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인공지능 휴머노이드의 경계는 어디일까?

영화 [엑스마키나] 리뷰

by 돈다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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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엑스 마키나"는 2015년 알렉스 가랜드 감독 작품으로 SF 영화 속 전형적인 철학적 문제인 "인공지능의 수준은 어디까지 와 있으며, 인간이 창조한 인공지능 휴머노이드는 인간과 어떻게 구분이 되는가?" 등의 문제를 담담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검색 엔진으로 전 세계 거의 전부를 장악하고 있는 기업 블루북. 이 회사의 창업주 네이든은 인공지능 로봇 에이바의 테스트를 위해 그의 별장에 자사 프로그래머인 칼렙을 초대합니다. 이 일주일의 테스트 기간 동안 일어난 일이 영화 엑스 마키나의 주요 스토리입니다.


이 영화는 인공지능의 능력이나 수준을 테스트하는 문제를 언급을 할 때 빠지지 않는 튜링 테스트 방식에 기반해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인공지능이 얼마나 인간에 가까울 수 있는가를 실험적으로 보여주는데 집착하지도 않고 대중성에 치우치지도 않은 균형점을 잘 잡고 있는 영화입니다. 여기에 아름다운 영상미까지 더해져 상당히 훌륭한 영화를 완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의 제목인 "엑스 마키나"는 당연히 "데우스 엑스 마키나"에서 따왔다고 보입니다. 굳이 풀이하자면 "From The Machine" 즉, "기계로부터?" 뭐 이런 의미로 볼 수 있는데, 기계라는 본질에서 기원한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인간과는 기원 자체가 다른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는가? 이런 질문을 던지기 적절한 제목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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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속에 등장하는 검색엔진과 빅데이터의 의미


영화에서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에이바는 독특한 하드웨어 몸에 블루북사의 검색 엔진으로 축적된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것으로 설명됩니다. 거대 네트워크에 연결된 프로그램의 무서움은 영화 "트랜센던스"에서 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묘사되는 인공지능 에이바는 트랜센던스와는 대조적으로 매우 얌전해 보이는 여성성을 간직한 존재로 묘사됩니다.


영화 엑스 마키나의 한 장면에서 블루북사의 창업자 네이든은 검색엔진의 실체에 대해 의미 있는 설명을 합니다.



검색엔진은 사람들의 생각을 보여주는 지도가 아냐.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지도지.
자극과 반응은 유동적이고 불완전해. 패턴화돼 있고 무질서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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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연유에서 검색엔진을 통해 얻어진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의 프로그램을 짜는 일은 인간의 특성에 매우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토대가 된다는 설명이 힘을 얻습니다. 인간은 유동적이고, 불완전하면서 패턴화되어 있고 무질서합니다. 작용과 정해진 반작용으로 짜이는 프로그램으로는 인간과 유사한 특성을 가지는 인공지능을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영화는 전 세계 검색엔진을 독점하고 있는 회사가 인공지능을 만들어 냄으로써 가장 인간 다운 특징을 구현하는 일이 가능해진다는 설정입니다. 이런 설정하에 영화 속 에이바의 지나치게(?) 인간다운 모습에 설득력을 부여합니다. 다행히 구체적으로 고민하지 않은 관객들도 납득할 만한 지점을 확보한 것으로 보입니다.




2. 인간은 스스로를 걱정해야 한다...

 영화 중후반부로 가면서 인공지능 에이바를 테스트하던 주인공 칼렙은 혼란을 겪고 인공지능에게 인간적인 감정을 공유하게 됩니다. 칼렙은 어느 순간 어차피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인 에이바의 안위를 걱정하기에 이릅니다. 이에 에이바를 만든 네이든은 칼렙에게 '너나 걱정하세요~~'라고 일침을 놓습니다. 이 장면에서 네이든이 칼렙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바로 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인류가 향후 등장할 인공지능을 대해야 할 태도는 어떠할 것인지, 미래에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전망 말입니다.



새 모델이 나오면 이전 건 어떻게 되죠?
생각을 다운로드하고 데이터를 해체해서 새 프로그램에 입력시켜.
그러다 보면 포맷을 해야 돼서 기억이 삭제되지.
에이바가 가엽나?
자네 걱정이나 해.
곧 인간은 저들에게 아프리카의 화석과 같은 존재로 기억될 거야.
원시 언어와 도구를 쓰며 먼지 속에 사는 직립 보행 유인원. 멸종을 눈앞에 둔 존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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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나 미래학자들은 대체로 인간이 진화하고 진보하는 것보다는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인간과는 다른 새로운 존재가 나타나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이 장면에서 인공지능 개발에 있어 가장 앞서있는 네이든은 유사한 관점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영화에서는 인공지능인 에이바가 인간의 고유한 특징이라 할 수 있는 "기만"이라는 무기를 제대로 사용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미 인간을 넘어서는 존재라고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물론 인간의 조직성, 사회성, 맹목성 등 다양한 특성을 활용해 인공지능 무리를 제압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겠습니다만, 적어도 에이바에게 "너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 없어!"라고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다움이란 어떤 것인가?를 고민하고 질문을 던집니다. 이런 인간의 특징은 인간과 인간이 아닌 것에 대한 구분을 해내려는 끈질긴 노력으로 이어집니다. 인공 지능의 문제에 있어서 인간이냐 아니냐의 질문 자체가 불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과 인공지능은 기원 자체가 다름에도 같아질 수 있느냐? 또는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느냐? 등의 질문을 한다는 것은 다분히 인간 중심적인 사고의 결과입니다. 만약 지금보다 더 완성도 높은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또는 안드로이드가 탄생한다면 그들이 자신을 인간과 비교할 이유가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그들이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면 그만이겠지요.


다만 우리 인간들에게는 종족의 보존에 있어 인공지능이라는 존재가 도움이 될 것인지, 걸림돌이 될 것인지 판단하는 문제만 남아있을 것입니다. 이 고민과 상관없이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간과 인공지능이 향후 어떤 관계를 맺어 나갈 것인지 정립해나가는 것이 더 큰 과제가 되겠습니다. 적어도 과거 많은 SF 영화와 애니메이션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인공지능 휴머노이드를 종처럼 부려먹으며 업신 여기는 방식이 현실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기술 자체보다는 기술을 바라보는 인류의 철학적 수준이 중요합니다. 영화 "엑스 마키나"는 우리의 철학적 사유에 도움을 주는 좋은 도구로 볼 수 있어 의미가 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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