 있거나 말거나 딱히 상관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저보다 훨씬 진지하게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해온 두 지구지성체의 대담에 대해 겸손하게 들어볼 마음의 자세를 갖게 된 것입니다.


   문제가 문제이니만큼 이 책에 대한 다른 독자들의 리뷰를 일부 읽어봤습니다.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여지없이 리뷰는 극과 극으로 갈리는 것 같았습니다. 반응이 재미있었는데, 아예 황당무계하다는 반응이 한가지 있었습니다. 한편, 외계인에 대해 상당한 관심이 있는데 정작 이 책에는 그림 한장 없고, 외계인이 정확히 어떻다는지 설명도 결론도 없다보니 제목만 그럴듯하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마지막 부류는 이 책의 의도에 대해서 어느정도 감을 잡고 의미파악을 잘 한 부류인 것 같습니다.


세상은 요지경이고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며 우리의 경험과 인식의 한계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그저 안이하게 '그 따위가 어디에 있어?'라고 무시해버리면 속 편하고 등 따시니 행복의 기원으로 나아가는 길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한번쯤은 '혹시 있다면 어떨까?'라는 가정하에 인류의 미래까지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큰 돈 드는 것도 아니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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