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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다돌아 Sep 30. 2020

먼 치킨 소설의 원조 맛집

리 차일드 잭 리처 시리즈 최고 재미 [퍼스널] 책 리뷰


1.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시리즈 최고의 작품


오로지 한 놈만 패... 아니 한 주인공의 이야기만 소설로 지속적으로 발표하는 외길 "리 차일드" 선생의 인생작 잭 리처 시리즈는 1997년부터 매년 한 작품씩 발표되고 있습니다. "퍼스널"은 시리즈 19번째 작품으로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는 작품으로 주저 없이 손꼽을 만한 작품입니다.


사실 잭 리처라는 캐릭터는 좀 너무하다 싶을 만큼 완벽한 괴물 먼치킨 캐릭터입니다. 엄청난 덩치에 머리도 좋다 보니 싸움도 완벽하게 잘 하는 데다가 사건의 한 가운데에서 다양한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도 냉철하게 판단하고 진상을 파악해 냅니다. 하드웨어도 소프트웨어도 완벽하니 어떤 사건을 만나도 결국 해결해냅니다.


그래서 보는 내내 마음 졸이거나 떨리는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아무리 위기에 빠져도 잭 리처는 파헤쳐 나오고 보란 듯이 적들을 물리치니까요. 그러므로 이 시리즈는 과연 범인이 누굴까 확인하는 재미도 있지만, 어떤 무지막지한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해 버릴지 맘 편히 지켜보는 그런 소설입니다. 요즘 대 유행하는 먼 치킨 웹툰이나 소설의 원조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웹툰이나 웹 소설보다 좀 더 정교한 방식으로 벌어지는 먼 치킨 소설을 원하신다면 딱 이 맛이 아닌가 하고 감탄하며 읽을 수 있는 소설로 추천드립니다.



2. 퍼스널이 더 재미있는 이유.


이번 작품은 원거리 저격 사건이 펼쳐집니다. 무려 대통령 저격 사건으로 몇 명의 범인 명단이 추려지고 그중 한 명은 주인공 잭 리처에게 깊은 원한이 있는 인물입니다. 이 설정 때문에 수많은 작품들과 달리 "퍼스널"은 먼 치킨 시리즈의 유일한 장점이 사라집니다. 제아무리 하드웨어가 우수한 인간이라도 저격용 라이플의 공격을 당하면 무너지기 마련이니까요. 이 때문에 이 소설은 유일하게 읽으면서 조마조마한 마음이 살짝 드는 것입니다. 무지막지한 하드보일드 액션 활극에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라이플의 공격이 더해져 아드레날린에 긴장감을 상승시킵니다.


물론 리 차일드 형님이 이리 단순한 이야기를 풀어낼 리가 없겠지요. 보이지 않는 저격수의 위협으로부터 범인을 찾고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 중에 여러 나라와 소속 간의 갈등과 대립도 어느 정도 작용을 합니다. 과하거나 납득할 수 없는 반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만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몰랐던 진실에 조금씩 접근하는 재미도 여전합니다.


특히 이번 작품은 그동안 3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건조한 방식과는 달리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기 때문에 독자 입장에서는 조금 더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잭 리처의 방식을 더 직접적으로 경험하게 되기 때문에 쾌감이 더 합니다.



3. 잭 리처 영웅적 캐릭터의 힘


화끈하고 정교한 방식의 액션 활극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읽게 되는 이 시리즈는 주인공 잭 리처의 독특한 매력 때문에 찾게 됩니다. 엄청난 거구의 남성, 누구에게도 쉽게 제압당하지 않을 하드웨어에 전투 능력, 싸움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동물적인 감각과 직감에 따른 빠른 판단력, 우수한 두뇌 회전이 더해 복잡한 사건을 해결해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강한 영웅적 인물이 어려운 사건을 해결하면 영웅담이 됩니다.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그 속에 개인사와 비정한 사회문제를 풀어놓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나약한 인물이 어려운 사건을 해결하려다 실패하면 성장 소설이 됩니다. 문제는 나약한 인물이 뜬금없이 어려운 사건을 해결해 버리는 상황인데 이런 경우는 독자들의 공감을 얻기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이 강력하다는 점은 어떤 식으로 사건이 전개되어도 나름의 재미를 확보할 수 있어 좋습니다. 이렇듯 주인공의 캐릭터가 강력하다는 점은 큰 장점이 됩니다. 사건을 복잡하게 꼬아놓고 한 사람이 풀기 어려운 사건을 들이대도 좋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문제는 잭 리처 같은 주인공은 너무 강력하기에 긴장감이 떨어지고 덩달아 흥미도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대체로 이 시리즈는 주인공의 다른 문제로 커버를 합니다. 어디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온 나라를 돌아다니고 옷도 필요하면 사 입고 버리는 그의 특징은 일반적이지 않기에 어떤 일에 휘말려도 덩달아 예외 처리해 보게 됩니다.


특히 이 작품 퍼스날의 경우 하드웨어적으로 잭 리처보다 오히려 더 무시무시한 적을 등장시킴으로써 이전 작품보다 싸움 자체에서도 긴장감을 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잭 리처가 어떻게든 이길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읽기 때문에 제한적인 긴장감이지만 시리즈의 다른 작품보다 조마조마하게 읽게 되는 점은 분명 있었습니다. 


하드웨어를 무시하는 세계 최고의 스나이퍼가 도사리고 있는 점에 더해 하드웨어가 더 뛰어난 호적수를 등장시키는 방식으로 이 소설은 재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읽어본 잭 리처 시리즈 중에 이 작품이 가장 읽는 재미가 뛰어나다고 평가하는 것입니다. 잭 리처 시리즈 중에는 반드시 놓치지 말고 읽어봐야 할 작품임에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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